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 홍신애에게 떡볶이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인생을 지탱해온 소울푸드다. 유치원 시절 리어카 떡볶이를 시작으로 10대에는 학교 앞 떡볶이를, 그리고 40대에는 전국 유명 떡볶이집을 섭렵하며 맛을 연구한 그녀와 나눈 떡볶이 이야기와 인생 떡볶이 레시피를 소개한다.
 
“떡볶이는 제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항상 제 곁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떡볶이에 매료되었고 학창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맛있는 떡볶이가 있다면 두말 않고 찾아다니는 찐 떡볶이 애호가입니다.(웃음)
 
어린 시절 저는 서울 상도동에 살았는데 집 맞은편에 ‘근대화 근 슈퍼마켓’이라는 이름의 간판을 단 상점이 있었습니다. 이 슈퍼마켓에 가서 뽑기를 하고 난 다음에 받는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컵 떡볶이였죠. 이곳의 컵 떡볶이를 먹던 날을 잊을 수 없어요. 저에게 떡볶이는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간장 베이스의 심심한 궁중떡볶이가 다였던 시절이었거든요. 처음 맛본 그 맵고 황홀한 맛에 빠진 저는 떡볶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어린이가 됐어요. 하지만 제 용돈은 100원이고 컵 떡볶이의 가격은 50원이었던 때인지라 떡볶이는 제가 돈을 주고 사먹기엔 비싼 간식이었죠. 그래서 열심히 슈퍼마켓에 다니며 뽑기를 했어요. 순전히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떡볶이 원정에 나서기도 했어요. 맛있는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라면 먼길도 마다하지 않았죠. 어느 동네, 어느 집 떡볶이가 맛있다는 정보를 훤히 꿰고 있었어요. 급기야 직접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맛있는 떡볶이집의 맛 비법이 며칠씩 오래도록 끓인 어묵 국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육수를 구하러 다니기도 했어요. 집에서는 쉽게 만들 수 없었거든요. 집 앞 슈퍼마켓에 냄비를 들고 가 어묵 국물을 얻어와 설탕과 고추장을 넣고 끓인 떡볶이가 드디어 원하던 맛을 냈을 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결혼 후 미국에서 살 때는 떡볶이 떡을 구할 수 없어 쌀을 쪄서 찌어 떡볶이 떡을 직접 만들기까지 했어요. 40대에는 TV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면서 유명 식당을 방문한 다음에는 주변의 떡볶이 맛집을 찾아내 시식하면서 전국 팔도의 떡볶이 맛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어요. 그렇게 맛본 떡볶이는 집에 돌아와 꼭 만들어보고 양념을 분석해 저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어요.”
 
. . .
 
“저희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많이 해주던 떡볶이에요. 토마토에 생크림을 넣고 만들어 살짝 연분홍빛을 띠는 덕에 우리 아이들은 이 떡볶이를 ‘핑크떡볶이’라고 불렀어요. 떡볶이에 들어가는 새우는 미리 밑간을 해두었다가 사용하면 훨씬 맛있어요. 로제소스떡볶이와 함께 먹으면 맛있는 옛날토스트는 어린 시절부터 제가 즐겨 먹던 길거리 간식이에요. 버터를 넉넉하게 넣고 굽기만 하면 되는데, 좀 더 세련된 맛을 내고 싶다면 시나몬 설탕이나 너트맥 가루를 뿌려보세요. 향긋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며 미각을 돋울 거예요.”
 
 
202103_208_3.jpg
로제소스떡볶이와 옛날토스트

 

 
로제소스떡볶이
 
기본 재료 
국수떡 150g, 탈각새우 8마리, 양파 ¼개, 대파(흰 부분) 1대, 다진 마늘 ½큰술, 홀토마토 250g, 생크림 1컵(200㎖) 새우 
 
양념 재료 
다진 마늘 ½큰술, 올리브유 1큰술, 고춧가루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껍질을 벗긴 새우는 씻어 등 쪽을 갈라 나비 모양을 만들어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에 버무린다. 
2 양파와 대파는 잘게 다진다. 
3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다진 마늘과 양파, 대파를 넣고 향이 나도록 볶다가 ①의 양념한 새우를 넣어 겉면을 익힌다. 
4 ③에 홀토마토와 국수떡을 넣고 토마토를 으깨듯 저으면서 끓인다. 
5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생크림을 넣고 고루 섞은 뒤 한소끔 끓여 마무리한다.  
 
 
옛날토스트
 
기본 재료 
식빵 4장, 가염 버터 2큰술 토스트 양념 재료 설탕 4큰술, 시나몬 파우더 ¼작은술, 너트맥·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식빵에 버터를 충분히 바르고 달군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2 토스트 양념은 분량대로 섞은 뒤 구운 식빵에 묻힌다. 식빵이 뜨거울 때 뿌려야 맛있다. 
 
 
. . .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학교 앞 떡볶이는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떡볶이 하면 떠오르는 맛으로 기억될 거예요. 들어간 재료라고는 떡과 어묵뿐이지만 그 평범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을 오래도록 잊을 수가 없지요. 스팸무스비는 그 자체도 맛있지만 떡볶이 소스를 부어 먹으면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202103_208_4.jpg
학교 앞 떡볶이와 스팸무스비

 

 
학교 앞 떡볶이
 
기본 재료 
떡볶이 떡 150g, 어묵 50g, 양파 ¼개, 양배추 30g, 쪽파 약간, 멸치 육수 2컵(400㎖) 
 
양념장 재료 
고추장 3큰술, 설탕 2큰술, 고춧가루·간장·다진 마늘 1큰술씩
 
만드는 법 
1 분량의 양념장 재료는 미리 고루 섞어놓는다. 
2 어묵은 먹기 좋게 썰고 양파는 채 썬다. 양배추는 2㎝ 두께로 썬다. 
3 분량의 멸치 육수에 양념장을 풀어 끓인다. 
4 ③이 보글보글 끓으면 떡과 어묵, 채소를 넣고 끓인다. 
5 그릇에 ④의 떡볶이를 담고 기호에 따라 쪽파나 대파를 올린다. 
 
 
스팸무스비
 
기본 재료 
밥 2공기, 스팸 1캔(200g), 달걀 5개, 김 4장, 식용유·참기름 적당량씩 밥 
 
양념 재료 
설탕·식초 2큰술씩, 참기름 1큰술, 검은깨 ½작은술, 소금 약간 
 
달걀 양념 재료 
멸치육수 4큰술, 간장·참기름 ½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밥은 뜨거울 때 분량의 양념을 넣고 고루 버무린다. 
2 스팸은 가로로 도톰하게 잘라 식용유를 두른 팬에 앞뒤로 구운 뒤 스팸 양념을 끼얹어가며 졸이듯 굽는다. 
3 달걀을 풀어 양념을 섞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부어 달걀말이를 만든 뒤 한 김 식혀 스팸 크기로 자른다. 
4 4등분으로 자른 김 위에 밥, 스팸, 달걀, 밥 순으로 얹고 다시 김으로 감싼다. 김 겉면에 참기름을 바르고 먹기 좋게 잘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다.
 

 



홍신애의 인생 떡볶이집 베스트 3
 

202103_208_2.jpg

① 근대화 근 슈퍼마켓 
어린 시절 함께한 그녀의 인생 떡볶이집이다. 당시에는 엄청 커 보였던 종이컵에 떡볶이가 한가득 담겼었는데 종이컵 끝까지 털어먹을 기세로 이곳 떡볶이를 사랑했다. 
 
② 부산 깡통시장 떡볶이 
부산에 갈 때마다 들르는 곳으로 얼얼한 매운맛이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곳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함께 갔던 사람들과 쌓은 좋은 추억 때문이기도 하다. 
 
③ 영동시장 맛짱 떡볶이 
일이 힘들거나 마음이 복잡하면 찾아가는 곳으로, 일반 가게에서 파는 평범한 고추장 떡볶이인데도 그 특유의 맛과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늘 매료된다.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