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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혼맥 新트렌드? 정략결혼 줄고 일반인 사돈 늘어난 이유는

  • 기자명 김가영
  • 입력 2025.11.12 16:48
  • 댓글 0
  • 사진(제공) : 뉴스1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과거 정·관계 중심의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재계 및 일반인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가 2022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가 2022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가 과거 정·관계 중심의 ‘정략결혼’에서 벗어나 재계 및 일반인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지정 총수가 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81곳의 총수일가 중 혼맥 분류가 가능한 380명을 조사한 결과, 오너 2세는 정∙관계 혼맥 비중이 24.1%에 달했지만 오너 3세 14.1%, 오너 4~5세 6.9%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너 2세 가운데 정∙관계와 사돈을 맺은 기업은 HD현대, LS, SK가 대표적이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고(故) 김동조 전 외무장관 딸인 김영명 씨와 결혼했고,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은 고 이재전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의 딸인 이현주 씨와 결혼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1988년 결혼했으나, 세기의 이혼 소송 끝에 지난달 대법원에서 최종 이혼이 확정됐다.

정·관계 혼맥 비중이 줄어드는 데 반해 기업 간 혼맥 비중은 증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집안 간 혼맥 비중은 오너 2세 34.5%에서 오너 3세 47.9%, 오너 4∼5세는 46.5%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 총수 집안과 일반인 집안과의 결혼 사례도 오너 2세 29.3%, 오너 3세 23.3%, 오너 4∼5세 37.2%로 증가했다.

CJ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아나운서인 이다희씨와 결혼했고, 현대자동차 4세인 선아영씨(정성이 이노션 고문 딸)는 배우 길용우씨 아들과 혼인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딸 정유미씨는 일반인과, 정준씨는 세계적 프로골프선수 리디아 고와 결혼했다.

 

“정∙관계 혼맥, 과거엔 사업에 도움됐지만 지금은 리스크”

CEO스코어는 이런 변화에 대해 “과거에는 정·관계와 혼맥을 맺으면 사업에 보탬이 됐지만, 최근에는 더 큰 감시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경향은 2000년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0년 이전 재계의 정·관계 혼맥 비중은 24.2%(58명)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7.4%(9명)로 3분의 2가량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재계 간 혼맥은 39.2%(94명)에서 48.0%(58명)로 8.8%포인트 증가했고, 일반인과의 혼맥도 24.6%(59명)에서 31.4%(38명)로 6.8%포인트 늘었다.

그룹 간 혼맥 관계를 보면 LS그룹이 두산, 현대차, OCI, BGF, 삼표, 사조, 범 동국제강(KISCO홀딩스) 등 가장 많은 대기업과 사돈을 맺었다.
 

이어 LG와 GG가 각각 4개 그룹과 연결됐다. LG는 DL, 삼성, GS, 두산과 혼맥을 형성했고, GS는 LG, 삼표, 중앙, 태광과 이어졌다. GS는 범 GS 계열로 확장하면 금호석유화학, 세아와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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