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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동석 파워

넷플릭스 오리지널 '황야' 글로벌 1위&영화 '범죄도시 4'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한국 액션 존재감 키우며 글로벌 행보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4.03.03 08:00
  • 댓글 0
  • 사진(제공) : 넷플릭스
마동석의 액션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황야>가 공개 이후 빠른 속도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고, ‘천만 관객 시리즈’ <범죄도시 4>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입성했다. 한국 액션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마동석을 만났다.

“운이 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황야>는 스토리가 아니라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예요. 게임처럼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OTT는 전 세계에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라 가끔은 이렇게 액션만 위주가 된 영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많이 봐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마동석은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마동석과 넷플릭스의 첫 만남으로 제작부터 화제를 모았던 <황야>가 1월 중순 공개 이후 높은 글로벌 순위를 차지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받는 중이다. 개봉 첫 주에는 넷플릭스 영화부문 공식 1위 기록도 세웠다. 
<황야>는 폐허가 된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남산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마치 게임처럼 액션 스토리가 펼쳐진다. 마동석이 연기한 남산은 사냥한 식량을 물물교환하며 살아가는 사냥꾼이자 딸처럼 아끼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물. 시청 순위가 알려주듯이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봐왔던 ‘마동석표 액션’이 이번에도 제대로 통했고, 오락물로서의 기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첫 OTT 작품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청자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을 보면서 마동석은 여러 면에서 새로운 자신감을 얻었다. 제작과 각색에 직접 참여한 것, 20년 지기인 무술감독 출신 허명행 감독과의 작업이라는 사실도 개인적으로는 큰 성취이자 기쁨이었다. 

반응을 좀 느끼나?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1위로 올랐다.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인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전화는 많이 받았다. 한국뿐 아니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 감독들과 배우들도 “축하한다. 재미있다. 후속편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온다. 

시청 순위가 올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 것 같다. 이유가 뭘까. 전혀 분석을 안 하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웃음). 솔직히 나는 어떤 영화가 재미있고 어떤 영화가 재미없는지도 잘 모른다.

마동석이 나와서? 생각보다 내가 많이 알려져 있긴 하다. 나도 몰랐는데, 영국에 6개월 가 있을 때 외국 분들이 다 아시더라. 이런 오락적인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넷플릭스에서 처음 해본 작품이라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시청 반응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와 불호가 엇갈린다. 다 맞는 말이다. 개인 취향이니까. <압꾸정>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실제 압구정 사람들은 그 영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피부로 와 닿는 이야기라서. 그런데 다른 지역의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해서 잘 안 됐다(웃음). 영화마다 좋아하는 분들이 있고 안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영화를 찍겠지만 재미있는 영화도 있을 것이고 아닌 영화도 있을 것이다. 그저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만든다. 

스토리라인이 약하다는 평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하고 싶나. 나도 각본을 같이 썼다. 원래는 인물들의 드라마가 있었다. 과거사, 연결고리 등 더 디테일한 내용이 있었는데, 시나리오 회의를 계속하다 보니 그렇게 되면 영화가 3시간이 넘을 것 같더라. 불친절하더라도 액션을 위해서 많이 쳐냈다. 모든 걸 다 가져가려고 했으면 아마 굉장히 마이너스가 컸을 것 같다. 한 영화에서 모든 걸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그런가, 이번에는 액션 수위가 높았다. 현실적인 스토리의 액션물이었다면 조금 다르게 했을 것 같다. 싸이파이(사이언스 픽션) 무비에서는 더 과격하고 센 걸 보여줄 수 있다. OTT용 영화로 만들어서 조금 수위가 높은 액션들을 넣었다.

이런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마동석 캐릭터를 살릴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새로운 얼굴을 가져갈 것인가, 캐릭터 배우로서의 마동석을 그대로 출연시킬 것인가에 대한 오랜 회의가 있었다. 감독과 세 제작사, 여러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는데 결론은 ‘새로운 캐릭터는 다른 영화에서 했으면 좋겠다. 이 영화에는 그냥 마동석이 나왔으면 좋겠다. 마동석이 미래의 재난 상태로 가는 것으로 하자’였다.  

# 캐릭터 마동석 
한국 액션의 자부심 
 
마동석과 20년 지기, <황야>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 액션을 세계화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범죄도시>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마동석은 본인만의 액션과 캐릭터를 구축해왔고, 그 결과 ‘마동석 액션’이라 불리는 정체성을 갖게 됐다.  

마동석 캐릭터의 반복은 득이 많나 실이 많나. 시청 순위가 어느 정도 답을 말해주고 있지만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내 영화를 많이 보신 분들은 기시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걸 알면서도 하는 거다. 액션 영화를 많이 하다 보니 캐릭터로서의 역할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성룡 영화들처럼.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 중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몇 개 있다. <시동>, <백두산> 등이다. 나와 가까운 캐릭터가 운 좋게 흥행이 되어서 많은 사람이 보게 됐다. 그런데 캐릭터의 익숙함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면 <범죄도시 2>나 <범죄도시 3>이 잘 안 됐을 것 같다. 영화가 재미있는 게 우선이다. 나이 먹어서 액션을 못하면 다른 캐릭터로 할 것이다. 

액션 그리고 툭툭 튀어나오는 코미디 대사가 마동석 캐릭터의 매력이다. 동의하나? 원래 내가 심각하다가도 농담을 한 번씩 한다. 분위기 풀려고. 항상 즐겁게 해주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마동석이라는 캐릭터가 심각함만 들어가지 말고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시감이 들 수도 있지만 아직 못 본 세계인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유머를 해야 살 것 같다고 의견을 나눴다. 맞는지는 모르겠다. 

허명행 감독이 “마동석 액션을 세계화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본인도 그런 욕심이 있나? 그런 포부가 있다고 하던가(웃음)? 그렇게 생각해주면 고맙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다는 건 부끄럽진 않다는 거니까. 사실 허명행 감독과 작품을 많이 했다. 그때마다 “외국 액션들을 보면 멋있는 것도 있지만 아직 한국을 못 따라오는 게 있다. 그런 걸 더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한국 액션은 뭐가 우세한가. 맨손 액션이 우세하다. CG 등 돈이 많이 들어가는 판타지는 외국이 잘하는데 맨손 액션은 할리우드보다 우리의 경험이 훨씬 많다. 외국 무술팀 친구들이 놀란다. 예를 들면 와이어를 단 액션이 굉장히 어려운데, 그걸 이틀 안에 다 찍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해와서 기술이 훨씬 뛰어나다. 할리우드에서는 보통 4주가 걸리는데, 그건 제작비와도 연관된다. 그래서인지 허명행 감독과 나에게 액션을 같이 디자인했으면 좋겠다는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 

무술감독이 아닌 감독과 배우로서 허명행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같이 전쟁을 10개도 넘게 참여한 것과 같은 친구이자 동생이다. 허명행 감독은 태권도 쪽이고 나는 복싱 쪽이라 결이 다른데, 그게 둘이 시너지를 이룬다. 연출해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했다. 지금 시작인데, 나중에 전 세계 사람들이 더 열광할 만한 아주 좋은 영화를 만들 거라고 믿고 있다.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액션 연기가 남았나? 액션 연기는 항상 힘들다. 부상으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다. 재활을 많이 해서 좋아졌지만 몸이 너무 아프다. 내가 복싱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예인들도 많이 배우러 온다. 복싱을 가르쳐주면서 또 새로운 걸 구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반응이 좋으면 조금 더 큰 예산으로 <황야>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 “내 인생은 영화와 복싱뿐” 
SNS는 즐거움 나누는 통로 

마동석은 2021년 17세 연하 방송인 예정화와 결혼했다. 평소 아내가 잘 챙겨준다면서 “(촬영하러) 나갔다가 들어오면 피를 뚝뚝 흘리고 오니까 걱정이 많지만, 한숨을 많이 쉬면서 조용히 치료해준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SNS로 활발한 소통을 하는 것도 아내가 아이디어를 준 결과라고 한다. 

SNS도 잘 하더라. 소통도 활발히 하고. 인스타그램 아이디어는 와이프가 준 거다. 댓글 중에 ‘웃을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 이거 보고 웃고 시작해서 감사하다’는 글이 있었다. 그걸 보고 인스타를 자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화를 만드는 감정이랑 비슷한 것 같다. 사는 게 힘드니까 영화 보는 시간만이라도 스트레스 해소하고 즐겁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 인스타에 재미있는 거, 웃긴 거 올리면 한 번 웃으신다는 말씀에 재미있게 올리려고 한다.
 
포털 프로필 사진이기도 한 모래사장 하트 인증샷이 압권이었다. 나는 프로필 사진이 없다. 바쁘기도 하지만 솔직히 외모에 자신이 없다. 내가 내 외모를 안다. 프로필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안 나온다. 회사 홍보팀이 프로필을 찍느니 그 사진을 쓰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평소 몸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일상이 궁금하다. 쉬는 날은 계속 운동한다. 복싱과 웨이트 트레이닝. 웨이트 두 시간 정도, 복싱은 두세 시간 정도 한다. 그렇지 않은 날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회의한다. 사무실에 가면 여러 팀이 회의를 하고 있는데, 나는 모든 회의에 다 들어간다. 내 인생은 영화와 복싱밖에 없다. 

평소 시나리오를 많이 써서 아이디어 창고로 불린다고 들었다. 15년 동안 쓴 트리트먼트, 시놉시스, 시나리오가 있다. 대본은 80개 정도 있는데 거의 20년 된 거라서 시대에 안 맞다 싶은 건 각색을 한다. 내가 출연 안 하지만 제작하는 작품들도 곧 수면 위로 올라올 예정이다. <범죄도시 2·3>은 내가 20번 넘게 고쳐 쓴 거다. 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차기작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개가 가능한 것만 말해 달라. 몇 개 있다(웃음). <악인전> 리메이크를 실버스타 스탤론이랑 같이 한다. 파업 때문에 촬영 일정이 밀렸다. <마블>도 후속편을 계약했다. 얼마 전에 인스타에 올렸는데 이연걸을 비롯한 아시아 액션 배우들을 모아서 뭘 만들고 있다. 그건 할리우드와 작업하고 있다. 

차기작 <범죄도시 4>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해외 영화제 이야기가 있었는데 타이밍이 안 맞다가 이번에 초청됐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동안 뼈를 갈아 넣어서 만든 영화인데다 제작한 영화라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범죄도시 4>가 시리즈 중 블라인드 시사 점수가 제일 높게 나왔다. 기쁜 마음이다. 4월쯤 개봉하려고 하는데 관객들이 좋아해주시면 좋겠다.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한국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작은 바람은 한국을 액션 본거지처럼 만들었으면 한다. 한국도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데 아직도 본거지는 할리우드라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나라도 그런 능력이 있다. 액션의 본거지가 되어서 할리우드 배우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액션을 찍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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