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숏컷에 도전했다. 아니, 생애 처음이다. 언젠가 강인하고 포스 있는 캐릭터를 맡으면 숏컷에 도전하고 싶었고 TV조선 드라마 <복수해라>의 재벌가 후계자 역인 김태온은 완벽한 동기부여가 됐다. 때마침 JTBC 드라마 <허쉬>에서도 걸크러시 매력의 사회부 여성 캡틴을 맡았다. 그동안 강한 역할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로 더욱 친근했던 배우 유선은 이번 기회가 자신에 대한 인식의 확장이 되길 바라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그녀의 연기 인생 제2막이 오른다.

스타일리스트 박미란
헤어 이루나(차홍 아르더 원장 02-540-8520)
메이크업 현승아(차홍 아르더 원장)
제품 까이에(02-514-0695), 레호(070-8836-1170), 시스템(02-546-7764), 앤아더스토리즈(1800-1926), 자라(080-479-0880) 제시뉴욕(02-3406-2300), 젤라시(010-4042-1168), 히든포레스트마켓(070-8876-0166), 73아우어스(070-4195-6424), T.O.U(02-3448-0805)
노칼라 블랙 재킷은 시스템, 팬츠는 히든포레스트마켓, 골드 체인 네크리스는 젤라시.

 처음으로 숏컷에 도전했는데 어색하진 않나요? 어색했죠.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이젠 롱 헤어스타일을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었어요. 숏컷이 어울릴 만한 캐릭터를 맡으면 언제든 잘라야지 했는데, TV조선 드라마 <복수해라>의 김태온이 바로 동기부여가 됐어요. 그룹을 이끄는 전무로서의 포스도 있어야 하고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욕망과 에너지를 표현하기에도 숏컷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PT도 하신 건가요? 사실 운동을 너무 싫어해요.(웃음) 그런데 아는 선배가 “쉴 때 운동을 꾸준히 해놔. 내가 체력을 쌓아놓지 않으면 일할 때 좋은 에너지가 나갈 수 없어. 좋은 에너지로 일하기 위해서 너만의 체력을 길러놔야 해”라고 말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제가 피곤하고 지쳐 있을 때 나쁜 에너지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체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고 꾸준히 했어요. 몸매나 체중에 집착하지 않고요. 그랬더니 확실히 핏도 달라지고 에너지도 밝아지는 것 같아요.
 
김태온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FB그룹의 후계자이자 전무인데,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만의 처절한 노력을 해요. 그런 그녀가 갖고 있는 에너지와 열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그리고 극 중에서 풀어지겠지만 단순히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악을 쓰는 악녀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거든요. 하지만 이런 역할들이 없었던 건 아니어서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역할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그 지점을 찾는 게 어려워요. 어떻게 저만의 컬러로 녹여낼까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요. 
 
 
JTBC 드라마 <허쉬>에서도 신문사 사회부 캡틴 역을 맡았어요. <복수해라>에 출연하기로 하고 <허쉬> 제안이 들어왔는데 또 너무 기다렸던 캐릭터인 거예요.(웃음) 보이시하거나 걸크러시 느낌의 캐릭터를 동경했는데 좀처럼 연기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저는 일할 때나 상황에 따라 단단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사실 여린 편이에요. 쉽게 상처받고 굉장히 섬세해서 다른 사람의 감정 변화까지 다 보일 정도거든요. 대체로 자기와 다른 캐릭터를 동경하잖아요. 어려서 연기자를 꿈꿀 때부터 강한 여성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남성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에너지와 내공을 갖고 있는 그런 멋진 여성이요.
 
연기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저는 연기 활동을 쉴 때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요. 보면 하고 싶어져서요.(웃음) 그런데 요즘은 다른 분들 연기를 보면서 자극을 받아요. ‘와, 잘한다. 나는 저만큼 못 했을 텐데…’ 감탄하면서요. 특히 조정석이나 류준열 배우를 팬으로서 좋아해요. 기존에 봐왔던 연기와 다른 호흡으로 연기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자유분방함도 있어요. 그래서 너무 부러운데, 그렇다고 갑자기 제 연기 패턴을 바꿀 수는 없더라고요. 그러던 과도기에 이 두 작품을 만났는데 한 캐릭터는 완전히 힘을 빼고 일상 연기를 해야 하고, 김태온은 잠깐 등장하더라도 인상에 남도록 포스가 있어야 하고요. 그래서 참 어려워요.(웃음) 다른 배우 분들도 다 그러실 건데 저 역시 안주하지 않고 달라져야 한다고 늘 생각하거든요. 어려서부터 배우를 꿈꾸고 이것만 생각하면서 살았어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너무 잘할 자신 있었거든요. 끓어오르는 열정이 있었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경력이 쌓일수록 편해지는 게 아니라 더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고 더 많은 것들이 보이면서 제 사이즈도 보이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도 보이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더라고요. 경력이 쌓일수록 실력도, 자신감도, 내공도 쌓일 줄 알았는데 더 밑바닥을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발버둥치게 되고요.(웃음)
 
 
그래도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닐까요? 뭔가 하고 싶은 절실함은 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연기만 바라보았고 그 꿈을 이뤘고 이뤄가고 있어요. 그래서 행복하고 감사하기도 하지만 오로지 이 길만 생각했기 때문에 좌절을 경험하거나 패배감을 느끼면 그만큼 상처가 몇 배로 커요. 우리 배우들끼리 얘기해요. 내일이 은퇴일 수도 있고 은퇴가 언제일지 모른다고요. 저 또한 지금이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늘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인스타를 보니까 요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요리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가정을 이뤘으니 주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집밥을 많이 차리면서 이왕이면 예쁘게 플레이팅하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정성 어린 식탁을 차렸더니 신랑이 별 차이 없다고 말은 하지만 더 행복해하는 게 보여요.(웃음) 역시 가족끼리는 밥정이라는 게 중요하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어요.
 
얘기를 듣다 보니 가정에 충실한 아내이자 엄마 같아요. 네. 저는 가정의 행복을 최우선시 해요. 제가 따뜻한 청소년기를 보내지 못해서 제 아이에게는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아이가 있을 때는 부부 다툼을 해본 적이 없고 아이에게는 늘 사랑한다고 말해줘요.
환경이나 사회문제, 기부 등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도 컴패션 활동을 하면서 봉사를 하긴 했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더니 우리 아이들이 만나게 될 미래가 안전하지도, 보장돼 있지도 않다는 게 너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알려진 사람이니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좋은 목적과 취지에 맞게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피드를 올리곤 해요.
 
 
보니 사회 지도자나 리더 또는 교수님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안 그래도 모교인 한예종에서 강의 제안이 왔었는데요, 강의계획서를 준비하다가 못 하겠다고 했어요.(웃음) ‘아, 이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그 친구들의 한 학기 또는 일 년을 책임져야 하는데 정말 열정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가르침을 쏟아 부어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자신이 없더라고요.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 섣불리 나서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세요?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작품들이 배우 유선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나 인식이 확장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좀 더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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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컬러 롱코트는 제시뉴욕. 벨트와 롱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크리스는 젤라시. 링들은 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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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점프 슈트는 앤아더스토리즈. 링들은 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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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케이프 롱코트는 까이에. 롱부츠는 73아우어스. 골드 이어링과 링들은 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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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홀터넥 드레스는 레호. 이어링과 링들은 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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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트 재킷과 팬츠는 자라. 네크리스는 젤라씨. 링들은 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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