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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혼 해결사' 이지아 “계약결혼, 동의한다면 나쁜 선택은 아냐”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4.03.29 08:00
  • 댓글 0
  • 사진(제공) : BH엔터테인먼트
나쁜 배우자를 응징하고 이혼을 원하는 의뢰인이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이혼 해결사.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통쾌하고 멋있게 느껴지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 이지아를 만났다.

인터뷰 자리에서 마주한 이지아는 신비주의를 벗어던진 모습이었다. 편안한 옷차림과 몸짓, 말투가 그것을 말해줬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에서 한결 자연스럽고 가벼워진 듯한 태도를 느꼈는데, 실제 모습도 다름이 없어 보였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이혼 해결사와 변호사가 정의 구현을 위해 응징하는 솔루션을 담은 드라마다. 이지아는 이혼 해결사인 김사라 역으로 출연했다. 과거 연인이었던 변호사와 함께 엄마를 죽인 남편을 확실하게 응징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액션, 멜로, 모성애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전작 <펜트하우스>, <판도라: 조작된 낙원>에 이어 새로운 결의 복수를 선보이면서 ‘이지아 복수 3부작’을 완성했다는 평을 듣는다.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이런 화제성에는 이지아의 존재감이 발휘됐다는 분석도 있다. 가수 서태지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이지아의 개인적인 서사가 더해져 드라마의 소재가 더 부각됐다는 것이다. 이지아는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 이혼이라는 소재를 두고 본인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데뷔작 <태왕사신기> 이후 밝고 코믹한 캐릭터는 처음이라, 개인적으로도 욕심이 큰 작품이었다. 

 

#처음 맡은 밝고 코믹한 캐릭터 
“이혼 소재는 내가 잘 이해”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배우로서 촬영하면서 함께 호흡하고 즐거웠던 경험도 중요하고, 시청률 수치로 평가를 해주시는 그런 부분도 중요한데, 이 드라마는 행복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끝내주는 해결사>는 작년 11월 사전 촬영을 마무리했다. 덕분에 이지아는 캐릭터에서 온전히 빠져나온 상태로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메시지가 담겼더라고요. 변호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까지 해결해주잖아요. 법적인 선을 넘나들면서 나쁜 사람에게는 대차게 대응도 하고 복수도 해주고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멋있었던 것 같아요. 주저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돌진하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가 꿈꾸는 히어로물이 아닌가 생각해요.” 
주인공 김사라는 작가가 이지아를 염두에 두고 만든 인물이라고 전해져 화제가 됐다. 과거 이지아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을 눈여겨본 작가는 밝은 작품을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고, 그 부분을 반영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실제 본인과 닮은 모습이 있냐는 질문에 이지아는 “실제 저보다 훨씬 용감하고 추진력 있는 인물”이라면서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고, 한 번 결정내리면 뒤돌아보지 않는 게 닮았다”고 말했다. 

김사라의 개인적인 서사 등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 코믹에만 힘을 줄 수는 없었지만 <끝내주는 해결사>가 밝은 작품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배우뿐 아니라 감독님, 연출팀, 제작진 전부 너무 친했어요.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촬영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 시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어요(웃음). 다들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해서 감독님이 마이크로 ‘슛 들어간다’고 말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어요. 다들 사이가 좋으니까 현장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 강기영과의 호흡도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전 남자친구이자 현 비즈니스 파트너인 동기준을 연기한 강기영은 이지아의 적극 추천으로 섭외가 성사된 비하인드가 있다. 다행히 호흡이 잘 맞아 현장에서 캐릭터에 맞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등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사랑하는 눈길로 봐야 하는 신에서 부끄러워하고 쑥스러워하더라고요. 자기는 못하겠다면서요. ‘그래서 임마!’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면서 편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저를 차갑거나 다가가기 어렵게 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남편 노율성 역으로 출연한 오민석은 매 신에서 새로운 연기를 보여줘서 연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무서운 시어머니 역할을 한 나영희는 실제로 후배를 잘 챙겨주는 모습에 반했다고 전했다.  
이지아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적인 재미를 많이 느꼈다. 그중 하나가 액션이다. 꾸준히 액션스쿨에 다니며 액션을 선보인 이지아는 이번에도 발차기, 돌려차기 등 본인의 장기를 잘 보여줬다. 모성애를 드러내는 장면 역시 전작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애정을 가지고 연기했다. 

 

 

#결혼에 유통기한이 있을까? 
새로운 관계에 대한 생각은…

<끝내주는 해결사>의 마지막 회에는 계약결혼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이지아는 “서로 동의만 한다면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촬영하면서 이런 방법도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점점 합리적으로 생각하는구나’, ‘나쁘지만은 않겠다’라고요. 결혼생활에 유효기간이 있으면 아쉬움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결혼과 이혼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실제 본인의 연애관, 결혼관이 달라진 건 없느냐는 질문에 아쉽게도 그런 여유는 없었다고 한다. 
“역경을 헤쳐 나가느라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품을 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굳이 새로운 인연을 찾아서 만들거나 기다리지는 않아요. 자연스러운 게 좋은 것 같아요. 찾으려고 했으면 지금쯤 찾았을까요? 찾아지나요?”(웃음). 

인위적인 만남보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이지아의 일상은 단조롭다. 새로운 관심보다는 일상의 루틴을 좋아한다. 연달아 출연한 작품 이후 오랜만에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그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운동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필라테스와 PT, 파워플레이트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긴다. 
집에서 혼자 밥 먹으면서 유튜브 채널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우주, 양자물리학, 건축, 역사, 종교, 철학 등 다양한데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과학이라고 한다. 
“전에는 책을 많이 읽었다면 요즘은 유튜브 시청도 굉장히 좋아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이 쉽게 좋은 정보를 올려주시잖아요. 그런 걸 습득하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는 직접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인터뷰를 나누는 개그맨 신동엽의 <짠한형> 채널에 출연한 그는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줘 호감도를 높였다. 
“그날 술을 많이 마셨는데, 실제 제 모습이에요(웃음). 하도 취해서 눈이 풀어지는 것도 몰랐어요.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고, 원래 알았으니까 ‘저 정도 될 수 있지’라는 분들도 계셨어요.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좀 더 자주 해야 하나 싶기도 해요.”
데뷔 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지아는 여전히 연기 열정이 대단하다. 연기를 다양하게 해보고 싶은 욕심은 크지만 연기 외 다른 분야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양한 캐릭터로 살아보는 거, 너무 매력적이잖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작품 하는 경험들도 좋고요. 물론 안 좋은 경험도 있지만 좋은 배우들이랑 연기하면서 호흡하고 배우게 되는 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해요. 연기하면서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배워나가는 게 제 연기의 동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신비주의를 벗어던지고 본인의 진짜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싶은 욕망도 크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진심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는데, 그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요. 안 하고 싶은 캐릭터는 없어요. 제가 공포영화를 무서워해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꺼려지거나 그런 건 없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저에게는 늘 서사가 웅장하거나 감정의 폭이 깊은 작품이 많이 들어오거든요. 더 코믹하고 망가지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뭐든 도전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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