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바이러스를 피해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생활용품이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무분별하게 생활용품이나 인테리어 제품을 들이면 도리어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유해물질이 포함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유해물질을 피해 안전한 집을 만드는 방법을 조성문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책임연구원에게 물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바이러스를 피해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안 인테리어나 생활에 편의를 주는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아늑하고 쾌적한 집을 만들기 위해 무분별하게 물건을 들이다간 큰코다칠 수도 있다. 외부의 바이러스 대신 집 안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집증후군이나 미세먼지로 인한 실내공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생활 속 유해물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생활화학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은 유해물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해물질은 신체 조건, 연령, 노출 정도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면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빈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유해물질에 노출된 아이, 성장에 악영향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유해물질이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해물질에는 신경계, 면역계 등 신체 내부 기관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아이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독성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아이는 성인보다 호흡량이 많고 위의 흡수 속도가 빨라서 몸속으로 유해물질이 들어와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축적될 수 있다. 또한 조직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면역체계와 알레르기 반응성이 높아 같은 시간 같은 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성인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유해물질은 어떻게 우리 몸에 들어오는지에 따라 같은 물질이라도 유해성이 달라진다. 피부가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보다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의 독성을 측정할 때는 구강 섭취가 기준이 된다. 아이들은 장난감이나 학용품 등을 입에 넣고 빠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성인과 같은 유해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더 위험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집안 바닥을 기어 다니면서 먼지를 마시는 일이 많아 부모보다 유해물질 노출 수준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놀이매트, 장난감, 학용품… 가까이에 있는 유해물질
 
집 안의 유해물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발견된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대체로 층간소음을 줄이고 아이의 부상을 막기 위해 놀이매트를 쓴다. 놀이매트는 제품 표면이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인조가죽이다. 이 합성수지에는 폼알데하이드, 프탈레이트,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산 지 얼마 안 된 놀이매트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이 방출될 수도 있다. 
 
놀이매트에 있는 유해물질은 생식능력이나 태아가 자라는 데 해로운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이 있어 놀이매트를 주로 사용하는 예비 부모나 아이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유해물질이 있는 놀이매트를 오래 사용할 경우 소재의 특성상 입자가 가루 형태로 집 안에 떠다니게 된다. 그것은 집에서 호흡을 통해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을 마시는 셈이다. 
 
중금속은 놀이매트뿐 아니라 장난감, 학용품, 액세서리 도금 등 색소를 내는 제품이나 전자제품, 플라스틱을 만들 때도 사용된다. 이는 암을 유발할 뿐 아니라 한 번 몸에 들어오면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대표적인 중금속인 납은 아이의 뇌와 신경계통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 오랜 시간 납에 노출되면 청각 장애, 성장발육장애, 학습장애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카드뮴도 대표적인 발암물질이다. 여기에 노출되면 간 손상, 뼈 약화,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태아나 어린이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유해물질 차단하는 안전 생활 수칙
 
집 안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 전에 반드시 세척해야 한다. 유해물질이 없는 원료로 만든 제품이어도 포장 과정이나 유통 과정에서 불순물이 묻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원료에 상관없이 세척을 한 다음 사용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집 안에서 유해물질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구입한 제품은 세척한 뒤 사용하면 된다. 하루에 3회 30분 이상 자연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환기를 할 때는 오염된 공기가 바닥에 깔리는 밤부터 새벽을 피하고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환기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가 있을 때도 잠시 자연환기를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또한 음식을 조리할 때는 레인지후드를 켜고 창문을 열어 자연환기를 하면 깨끗한 실내 공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장난감이나 학용품을 구매할 때는 페인트가 벗겨진 제품은 버리는 것이 좋고, 젖은 천으로 문질렀을 때 색이 묻어나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반짝이는 재질이나 화려한 색, 강한 향이 나는 학용품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고 낯선 소재로 만든 제품은 KC인증 표시 여부를 확인한 다음 구매해야 한다. 
 
 
부모뿐 아니라 아이도 안전한 생활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이가 장난감, 학용품 등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할 뿐 아니라 제품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내용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 

실외 활동을 하고 난 뒤에도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이 있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 주변이나 환기가 잘 안 되는 지하주차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놀이터에서 오래된 놀이기구에 칠해진 페인트나 고무바닥재에도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집에 들어오면 반드시 바깥에서 옷과 신발을 털고 들어오고 바로 손을 씻거나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제품에 표기된 문구 등을 통해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어떤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있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관심이 있는 제품부터 시작해 하나씩 실천에 옮긴다면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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