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 디 콰트로가 무대에 서면 관객의 마음은 편안해진다. 이들이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대를 선사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모니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이들의 무대 밖 모습은 어떨까? 포르테 디 콰트로와 함께한 세 시간을 돌이켜보면 이들은 무대 위뿐 아니라 무대 밖에서도 조화로운 그룹이었다.
 
올해는 포르테 디 콰트로가 결성된 지 5년째 되는 해다. 2017년 방영된 JTBC <팬텀싱어 시즌1>에서 우승 후 국내 크로스오버를 대표하는 팀으로 자리 잡았다. 못하는 게 없는 맏형 테리톤(바리톤+테너) 고훈정, 테너 김현수, 베이스 손태진, 테너 이벼리로 구성된 이들은 시즌3까지 이어진 <팬텀싱어>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 그 존재감은 지난 1월부터 방영된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여과 없이 발휘됐다. 프로그램 시즌1부터 시즌3까지 시즌별 결승에 진출한 아홉 개 팀이 자존심을 건 빅 매치를 선보였다. 쟁쟁한 출연진이 참가하는 무대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는 첫 곡으로 박효신의 ‘겨울소리’를 선택했다. 겨울왕국에 온 듯한 깨끗하고 웅장한 하모니는 시쳇말로 ‘무대를 찢었다’고 할 만큼 아름다웠다. 


#팬텀싱어의 형님이 돌아왔다
 
<팬텀싱어 올스타전>이 두 번째 방송을 앞두고 있던 날, 포르테 디 콰트로를 만났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시작된 후 녹화와 합주를 병행하며 3월에 열리는 언플러그드 콘서트로 팬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네 사람 모두 즐거워 보였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음악을 선보이는 이들은 무대 밖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30대 중후반이 된 네 남자가 한데 모이니 마치 고등학교 교실에 들어온 것 같았다. 리더이자 맏형인 고훈정은 아이들을 통제하는 반장, 김현수는 성공률이 낮은 농담을 던져 친구들에게 실소를 짓게 만드는 아이, 손태진은 선생님을 미소 짓게 할 만큼 훌륭한 답을 내놓는 모범생, 이벼리는 뒷자리에서 잠들어 있다가 중요한 순간 일어나 한마디하는 아이 같은 느낌이랄까. 서로의 말을 이어받으며 대화를 빙자한 수다를 떠는 이들은 티키타카(tiqui-taca)가 훌륭한 수다쟁이들이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네 사람을 보니 그 말을 남자로 바꿔야겠어요. 네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고등학생들 같아요.
김현수(이하 현수) 남자들은 나이 들어도 애 같다고 하잖아요. 아마 저희는 나중에 70~80대가 되어도 이러고 놀걸요? 손태진(이하 태진) 그때쯤 되면 다 같이 늙어가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형, 동생이 없을지도 몰라요.(하하)
 
올해는 포르테 디 콰트로 팬에게 선물 같은 해에요. <팬텀싱어> 출연에 새 싱글앨범을 냈고, 콘서트까지 앞두고 있어요.
고훈정(이하 훈정)오히려 방송이 없었으면 지금이 가장 한가했을 거예요. 저희는 연말에 공연을 다 마무리하고 연초에 가장 한가하거든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콘서트가 밀리고 그러면서 이번에는 반대로 연말을 한가하게 보내고 연초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팬텀싱어>로 오랜만에 돌아왔어요. 경연이 아니라곤 하지만 무대에 서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요?
훈정 경연이 아니라곤 하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기분이 썩 좋진 않아요.(웃음) 처음에는 경연도 아니니 즐긴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래도 점수가 잘 안 나오면 속상해요. 현수 그래도 함께 출연하는 36명이 모두 주인공이잖아요. 그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첫 무대인 ‘겨울소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어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어려운 곡이었는데도 반응이 참 좋았어요. 유튜브 조회 수도 20만 뷰가 넘을 만큼 화제가 됐어요. 
훈정 워낙 곡이 좋아요. 이 노래가 처음 나왔던 2018년에 정말 많이 들었어요. 저희가 2.5집 앨범이 나오고 콘서트에서 한 번 부른 적이 있어서 이 프로그램에서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태진 <팬텀싱어> 감독님한테 이런 곡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소개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첫 무대에 ‘겨울소리’를 부르기로 하고 편곡에 들어갔죠. 앞뒤 합창 부분이 들어가면서 음향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이벼리(이하 벼리)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어요. 제가 고음을 내고 있는데 화면에 제가 아니라 현수 형이 잡혔어요. 멜로디는 제가 불렀는데 다들 현수 형이 부른 줄 알아요. 훈정 벼리가 노래를 부를 때 움직임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소리는 벼리가 냈는데 노래할 때 움직임이 큰 현수가 잡힌 거죠.(웃음) 그래도 팬들은 그 파트에 고음을 벼리가 한 걸 다 알아요. 현수 미안해서 SNS에 벼리에게 미안하다고 올리려고 했어요. 벼리 아니, 웃자고 꺼낸 말인데 반응이 너무 진지한데요? 태진 자자, 잡담 그만하고 ‘겨울소리’는 너무 좋은 노래였고요.(웃음) 제작진이 이 노래는 꼭 불렀으면 좋겠다고 해서 선곡하게 됐어요.  현수 무대가 공개됐을 때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방송 다음 날 눈이 엄청 오더라고요.(웃음) 날씨도 도와줬어요.
 
이제 두 번째 무대가 공개돼요. 어떤 노래로 무대에 서나요?
태진 ‘도시의 오페라’라는 곡이에요. 조용필 선생님 곡이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이에요. 저희가 시도하지 않았던 스타일의 무대를 선보일 거예요. 마라톤을 하는데 체력 안배 없이 전력 질주하는 느낌이랄까. 현수 가요에 저희의 색깔인 클래시컬한 느낌을 얹어서 크로스오버적인 느낌을 많이 살렸어요. 저희 무대를 통해서 ‘조용필이 이런 곡도 했구나’ 하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훈정 그 곡은 숨 쉴 틈도 없이 몰아치는 곡이에요. 노래하는 사람도 숨을 못 쉬고 보는 사람도 숨을 못 쉬는 곡이에요. 저랑 현수가 가성으로 극 고음을 주고받는 식인데요. 록 사운드를 내는 노래는 처음이라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들을지 궁금해요. 

무대에 설 때마다 곡을 고르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훈정 선곡에서 고생한 적은 없어요. 5년 동안 한 팀으로 활동하면서 서로 손발을 많이 맞췄잖아요. 그 시간 동안 저희 사이에 이런저런 것이 많이 쌓여서 오히려 심플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다른 팀은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스트레스는 없어요. 태진 4~5년을 함께 맞췄으니까요. 여기에 프로그램에 필요한 극적인 요소를 어떻게 넣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무대에 설수록 계속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것 같아요.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멤버들이 다 있다 보니 세월을 실감할 것 같아요. 훈정 씨는 출연진 중에서도 가장 맏형이죠?
훈정 오랜만에 오니까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제작진밖에 없고 다 어려요.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곧 마흔이고 애아빠인데 여기서 손가락질 받을 순 없으니까. 현수 요즘 형이 자꾸 마흔이란 소리를 많이 하는데 그게 예고편에도 나갔더라고요. 마지막 30대를 올인하겠다는 이야기로 좋게 마무리됐는데 나이만 강조한 느낌이에요.(웃음)
 
가장 형님이면 다른 동생들이 어려워할 수 있겠네요. 
태진 형은 오히려 동생들을 먼저 찾아가서 격려해주는 편이에요. 다른 팀이 선곡할 때도 도와주고. 벼리 시즌3 막내가 훈정 형이랑 거의 띠동갑이에요. 저희가 시즌1 할 때는 다 20대였는데 어느덧 다들 30대 중후반이 됐어요.
 
20대랑 30대는 체력에도 차이가 느껴지잖아요. 경연을 준비하면 평소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쓸 것 같은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태진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걸 부정할 순 없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저걸 다 어떻게 했지 싶어요. 시즌3 팀을 보면 그 프레시한 기운이 보여요. 그걸 보면서 우리도 저랬었나 싶어요. 현수 외모는 그때가 더 올드 했던 것 같아요.(웃음) 시즌1 때는 산에서 20년 넘게 뛰어놀다가 막 상경한 애들 같은 느낌이 있었죠.(하하) 지금 많이 세련되어졌죠.
 

202103_294_2.jpg


#지난 5년, 다가올 5년
 
포르테 디 콰트로는 결성하자마자 수많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했다. 족히 수천 개는 될 노래를 함께 부르는 사이 이들의 장점은 더욱 확고해졌다. 네 명의 목소리는 저마다 존재감이 분명한데도 한 명이 내는 것처럼 조화롭다. 네 사람은 이것을 시간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한다.

방송을 앞두고 싱글앨범 <컴스 트루(comes true)>를 공개했어요. 3집 <하모니아>가 나온 지 1년이 훌쩍 지났더라고요.
훈정 3집 앨범 작업할 때 같이 녹음했던 곡이었는데 앨범 콘셉트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다음에 쓰려고 미뤄놨던 게 지금에서야 나왔어요. 위로를 전하는 느낌이라 코로나 때문에 힘들 때 공개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음원이 공개되기 전에 공연에서 부른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들었던 분들이 음원을 빨리 내달라고 요청을 많이 하셨어요. 지금이라도 나와서 다행이에요.
 
4집도 계속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언제쯤 만날 수 있나요?
현수 올해 안에 내는 게 목표인데 뜻대로 될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가요처럼 음반이나 음원이 터져서 잘되는 가수가 아니라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연말이 되기 전에 코로나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공연장에서 저희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하여튼 올해가 가기 전에 음반과 공연을 모두 성공적으로 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어요. 훈정 4집은 익숙함 속에 낯선 모습이 있다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포르테 디 콰트로에게 아주 익숙한 모습인데 누구세요? 이런 느낌이에요. 벼리 현수 형이 멋있어지는 것만큼 낯설다고 할 수 있죠.(웃음) 태진 그건 불가능 아닐까?(웃음) 4집은 우리 팀만의 클래시컬한 색을 유지하면서 좀 더 색다른 느낌을 가미할 거예요.  
 
팬들은 포르테 디 콰트로라는 팀의 장점으로 조화로움을 꼽아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태진 공통적으로 듣는 건 우리 넷이 노래했을 때 블렌딩과 소리의 압이 적당하다는 말이에요. 깔끔하다고 하더라고요. 현수 목소리의 결이 맞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수들이라 그래요. 교만한 게 아니라 네 명 각자 들을 수 있는 능력과 보컬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그런 블렌딩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무대를 많이 한 고수들이 같이 노래하면 저절로 그 블렌딩이 나오거든요. 태진 기본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지만 노력하는 것도 있어요. 저희가 노력한 부분은 5년이란 시간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어떻게 받아야 할지 판단이 빠르게 서는 것도 노력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현수 그걸 고수라고 표현하는 거죠. 아무래도 5년 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많은 노래를 하다 보니 그 시간을 무시할 수 없죠.
 
시청자 평을 보니까 반응이 대체로 비슷해요. ‘믿고 듣는 포디콰(포르테 디 콰트로)’, ‘무대를 보면 흐뭇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이 팀에 대해 팬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태진 <팬텀싱어> 원조 팀이라는 게 큰 것 같아요. 시즌3을 보는 시청자 중에 ‘우리가 포디콰 되게 좋아했었지’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며 보는 분들도 있어요. 기억해주시는 것이 감사하죠. 저희가 시즌1에서 우승할 때 50만 표를 받았거든요. 우승 후에 공연을 하면서 “우리가 몇 번 더 공연을 해야 50만 명을 다 만날 수 있을까” 했어요. 그런데 그분들은 다 어디 가시고 없어요.(웃음) 현수 5년째 팀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좋은 마음으로 봐주시는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여기까지 오는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팬들 덕에 올 수 있었어요. 정말 다 팬들 덕분이에요. 이번 올스타전을 통해서 우리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5년이란 시간 동안 훌륭한 하모니를 쌓은 팀이 됐어요. 앞으로는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태진 저희가 얼마 전에 소속사 대표님과 미팅을 했는데 대표님 방에서 어떤 가수의 10주년 패키지 앨범을 봤어요. 1집부터 10집까지 앨범이 다 있고 포토북까지 있는 앨범을 보고 우리가 이런 걸 만들어서 팬들에게 선물하면 정말 뿌듯하겠다 싶었어요. 그걸 목표로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훈정 그러려면 한 150곡정도 필요해요. 150곡을 만들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똑같은 음악을 하지 않고 곡마다 다른 매력을 담으려면 열려 있는 마음으로 음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인생을 살면서 질리지 않는 게 딱 두 가지가 있어요. 술과 음악이에요. 음악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그런 마음으로 음악의 본질과 무대에 집중하다 보면 나머지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해요. 

관련기사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