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거리를 두어야 행복하다는 것은 옛말이다. 가족이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를 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로가 추구하는 이상과 걸어왔던 발자취와 노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형제와 부모, 부부에 이르기까지 가족이 함께 일하며 특별한 힘을 보여주는 이 시대 라이프스타일 셀럽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보았다.
서울 망원동에는 네 아들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함께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서울 3대 떡집으로 손꼽힐 만큼 유명한 ‘경기떡집’이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힘을 얻는다는 4형제의 떡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1970년대 서울 종로 흥인제분소에서 떡을 배운 아버지 최길선 씨는 1996년 떡집을 개업했다가 사기로 제분소와 국수 공장을 정리했다. 그 후 유명 떡집에서 기술을 배워 1995년 지금의 ‘경기떡집’ 상호를 내걸고 본격적으로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거피 팥소를 붙여 만든 이북식 인절미 ‘이티떡’을 비롯해 ‘완두시루떡’은 특유의 맛으로 20대에게도 그 인기가 높다. 
 
경기떡집은 지금은 웬만한 중소기업만큼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물론 얼마 전에는 ‘배달의민족 라이브 방송’의 첫 주인공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 최길선 씨는 성공의 비결을 묻자 아들 4형제 덕이라고 자랑한다. 아버지를 이어 10대 때부터 떡을 만들어온 셋째 아들 최대한 씨는 2011년 열린 권위 있는 대회에서 20대 최연소 명장을 받을 만큼 떡 만들기 실력자다. 넷째이자 막내아들인 최대웅 씨도 10대 때부터 고생하시는 부모님이 안쓰러워 떡 만드는 것을 돕다가 지금까지 업으로 삼고 있으니 나이는 어려도 실력은 대단하다. 11년 전 고시공부를 하던 첫째 아들 최대로 씨도 아버지의 경기떡집에 합류했다. 그는 아버지와 두 동생이 정성스레 만든 떡을 홍보하고 유통 경로를 확장하는 일을 담당한다. 또한 매장 관리를 비롯해 젊은 층도 떡에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떡 패키징을 바꾸는 작업도 했다. 몇 년 전 회사를 다니고 있던 둘째 최대현 씨마저 회계를 주 업무로 합류해 4형제 모두 가업을 잇고 있는 셈이다. 
 
 
“경기떡집 건물은 맨 위층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거주하시는 공간이고 2층은 곡류를 불려 가루를 만들고 떡을 찌기 좋게 앉혀놓는 제반작업을 하는 곳입니다. 1층은 떡을 주문받고 포장하는 매장, 지하 1층은 떡을 찌고 만들어 1차 포장을 하는 곳이고요. 2층은 셋째가, 지하 1층은 막내가 그리고 1층 매장은 저와 둘째 동생이 관리합니다. 둘째는 오더와 포장, 배달 일이 끝나면 재무를 담당하고요. 만약 층마다 가족들이 없었다면 누군가 한 명은 위아래를 다 돌아다니며 신경을 써야 했을 거예요. 형제가 함께 일하면서 얻는 가장 큰 장점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한다는 거예요. 사실 회사에 다니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는데, 급여는 똑같이 받으니 억울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 마음들이 업무 능력을 떨어뜨리고 때로는 일을 수동적으로 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첫째 최대로 씨의 설명이다. 
 
10대 때부터 아버지 옆에서 떡을 함께 만들었다는 막내 대웅 씨는 형들과 함께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불필요한 시스템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형들이 합류할 때마다 객관적인 시점에서 문제점을 바라보고 고치자고 제안했는데, 남이 아닌 가족의 진심 어린 조언이니 쉽게 개선할 수 있었다. 예전에 비해 시스템이 완벽해져 일하기가 한결 수월해져 완전체가 된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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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와 막내는 떡을 만들고 저와 둘째 동생은 각각의 전공과 사회 경험을 살려서 일하다 보니 처음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다만 일이라는 게 서로 의견차가 없을 수 없잖아요. 특히 서로를 너무 잘 아는 가족이다 보니 어떤 일 때문에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일과는 상관없이 그동안 쌓여 있던 불만이나 속상함을 이야기해 싸움이 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선을 잘 지켜야 한다는 거죠.”
 
4형제는 매일 바쁘거나 별다른 일이 없으면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아침을 먹는다. 어머니는 아직도 현업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시지만 아들 넷의 아침을 차려주는 게 가장 행복하단다. 그 아침상 앞에서 경기떡집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기도 한다. 
 
“사실 작년까지는 매출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그런데 요즘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는 떡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튼튼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일본이나 유럽에는 오랜 시간 대를 이어 사랑받는 명품 브랜드가 많잖아요. 경기떡집도 저희대뿐만 아니라 저희 자식들과 그 자식들로 이어져 맥을 이어간다면 정말 행복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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