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싫어하는 이는 별로 없지만 건강을 위해 빵을 자제하는 이들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속을 불편하게 하는 글루텐을 줄이고 설탕과 버터를 대체한 재료를 넣은 건강빵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정통 프랑스 빵의 의미
 
‘빵’의 본고장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국내에도 프랑스 빵집들은 많지만 정통 프랑스 빵맛을 내는 곳은 흔하지 않다. ‘정통 프랑스 빵’이라는 단어에는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만들고 화덕에서 구운 빵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손이 많이 가고 제빵사의 땀과 노력이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천연 효모 빵은 프랑스에서도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라져갔다. 이스트를 사용하면서 빵맛이 나빠졌고 기계화로 풍미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이스트를 넣어 만든 빵을 먹으니 속이 편하지 않다는 이들이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점점 빵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요즘 프랑스에서는 다시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화덕에서 구운 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베이커리에서 천연 발효종 빵을 만들도록 장려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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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가 잘 되고 씹을수록 구수한 천연 발효종 빵
 
 
전문가들이 말하는 ‘좋은 빵’은 가공되지 않은 것, 입 안이 텁텁하거나 속이 거북하지 않고 장이 편안한 상태에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사랑받는 빵이 바로 ‘천연 발효종’이다. 
 
천연 효모는 과일이나 채소를 이용해 공기 중에 떠 있는 유익한 미생물을 불러 모아 배양한 것으로 빵에 특유의 풍미를 부여한다. 또 천연 효모로 발효시키면 제빵개량제와 인공감미료 등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되어 그 자체로 건강한 빵을 만들 수 있다. 
 
천연 발효종은 과일이나 채소, 곡물 등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다. 이스트 대신 천연 발효종을 넣으면 어떤 빵이든 만들 수 있다. 과일나 채소, 곡물에 적당량의 유기농 설탕과 물을 넣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만든 발효액종은 효모균의 힘이 약하고 수도 적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빵을 부풀리지 못한다. 그래서 불완전한 효모균을 활성화시키고 다수의 효모균을 얻기 위해 효모균의 먹이가 되는 전분 함유 밀가루로 배양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사워 도우(sour dough, 산성 반죽)’인데 보통 ‘발효종’이라 부른다. 발효액종으로 발효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양 과정을 거친다. 물이 많이 들어간 반죽처럼 생긴 발효종은 주걱으로 잘 떠지지 않을 정도의 끈기와 탄력이 있다.
 
발효가 잘 되지 않은 발효종으로 빵을 만들면 풋내가 나고, 반대로 지나치게 많이 발효된 것으로 만들면 신맛이 강해진다. 풍미가 좋은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종이 잘 발효되어야 한다. 때문에 발효종을 배양할 때는 효모균이 쉽게 죽지 않고, 유익균이 많이 생기도록 저온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넉넉하게 만들어 보관해두고 빵을 만들 때마다 조금씩 떼어 사용하면 된다. 
 
발효종을 이용한 빵은 온도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만들 때마다 맛이 다르다. 효모균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운 빵의 껍질은 바삭하고 노릇한 누룽지처럼 구수한 맛이 난다. 버터와 설탕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발효빵의 맛을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하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그 풍미를 알게 되고 고소한 맛에 중독된다. 
 
 
홈베이킹을 위한 건강빵 추천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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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그레인 비건 베이킹>(레시피팩토리)
식품영양학 박사인 김문정이 저자로 홀그레인 가루들을 황금 비율로 배합하고 오일이나 당류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견과·채소·과일 등의 원물도 더하는 보다 복합적인 비건 베이킹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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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쌀로 굽는 빵>(PAN n PEN, 팬앤펜)
비건 요리 연구가이자 쌀가루 마이스터 강사인 리토 시오리가 저자다. 쌀가루가 아닌 생쌀을 불려 다른 재료와 곱게 갈아 발효시킨 후 오븐에 굽는 다양한 레시피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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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발효 베이킹>(비앤씨월드)
홍상기 셰프가 33년간의 경험을 통해 공개하는 천연 발효빵의 이론과 실전 레시피를 담았다. 효모에 대한 정의부터 이론을 쉽게 정리했으며 다양한 레시피를 더해 천연 발효 베이킹 노하우를 집약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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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를 넘어 ‘무반죽’의 세계로
 
요즘은 발효빵을 넘어 사람의 손이나 기계로 반죽을 하지 않는 무반죽 원 볼 베이킹이 인기다. 빵은 반죽을 잘해야 부드럽고 맛이 좋아지는데 가정에서 기계 없이 손으로 반죽하기란 쉽지 않다. 빵을 부드럽게 하는 글루텐은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라는 두 가지 단백질을 결합시켜야 생성되기 때문에 치대기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제대로 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150~200번 정도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없애주는 빵 만드는 법이 무반죽 제법이다. 자기 전에 재료를 주걱으로 섞고 휴지-접기 과정을 거친 다음 냉장고에 넣어 저온숙성을 시켜 다음 날 아침에 구우면 맛있게 빵을 먹을 수 있다. 
 
무반죽 발효빵은 만들기도 쉬울뿐더러 충분한 발효시간을 가져 빵을 만들 때 생성되는 글루텐의 일부가 분해되어 보통 빵보다 소화가 잘 된다. 또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발효를 시켜 시중에서 파는 빵보다 맛과 풍미가 훨씬 더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글루텐프리 쌀베이킹의 인기
 
 
글루텐은 밀과 보리, 호밀을 비롯한 일부 곡물에 함유하고 있는 단백질로, 글루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가볍게는 소화불량을 비롯해 두통이나 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요즘은 건강을 위한 글루텐프리 베이킹이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글루텐프리 베이킹은 단순히 밀가루를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한 베이킹을 선보이고 있는 ‘더날케이크’의 천유화·천유경 대표는 많은 테스팅을 거쳐야만 쌀로 빵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쌀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없고 또 비교적 소화도 잘 되는 편이에요. 때문에 아침에 먹어도 부담이 없고 또 아이들에게도 보다 건강한 과자와 빵을 먹일 수 있기에 인기가 높아진 듯해요. 다만, 쌀가루로 만든 빵은 잘 부풀지 않고 푸석하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기 때문이죠. 쌀베이킹을 시작했던 6년 전만 해도 쌀베이킹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케이크를 굽다가 망쳐도 왜 실패했는지 알 수가 없었죠. 방법은 테스팅밖에 없었어요. 한 가지 메뉴를 완성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실패를 거쳤죠. 특히 어려웠던 점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쌀가루와 머랭, 전란의 미세한 양 차이, 반죽의 온도, 섞는 순서의 변화 등을 체크해 밀베이킹과 비슷한 식감을 찾게 되었고요. 또 어떤 레시피 중에는 쌀가루로 만들 때 쌀 특유의 고소함으로 맛이 더 좋은 경우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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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빵의 종착역, 비건베이킹
 
‘직접 만들면 더 건강한 빵을 아이에게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처음 빵을 만들면서 에디터가 놀란 것은 설탕과 버터가 정말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 빵은 본래 주식으로 먹는 음식인데, 우리나라 빵은 너무 달아 간식으로밖에 먹을 수 없다는 걸 빵을 직접 만들어보면서 알게 되었다. 
 
비건베이킹은 두부나 두유처럼 식물성 식품을 재료로 빵을 만든다. 우유, 유제품, 달걀, 생크림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비건베이킹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곳에서는 백밀가루나 백설탕, GMO 식품 역시 철저히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평소 비건을 실천하지 않는 이들도 건강을 위해 비건베이커리를 일부러 찾기도 한다. 
 

꼭 가봐야 할 건강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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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4월 밀 익는 5월 
부산 비건들의 아지트로 손꼽히는 곳으로 우리나라 채식의 산증인 최태서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비건 빵집이다. 모닝빵, 백미현미홍국식빵, 흑임자크림빵, 쑥치아바타 등 식사 빵을 비롯해 인절미크림빵 등 우리밀로 구운 다양한 비건 빵을 맛볼 수 있다. 문의 0507-1366-9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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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제리코팡 
TV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출연한 빵집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빵은 무즙과 나흘간 발효한 누룩, 저온 숙성시킨 밀가루를 넣어 특유의 퍽퍽함을 없애고 촉촉한 식감을 더한 바게트다. 미식가로 유명한 김정은 요리연구가가 강력 추천하는 바게트 맛집이기도 하다. 문의 02-326-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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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브레드 
버터와 우유, 달걀, 백설탕, GMO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쌀가루와 유기농밀가루, 천연 발효종을 이용해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다. 바게트, 치아바타, 깜빠뉴 등 식사빵을 구입하기 좋은 곳이다. 문의 02-332-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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