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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명의' 배시현 교수가 알려준 간질환 치료와 예방법

  • 기자명 황효이 기자
  • 입력 2023.10.20 08:00
  • 댓글 0
  • 사진(제공) : 권석준
술을 마시지 않아도 중·노년 여성에게 간경화가 오는 이유는? 대사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 과체중, 고지혈증이 그 원인으로 드러났다. 특히 폐경 후 움직임이 적어지면서 간경화에 더욱 치명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간 치료의 권위자, 간암 명의로 알려진 가톨릭대학교 제4대 은평성모병원장이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를 만나 간질환의 발병 원인, 치료법과 예방법을 짚어봤다.

 

침묵의 장기 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중요

비만, 당뇨, 고혈압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린다. 내부에 실질적인 신경이 없어서 통증도 없다. 간암 4기에 이르러서야 통증을 느끼는 환자가 있을 정도다. 잘 알려진 간암의 원인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지만 최근엔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간암의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질환은 간에 결절을 만들어 서서히 암으로 발전시킨다. 따라서 간암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질환은 주로 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인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과다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간질환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주 술을 마시는 애주가나 만성 음주자들은 대부분 지방간이 있고, 그중 10~35% 정도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됩니다.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 인구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 세대가 사회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젊은 나이에 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으로 내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알코올성 지방간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문제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알코올을 마시지 않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이 폐경이 오고 활동이 줄어들면 대사성 질환으로 복부 비만이 생기고 체중이 늘어나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65세 이상부터는 위험 연령으로 지방간에 의한 만성간염, 70대부터는 간경화가 발생하면서 간암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간질환에 특히 유의해야 하는 대상이 있다면요? 집안에 부모나 친척 중에 간경화, 간암 환자가 있었는지 가족력을 봐야 합니다. 음주력도 없이 간경화가 와서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 본인도 그럴 확률이 높을 수 있기에 간질환이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남들과 똑같이 술을 마신 후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간이 거칠고 간수치가 항상 높게 나오는 분들도 주의해야 할 대상입니다. 반드시 간 전문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봐야 합니다. B형 간염 접종 성공률은 95%, 실패 확률은 5~8%인데요, 자녀가 면역주사를 맞고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집안에 B형 간염자, 만성 간질환자가 있는 분들은 반드시 항체를 획득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지만, B형 간염이나 A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꼭 해줘야 합니다.

여성이 특히 경각심을 가져야 할 간질환은 무엇인가요?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비알코올성 질환일 수도 있지만 알코올성 간질환을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단백질 양이 적기 때문에 특히 술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남녀 신체 구조상 근육양도 적어 알코올 분해효소가 남성의 반 정도밖에 안 돼 훨씬 취약합니다. 음식을 먹고 지방으로 전환될 때 근육에 저장이 잘 되지 않으면 나머지는 피하지방이나 혈관을 떠돌다 간에 쌓이게 됩니다. 그래서 알코올성 간질환은 여성들이 훨씬 더 빨리 심하게 오는 것입니다.

각종 간질환 퇴치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간질환은 단계별로 만성간염, 간경화(간경변증), 간암으로 가는 과정을 밟기 때문에 중요한 건 1차 예방입니다. 알코올성 질환은 본인의 간 상태에 따라 절주와 금주가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적정한 양을 알아야 합니다. 한편 대사성 간질환인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은 성인병을 가진 분들이라도 건강관리만 잘하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관리에 소홀해져 지방간염이 발생하고 오래되면 만성간염이 되기도 합니다. 질병을 알고 간경화가 왔을 때, 특히 나이가 드신 분들은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치료의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좋은 치료 방법도 있고 바이러스 감염 약도 개발돼 있어 원인 질환이 있는 건 그에 맞게 치료하면 됩니다. 비만에 의한 질환은 엄격한 체중 조절에 의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면 되고요. 따라서 간경화가 되고 간암이 생겼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간경화 치료에서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현재는 원인 치료를 하면 간경화에 의한 간 손상 회복이 가능해졌습니다. 간경화가 오더라도 남아 있는 건강 세포가 더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생활 습관으로 본다면 원인 치료 중 바이러스성 감염, 당뇨, 비만, 고지혈증 등은 치료와 치료제가 모두 있습니다. 현재 몸무게에서 최소 5%만 줄여도 지방간이 좋아집니다. 이렇게 단계별로 체중을 조절하면 간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당뇨도 치료를 잘해 개선하면 간에 끼는 중성지방에 의한 지방산을 낮출 수 있기에 간질환에 호전적입니다. 

 

 

건강한 식습관 및 생활 습관 등으로 
건강한 간 챙기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건강기능식품, 한약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독성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선별해서 먹는 게 좋을까요? 건강한 분들이 건강보조식품, 건강기능식품, 한약을 먹어서 독성 간질환이 오는 건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가장 걱정하고 절대적으로 금하는 대상은 만성간질환, 간경화 환자입니다. 그 안에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가도 순수 성분이 아닌 증명되지 않은 성분이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간질환자들에게는 위험한 일입니다. 주치의에게 물어 본 뒤 복용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그리고 그런 보조식품보다 양질의 단백질, 즉 닭가슴살과 같은 흰 살코기, 삶은 달걀, 두부, 콩, 우유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채소, 지중해식 불포화지방산 연어, 견과류, 올리브유도 좋습니다. 기름 양을 최대한 줄인 수육, 편육, 보쌈 고기 같은 음식도 간 기능에 도움이 됩니다.

간수치를 정상화할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일까요? 폐경 후에 대사량이 떨어지고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자연적으로 고지혈증이 오는 중년 여성은 대사성 질환의 대상자인 경우가 되면 의사가 처방하는 약을 꼭 복용하세요. 고지혈증 약이 당뇨를 유발한다고 피하기도 하지만 얻는 게 훨씬 많습니다. 뇌졸중 및 암 예방도 되고 지방간 질환을 치료뿐 아니라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으므로 복용하길 권합니다. 약은 좋아진 뒤에 끊으면 됩니다. 또한 간질환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중중도 운동을 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와 같이 뛰어 놀아주거나 강아지 산책을 매일 40~50분씩 하는 게 좋습니다. 러닝머신 6㎞를 50분에 맞춰놓고 빨리 걷거나 실내 자전거를 타면 유산소 운동이 됩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해주고 식습관에 신경 써 체중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고 치료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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