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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 김신영→'아침창' 김창완...장수 프로그램 MC 하차 비하인드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4.03.29 08:00
  • 댓글 0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국민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의 MC였던 개그우먼 김신영이 방송국으로부터 돌연 하차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한바탕 논란이 됐다. 23년 동안 SBS 라디오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하던 김창완은 예상 못한 순간 마지막 방송을 고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수 프로그램의 MC 교체 비하인드를 알아봤다.

# KBS <전국노래자랑> 김신영 
“시청률과 경쟁력 하락 때문에… 남희석으로 교체”  

“2년여 달려온 여정을 마무리하며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고 전국에서 만난 모든 분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자 한다. <전국노래자랑>은 전국의 모든 출연진 분들, 시청해주신 분들이 주인공이고 MC는 거들 뿐이다. 앞으로도 우리 전국의 주인공들이 노래자랑을 통해 행복하시기를 바란다.”
김신영이 남긴 <전국노래자랑> MC 하차에 대한 공식 소감이다. 지난 3월 9일 인천광역시 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인천 서구 편을 마지막으로 김신영은 MC 마이크를 내려놨다. 
김신영은 고 송해의 후임으로 2022년 10월부터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았다. 발탁 당시 김신영은 ‘최초의 여자 MC’, ‘세대 통합’ 등 여러 긍정적인 상징성으로 환호를 받았다. 화제성도 좋아서 분위기 쇄신이 되는 모양새였다. 
김신영의 MC 교체 사실이 알려진 건 1년 6개월여의 시간이 지난 3월 4일이다. 당시 김신영의 소속사는 한 매체에 “급작스럽게 <전국노래자랑> MC 교체 통보를 받았다”면서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하차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작진도 몰랐던 하차 통보’라는 말이 전해진 이후에는 시청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방송국 측은 이를 두고 별다른 언급 없이 개그맨 남희석이 후임으로 확정됐다는 사실만 간단하게 알렸다. 
당연하게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김신영의 나이와 성별, 정치적인 성향 등이 하차의 원인이 되었다는 말도 나왔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신영 교체 통보에 대한 항의글이 무수히 올라왔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시청률 하락,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 등을 이유로 꼽으며 공식 답변을 남겼다. “MC의 자질과 별개로 프로그램마다 그 특성과 주 시청자 층을 고려한 MC 선정이 필요하다”며 “그 어떤 MC도 고 송해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KBS 측의 설명이다. 교체 과정에서 제작진이 김신영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도 전했다. 
또 “프로그램 화제성 증가와는 달리 시청률은 하락세를 보였고, 시청자 민원을 통해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2022년 10월 16일부터 2024년 3월 3일까지 <전국노래자랑>의 시청자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이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한편 후임 MC 남희석은 3월 12일 전남 진도 고군면에서 첫 녹화를 마쳤다. 무대에 오른 남희석은 “송해 선생님께서 오랜 세월 닦아주시고, 씩씩한 김신영 씨가 젊은 에너지를 가득 채워줬는데 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앞으로 여러분의 행복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방송을 30년 했다고 해도 <전국노래자랑>을 송해 선생님께서 하신 것에 비하면 부족하다”면서 고 송해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표하기도 했다. 

 

#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김창완 
23년 만에 눈물의 하차 

지난 3월 14일, 가수 김창완은 SBS 라디오 파워 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이하 <아침창>)의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2000년 10월부터 23년 동안, <아침창> DJ로 매일 아침 2시간씩 청취자들을 만나온 그는 본인의 하차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김창완은 하차 소식과 함께 “겨울 아침 서쪽에 걸린 달을 보며 오늘 보는 달이 <아침창> 하며 마지막으로 보는 달일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달려왔다. 한편 참 오래 멀리도 달려왔구나 싶기도 했다. 처음 <아침창>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 현실감이 없더라”고 글을 남긴 바 있다. “나는 떠나지만 ‘아름다운 이 아침’은 앞으로도 계속 <아침창> 가족들의 아침을 열어드릴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마지막 생방송에서 김창완은 “<아침창> 가족의 영원한 집사이고 싶었기에 오늘 아침 집사 설정으로 옷을 챙겨 입는데, 진짜 마지막이구나 끝이구나 싶었다. 나뭇잎이 하나 진다. 꿈속 같고 동화 속 같았던 모든 날에 경배를 올리자 하고 힘차게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끝이라는 말을 안 쓰고 싶어서 다른 말 없을까 궁리했는데 없다”고 전해 씁쓸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침창>의 공식 소셜 미디어에는 김창완이 라이브 무대 중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를 부른 영상이 올라왔다. 김창완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다 목이 메는 듯 목소리를 떨었고, 울컥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떨구며 눈을 질끈 감았다. 기타 연주를 이어가던 김창완은 노래가 끝나자 멍한 표정을 지었고, 광고가 나오는 중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창완의 하차에 대한 SBS 측의 이유는 ‘시대 변화’다. 대대적인 라디오 개편을 통해 새로운 청취자 유입을 꾀하는 것이라면서, 후임은 배우 봉태규라는 사실도 전했다. 
현재 김창완은 ‘김창완밴드’ 전국 투어와 그림 전시회 준비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적인 재정비 시간을 보낸 후 하반기 SBS 라디오 러브 FM으로 둥지를 옮겨 새 프로그램을 론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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