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싱어게인> 최종 3위에 오르며 얼굴을 알린 ‘63호’ 아니, 가수 이무진이 신곡 ‘신호등’을 발표했다. 갓 성인이 된 청춘의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이제 막 출발하는 스물둘 가수의 호기로움으로 읽힌다.
‘붉은색 푸른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노란색 빛을 내는 저기 저 신호등이 내 머릿속을 텅 비워버려. 내가 빠른지도 느린지도 모르겠어. 그저 눈앞이 샛노랄 뿐이야.’
 
 
이무진이 발표한 ‘신호등’ 가사다. 무명가수를 위한 오디션 <싱어게인>에서 “나는 노란 신호등 같은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던 이무진. 당시 그는 “자기 자리가 없는데도 딱 3초 나와 꾸역꾸역 빛을 내고 다시 들어가버리는 노란 신호등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최선을 다해 빛내는 모습이 저와 닮았다”고 했다. 

<싱어게인>은 ‘무명’의 가수들을 소환하는 무대였다. 2000년생인 그는 <싱어게인> 최연소 참가자였다. 앞서 그는 ‘고양 보이스’ 웹툰 OST 대회에서 수상해 앨범을 낸 경력이 있다. 만약 그가 대회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한 곡 이상 발표한 가수를 대상으로 한 <싱어게인> 참가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TOP 10에 오르기까지 그는 ‘63호’로 통했다. 63호가 부른 한영애의 ‘누구 없소’는 <싱어게인> 최고 시청률 1분으로 꼽힌다. 이선희 심사위원이 “왜 이제 나온 거냐”며 극찬했을 정도다. 
 
사실 그는 에도 참가한 바 있다. 결과는 본선 1라운드 탈락과 통편집이었다. 그 후로는 음악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쏟았고, 비로소 때를 만난 원석이 되어 나타났다. <싱어게인> TOP 3(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중에서는 첫 번째 신곡 발매다. 그는 “꾹꾹 눌러 참고 있었던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할 생각에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했다. ‘신호등’이 음원사이트에 나오면 어떤 기분일지 자주 상상하며 발매 일을 기다렸다고. 첫발을 내딛기 직전 몰려드는 간지러움 같은 것일까. 서면 인터뷰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신호등’은 자작곡이다. 작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싱어송라이터 전공 신입생들 공연을 준비하게 됐다. 저마다 무지개 일곱 색 중 하나를 골라 그 색깔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야 했다. 평소 좋아하던 노란색을 골라 열심히 곡 작업을 했다.
 
<싱어게인>에서 자신을 ‘노란 신호등’이라고 표현했다. 신곡 ‘신호등’도 그런 의미인가. <싱어게인>에서 말했던 ‘노란 신호등’과 신곡에서 말하는 ‘노란 불’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신곡은 가족만큼 소중한, 제가 애정하는 곡이다. 그만큼 시간과 열정, 체력 등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열심히 준비했다. (소속사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신호등’은 복잡한 사회적 개념과 법칙으로 혼란스러워하는 20대의 고민을 담고 있다. 성인이 된 이무진이 “네가 판단해서 알아서 잘해봐”라는 말을 듣고 느낀 혼란스러움을 초보운전자가 바라보는 노란 불빛에 빗댔다.)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는. 신곡은 제 현재 상황을 너무나 잘 표현한 노래다. 모든 파트가 마음에 들지만 굳이 하나를 정하자면, D 브리지(bridge) 구간 마지막에 ‘괴롭히지 마’를 꼽고 싶다. 


# ‘음악’ 아니면 관심 생기지 않아 
 
스물두 살의 그가 1980~1990년대 노래를 부르며 선사하는 울림의 깊이는 놀랍다. 그는 지난 2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오리지널하고 퓨어한 느낌의 곡들을 찾아보니 공교롭게도 대부분 1980, 90년대 음악들”이었다며 “자연스럽게 그 곡들을 선택했고 저를 섞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장르를 편식하진 않는다. 유튜브 등에서 화제몰이 한 자작곡 ‘과제곡’은 그 나이 대 특유의 감성이 한껏 묻어난다. 
 
‘이 노랜 교수님이 쓰라 해서 쓰는 노래. 솔직히 대충 만들었네. 담주엔 인간적인 양의 과제를 받았음 해 그랬음 해. 교수님 죄송합니다. 이런 가사를 썼기에 교수님 죄송합니다. (…)’
 
교수에게 과제 양을 읍소하는 이 ‘웃픈’ 노래는 영상 통합 조회수만 수백만 건을 기록했다. 그는 “죽기 전에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발표해 보고 싶다”고 했었다. ‘원석’ 이무진이 어떻게 세공되어가는지를 지켜보는 건 꽤 흥미로운 일이다. 

특정 장르에 대한 욕심도 생길 것 같은데, 어떤가? 많은 장르를 섭렵하고 싶고 그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게 뭐였는지 느끼고 싶다. 특히 욕심이 생기는 장르는 사이키델릭 록, 레게 등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유난히 해보고 싶다. 
 
이무진표 음악을 관통하는 키워드 또는 추구하고 싶은 키워드는? 추구하는 음악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그냥 편한 음악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편한 장르가 아닌 편한 음악. 열심히 고음을 지르고 스킬이 펼치는 정신없는 곡이어도 편하게 들리는 음악을 추구한다. 아주 어렵겠지만 그렇게 편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음악’ 외에 좋아하는 것은? 딱히 없다. 플레이어, 퍼포머가 아닌 디렉터와 프로듀서로서의 소양을 기르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음악과 관계없는 다른 분야에는 아무런 관심도 생기지 않는다. 

이무진 인기의 근원을 어떻게 생각하나. 비우는 보컬보다 채우는 보컬이 훨씬 많다. 보컬로서 많은 걸 비우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 덕분에 비로소 사랑받는 것 같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들의 인기가 금방 수그러드는 경우가 있다. ‘반짝’하지 않는 가수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좋은 곡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잦은 방송 노출 기회를 얻는다면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을 수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진 않는다. 그냥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대중적 인기를 놓치더라도 끝까지 내 음악을 들어주실 소중한 팬 분들이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주시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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