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명은 아이의 얼굴을 한 어른이다. 아이처럼 천진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속은 깊고 진지하다. 그가 연기로 표현하는 인물들도 그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인터뷰를 나누는 한 시간 동안, 김대명의 목소리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 감정의 표출도 크지 않았다. 그저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본인의 생각을 담백하게 전달했다. 화려한 언변을 가진 사람은 분명히 아니었으나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는 사람이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속 엉뚱하지만 따뜻한 산부인과 전문의, <미생>(tvN)의 이상적인 직장인으로 반듯하고 선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어필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김대명은 다양한 캐릭터로 본인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독특한 미성의 테러범 목소리로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냈고, <마약왕>에서는 마약 중독자의 모습으로 반전 모습을 선보였다.

<돌멩이>는 그가 데뷔 14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다. 2017년 가을에 촬영했다. 영화에서 김대명은 8세의 마음을 가진 30대 청년 석구를 연기했다.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며 마을 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내던 중 가출소녀 은지를 만나게 되고, 순식간에 범죄자로 몰리는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가슴을 먹먹하게 할 정도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일품이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로부터 돌멩이를 맞는 경험을 하고,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듯한 경험을 하는 인물의 감정을 김대명은 촘촘하게 그려낸다.

데뷔 14년 만의 첫 주연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떤 마음인가. 부담감이 있다. 현장에서는 몰랐는데, 어제 시사회 끝나고 배우들과 함께 <연예가 중계> 라이브를 촬영하면서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내 자리가 MC 바로 옆이더라. 늘 나는 세 번째나 네 번째 떨어진 자리였다. 갑자기 어깨에 무언가가 쌓이기 시작했고 ‘선배님들은 이런 길을 걸어오셨구나’ 생각했다. 촬영 현장에서도 책임감이 많이 생기더라. 같이 연기했던 배우나 스태프들이 이 작품을 행복하게 떠올렸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대사가 별로 없는 인물이다.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다. 표현하기 많이 어려웠다. 석구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으면 정확한 표현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표정이나 행동 등 작은 것들로 채워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는 촬영하면서 답답함을 쌓으며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배우로서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 내 안에서 찾으려고 했다. 여덟 살의 마음은 어떨까. 또 여덟 살의 김대명은 어땠을까,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친구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했다.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도 가보고, 운동장에서 뛰어놀 때의 감정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고,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여덟 살 김대명은 어떤 아이였나. 개구쟁이였다. 친구들이랑 노는 거 좋아하고, 심심해하고. 엄마 말 안 듣기도 하고 혼자 생떼부리며 울기도 했다. 어렸을 때는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게 가능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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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세 지능을 가진 30세 청년  

<돌멩이>는 맞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김대명은 석구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 보라매공원 근처의 한 시설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20년 근무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덟 살 석구의 캐릭터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마음속에 있는 또 다른 편견을 깨버리는 사건이었다.  

석구를 연기하며 무슨 생각을 했나. 여덟 살의 마음을 가진 석구의 세상이 안쓰럽고 힘들 거라는 건 나의 착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구가 바라보는 건 명확하고 가감이 없다. 오히려 내가 더 불편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돌멩이>는 맞고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다 다르다. 맞고 틀릴 수 없는데, 이해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부터 문제가 생긴다.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배려와 책임감인 것 같다.

아직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닌데, 생각이 많은 것 같다. 나는 항상 생각한다. 나 때문에 누가 상처를 입게 될까 봐 몇 번 더 고민하고, 상처를 줬으면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도 그런 것들이 작용된다. 표현하고, 이야기하고, 달래주면서 접근한다.

영화를 계기로 달라진 생각이 있나.  생각보다는 태도다. 아무리 내가 맞다고 생각해도, 그게 100%라고 생각해도 상대가 아니라고 하면 한 번쯤은 들으려고 노력한다.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막상 해보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더라.

송윤아는 배우 김대명을 극찬했다. 본인이 바라본 송윤아는 어떤 배우인가. 선배님은 학교 다닐 때부터 지켜봐 온 아름다운 스타다. 도도한 이미지로 그려졌는데 현장에서는 소녀 같고 스태프들도 재미있게 해주면서 잘 챙겨주셨다. 그런 분이 촬영할 때는 바로 집중하는 모습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역시 아무나 배우가 되는 건 아니구나 생각했다.

김의성 배우와 호흡도 돋보였다. 함께 연기해본 소감은? 영화 몇 편을 같이 했는데 직접 붙는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 선배님의 연기에 대한 궁금증이나 갈망이 있었다. 평소 술자리를 통해 좋으신 분, 열린 분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이번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기댈 곳이 생겼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놓치면 안 되는 장면을 꼽으라면? 이 영화는 한 장면으로 설명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 다음 ‘나는 어느 자리에 있었을까’, ‘어떤 사람의 생각을 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돌멩이>는 김대명에게 어떤 의미의 영화인가. 나에게 다름에 대한 질문을 건드려준 이야기다. 매년 가을이 되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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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4년, 여전히 어렵고 괴롭고 재미있는 연기

<돌멩이>는 2017년 가을에 촬영한 작품이다. 개봉까지 꼬박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배우 김대명의 인지도와 행보는 많이 달라졌다. 그는 <미생>,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인기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김대명의 인지도를 높인 대표작이다. 시청률이 좋아서 재미있었다기보다 좋은 사람들과 작업해서 재미있었다. 내가 뭘 하든 이해해주는 좋은 친구들이 생겼다. 작품 이야기보다는 내 나이에서 하는 또래의 고민들을 쉽게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다.  

김대명의 얼굴에는 선함이 있다. 그런 모습 혹은 그런 얼굴이 담긴 캐릭터를 선호하나? 그런 건 아니다. 나쁜 악역도 많이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그런 모습을 배재하려고 할 때도 있고, 생활감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캐릭터도 있다. 그 캐릭터에 나를 묻히다 보니 선한 모습보다는 소박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데뷔 14년, 그때와 지금 본인은 무엇이 달라진 것 같나. 필모그래피가 쌓인 건 맞는데 달라졌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런 생각은 경계하는 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다른 문제들이 벌어질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시간이 지나면 불안한 마음이 없어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똑같더라. 책임이 많아질수록 걱정도 많아진다.

인지도는 달라졌다. 스스로 변화를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달라진 건 크게 없다. 물론 외적으로는 달라졌다. 책임감이 달라졌지만 그걸 많이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똑같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연기에 빠져드는 것이 자신은 없다.

배우 김대명의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도 궁금하다.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를 계속하고 있고, 부모님이 덜 걱정하셔서 다행이다. 그동안 ‘저러다 굶어 죽는 건 아닌가’ 걱정이 많으셨다.

김대명에게 연기는 무엇인가. 제일 어렵고, 괴로우면서 제일 재미있고, 이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유일한 것.

슬럼프는 없었나?힘들 때 조언해주는 사람은 있나? 내가 영향을 받은 존재는 부모님이다. 염려되는 존재도 부모님이고. 내가 잘못했을 때 화살이 부모님에게 돌아갈까 봐 늘 조심한다.

배우 안 되었으면 뭐 했을 것 같나. 여기저기 걷는 거 좋아한다. 만약 글을 계속 썼으면 여행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빵을 좋아해서 빵 굽는 제빵사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하다.

올해 40세다. 어떤 생각을 하며 사나. 똑같이 세상에 휘둘리고 똑같이 애 같다.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걸 경계하려고 노력한다. 욕심이 있다면 대본에 적힌 대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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