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송가인 컴백, 이게 바로 정통 트로트!

  • 기자명 이근하 기자
  • 입력 2022.04.23 08:00
  • 수정 2022.04.24 11:10
  • 댓글 0
  • 사진(제공) : 포켓돌스튜디오
송가인이 세 번째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신곡 발매에 이어 전국투어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정통 트로트의 명맥을 잇기 위한 송가인의 힘찬 행보를 짚어봤다. 

1년 4개월 만에 나온 정규앨범이다. 송가인은 4월 21일 3집 앨범  <연가(戀歌)>를 공개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해 부르는 노래로, 어게인(팬덤)을 향한 애절한 사랑을 맘껏 담았다. 신보와 함께 소개된 콘셉트 포토에서는 송가인의 팔색조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드레스를 소화한 그. 화려한 액세서리로 스타일링을 완성해 당당하고 강렬한 포스를 뽐냈다. 

타이틀곡은 ‘비 내리는 금강산’과 ‘기억 저편에’ 두 곡이다. 각기 다른 분위기의 타이틀곡으로 정통 트로트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비 내리는 금강산’은 ‘동백아가씨’를 작곡한 고 백영호의 미발표곡이다. 백영호는 남인수의 ‘추억의 소야곡’, 문주란의 ‘여자의 일생’, 배호의 ‘비 내리는 명동’ 등 4000여 곡을 만든 작곡가다. 소속사 측은 “송가인이 이번 컴백을 앞두고 수많은 고민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백영호 선생의 미발표곡을 만나, 아름다운 곡을 완성했다. 북녘을 그리는 실향민의 애절함을 노랫말에 녹였다”고 밝혔다. ‘기억 저편에’는 봄과 어울리는 따뜻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송가인만의 감성이 더해진 위로가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더블 타이틀 곡 외에 ‘장미꽃의 전설’, ‘월하가약’, ‘밤차에서’, ‘사랑의 꽃씨’, ‘내 사랑 비타민’, ‘물음표’, 지난 1월 발표한 위안부 피해자 헌정곡 ‘시간이 머문 자리’ 등도 수록됐다. 
 

작곡가가 바라본 송가인

송가인은 3월 말 “작곡가 이충재 선생님이랑 즐겁게 신곡 녹음 완료”라며 SNS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이충재는 이전에도 송가인과 수차례 호흡을 맞췄다. 이번 앨범에서는 ‘기억 저편에’와 ‘물음표’를 작곡했다. 이충재 작곡가에 따르면 송가인은 디렉팅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한 실력을 선보였다. 이충재 작곡가는 “송가인은 노래를 정말 잘하는 가수다.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라’고만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기계음도 빌리지 않고 스스로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잘 부르니까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너는 천재다’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트로트만 잘하는 게 아니라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가수다”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원로 작곡가도 송가인의 실력을 칭찬했다. 그는 “곡에 대한 소화력이 대단해서 성인 가요를 기반으로 한 팝 성향의 발라드, 전통가요의 4비트, 8비트 음악까지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는 실력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판소리를 했기 때문에 목소리에 한국적인 소울이 서려 있다.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되는 가수”라고 덧붙였다. 

이번 수록곡 중 ‘시간이 머문 자리’는 풀피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는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지 30년, 소녀상 건립 10주년임을 기억하려는 프로젝트다. 송가인은 이 프로젝트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기획자인 우주명 작곡가는 “가인 씨에게 기교 없이 담담하게 절제된 목소리로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이건 노래가 아닌 우리의 역사라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신 할머님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하게도 가인 씨가 뜻을 같이해줬다”고 말했다. 
 

여전한 팬 사랑

송가인은 5월 28일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대구, 전주 등 전국에 있는 팬들과 만난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두 차례 연기됐던 공연이다. 많은 팬들이 중장년층이니만큼 안전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처럼 송가인의 팬 사랑은 유명하다. 한 일화로, 송가인은 <주접이 풍년>에 출연해 팬들의 이름을 외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 잠깐 보자고 몇 시간씩 오셨는데 노래만 하고 가면 좀 그렇지 않나. 맨날 행사 끝나고 다 만난다. 그래서 얼굴을 익히고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건 팬 분들 덕분이다. 제 노래를 들으면 아픈 데도 낫는다고 하시는 걸 보면서 ‘노래를 포기하지 않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팬들만 보면 그렇게 눈물이 난다”며 울먹였다. 

송가인을 단순히 ‘트로트 잘하는 가수’라고 하기엔, 그가 트로트계에 불러온 변화는 거셌다. 10대의 전유물로 여겨온 일부 ‘팬 문화’에 중장년층을 유입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송가인의 팬덤 어게인(Again)은 가수가 나타나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따랐다. 핑크색 옷차림을 하고 질서를 갖춰 움직이며 송가인이 눈앞에 있어도 쉽게 다가서지 않는다. ‘인간 울타리’를 만들어 송가인의 이동을 돕는다. ‘내 가수’를 절대 힘들게 해선 안 된다는 게 이유다. 2020년 팬덤 문화 취재로 만났던 한 중년의 어게인은 “누구 눈치 볼 나이는 지났다. 돈을 많이 투자한다는 의미보단 팬으로서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줄 수 있다는 거다. 가수님이 어떻게든 위로 더 우뚝 설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팬들은 송가인의 ‘인성’을 입을 모아 칭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어게인은 “(코로나 이전에) 무대에서 내려오면 한 사람이라도 더 악수를 해주려고 한다. 늘 어르신들에게 깍듯하고, 당신이 더 춥고 더울 수 있는데 항상 우리한테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난 인성이다”라고 말했다. 

송가인과 팬 사이 진심, 애정은 긍정적인 결과를 쌓고 있다. 송가인은 스타랭킹 투표에서 35주 연속 ‘트롯스타 여자 1위’에 오르는가 하면, 톱스타뉴스 스타서베이 ‘여자가수 브랜드 파워 1위’를 기록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보였다. 
 

예능 퀸 

송가인의 인기 배경에는 입담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소유가 “절친한 남사친과는 무릎베개도 가능하다”고 말하자, 송가인은 “내 남자친구의 무릎을 베고 여사친이 누워 있다면 ‘이런 백여시(?)가 어디서!’ 하며 머리채를 잡겠다”며 즉석에서 상황까지 재연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는형님> 송가인 편은 그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최근 송가인은 <아는형님>에 다시 한 번 출연,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축가로 부르는 국악 곡이 있다”며 열창한 뒤, 서장훈을 향해 “장훈이는 내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축가 불러주지”라고 농담을 건네 좌중을 폭소하게 했다. 

올 초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에서도 예능감은 빛났다. 송가인은 예능도 천직 같다는 질문에 “예능은 절대 안 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고 무대에서 노래만 하고 싶었는데, 방송 흐름을 보니까 해야겠더라.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밌다.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니까 좋아하시더라”고 답했다. 아울러 연기를 해볼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에 “내가 생각해도 발연기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연기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만약 한다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쓸 수 있는 임팩트 강한 카메오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송가인은 <미스트롯> 최종 우승자로 호명됐을 때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에는 얼굴 좋고 몸매 예쁜 사람들이 많고 나는 너무 옛날 노래를 해서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아 걱정했는데, 진짜 나를 다시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나라에 한 획을 긋는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고 했다. 3년 전 그의 다짐은 이제 현실이 됐다.   

저작권자 © 여성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ditor's Pick
최신기사
포토뉴스
추천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