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하게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일만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요즘 말로 ‘부캐’, ‘투잡러’, ‘N잡러’를 자처하는 세 명을 만났다. 좋아하는 일을 두 번째 업으로, 두 개의 직업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저희 호프집의 인기 메뉴인 반건조 노가리는 저희 부부가 직접 손질해요.
그저 살림이 좋았을 뿐인데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종로에 위치한 맥줏 집으로 출근해 새벽녘에 퇴근했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11년을 성실하게 일했고 종로에서 제법 소문난 맛집의 사장님이 되었다. 몸은 고되었지만 꽤 보람된 일이었다. 그런데 5년 전 문득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일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헛헛한 마음을 집안 살림에 재미를 붙이며 해소했어요. 그러던 언젠가부터 예쁜 그릇, 살림살이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살림살이를 들이니 요리가 더 재미있어졌고 테이블을 세팅하다 보니 혼자만 보기 아까웠어요.” 

그녀는 그저 살림이 좋았고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SNS에 콘텐츠를 올렸다. 소소하게 시작한 일인데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들과 소통하다 보니 그 관심이 고마워졌다. 고마운 마음을 전할 방법으로 레시피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졌다. 그렇게 살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팔로워한다는 인기 인플루언서 ‘여나테이블’이 탄생했다. 
 

오롯이 나로 존재하는 힘, 여나테이블

“맥줏집을 운영하면서 느낀 보람과는 또 다른 보람을 느꼈어요. 이때부터 제 두 번째 직업이 생긴 거죠.(웃음) 그 후로 더 전문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솥밥 레시피 개발에 힘썼어요.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하고요.” 

그녀는 요즘 개인적인 SNS 활동은 물론, 요리책을 출간하고 브랜드 협업 콘텐츠 제작에서 쿠킹 클래스 진행 등 탄탄한 푸드 인플루언서의 길을 걷고 있다. 일상은 바빠졌고 더 부지런해졌다.

“먹고 싶은 음식을 가장 먼저 생각해요. 촬영에 필요한 그릇과 소품을 사기도 하죠. 할 일이 많아서 힘들긴 하지만 좋아서 시작한 일인걸요. 또 오롯이 혼자 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일이라 재미있고 즐거워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녀에게 두 번째 직업이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다. 
 
 
취향이 담긴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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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솥 처음으로 출간한 책이 <근사한 솥밥>입니다. 이 작업을 위해 다양한 솥을 찾고 구입하고 솥밥을 지어 먹으면서 레시피를 연구했어요. 고된 작업이라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제 책을 보고 솥밥 만들어 먹는 재미에 빠졌다는 피드백을 받은 날은 정말 행복했어요. 
 
 
2 <근사한 솥밥> 제 이름으로 낸 생애 첫 책이에요. 애착이 갈 수밖에 없어요. 더구나 좋아하는 요리로만 가득 채운 요리책이거든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꿈을 이룬다고 할 수 있지만 가장 표면적으로 보이는 제 꿈의, 과업의 결과 같아요. 
 
3 앞치마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예쁜 옷을 사잖아요. 저한테 앞치마가 그런 아이템인 것 같아요. 요리할 때 어떤 앞치마를 입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기대되고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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