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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리뷰] 표갤러리 김태호 개인전 ‘질서의 흔적’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2.09.30 10:00
  • 댓글 0
  • 사진(제공) : 표갤러리
Internal Rhythm 2022-57, 92x73.5, Acrylic on Canvas, 2022
Internal Rhythm 2022-57, 92x73.5, Acrylic on Canvas, 2022

 

한국 단색화의 거장이자 추상회화의 전설인 김태호의 작품은 한국 단색화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단색화’라고 하면 쉽게 단일 색조를 의미하지만, 한국의 단색화는 반복적 행위와 동양 사상의 정신성에 초점을 둔다. 김태호의 작업 과정은 인내와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치밀성이 더해져 ‘내재율’을 탄생시킨다.

작업 과정은 다음과 같다. 작가는 수없이 쌓아 올린 붓질로 스무 겹 이상 덧칠해진 안료가 어느 정도 굳으면 칼로 긁어낸다. 이때 표면의 단일 색면 밑으로 중첩된 다색의 색층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깎아내는 역설적 행위를 통해 숨겨져 있던 ‘질서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이다.

김태호는 캔버스 평면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회화의 존재적 근원에 도전한다. 수직 수평의 그리드 구조로 칠해진 두터운 색층을 깎아 일렁이는 듯한 물감 층의 리듬을 생성하고, 빼곡하게 채워진 사각의 작은방들은 웅장함을 자아낸다.

Internal Rhythm 2022-80, 92x73.8, Acrylic on Canvas, 2022
Internal Rhythm 2022-80, 92x73.8, Acrylic on Canvas, 2022
Internal Rhythm 2010-20, 66x5, Acrylic on Canvas, 2010
Internal Rhythm 2010-20, 66x5, Acrylic on Canvas, 2010

 

김태호는 2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이 수행과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며 그의 작품 안에서 질서를 확립했다. 우연성에 온전히 기대지 않고 그 질서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은 리듬과 규칙이 공존하는 우주적 공간이 된다.

한국 단색화의 정신을 추구하면서도 한 시대의 미의식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김태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더 면밀하고 생동감 있는 내재율을 선보인다. 특히 <Internal Rhythm 2022-57>은 가장 최근 제작된 내재율 작품으로, 이전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내재율 시리즈 중에서 작품 과정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며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선정됐다.

Internal Rhythm: Gold Triangle, 01:05, 1920 x 1920, 2022
Internal Rhythm: Gold Triangle, 01:05, 1920 x 1920, 2022

 

이번 전시는 디지털 작품을 선보여 특별하다. 김태호는 원로 작가로서 회화 작업과 더불어 변화하는 동시대 미술시장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표갤러리와 함께 블록체인 기업 카카오 그라운드X의 NFT 플랫폼 클립드롭스에 NFT 작품을 출품해 최고가 판매를 기록, 한국 미술 대가의 영향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지난 9월 21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김태호의 내재율NFT 작품 5개가 발행되었으며, 해당 디지털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로 구현되어 그 속에서 펼쳐지는 소우주를 다양하고 입체적인 세계로 시각화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 전시를 놓쳐서는 안 될 이유다.

 


[김태호 개인전 ‘질서의 흔적’]

-기간: ~10월 27일(목), 일요일 휴무
-장소: 표갤러리 본관 
_문의: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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