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신민아가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얼굴을 보여줬다.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싹 숨긴 채,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화 <디바>를 이끌었다.
독보적인 다이빙 실력, 출중한 외모, 상냥한 성격으로 전 국민적 사랑을 받는 다이빙계의 디바. 영화 <디바>의 주인공 이영이 되기 위해 신민아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성실한 시간을 보냈다. 실제 운동선수처럼 보이기 위해 근육량을 늘렸고, 고소공포증을 극복했으며, 실제 다이빙대에 올라 다양한 기술을 연마했다. 

육체적인 기술만 늘린 것이 아니다. 친구의 이면을 알게 되면서 마음속에 감춰뒀던 욕망과 광기를 분출해내는 이영은 배우로서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 캐릭터다. 신민아는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는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데뷔 20년, 우리가 알던 사랑스럽고 귀여운 신민아는 거기엔 없었다. 

전혀 다른 신민아의 얼굴을 만났습니다.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의도적인 마음은 없었어요. 대신 진짜 다이빙 선수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영의 복잡하면서도 계속 변화하는 감정에 몰입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바>를 ‘가장 어두운 신민아의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네, 그럴 것 같아요. 어둡고 깊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들이 있어요. 처절한 모습을 처음 연기해서 스스로도 많은 새로움을 느꼈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소감이 궁금해요. 강렬하다. 이영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읽으니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친구의 질투를 받는 일인자 이영의 마음에 공감이 되던가요? 저는 공감이 가더라고요. 뭔가 구체적으로 경험한 일은 아니지만 알 것 같은. 그래서 마음이 조금 아픈. 이영의 감정은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작품을 할 때마다 끊임없이 평가받는 직업이니까, 그런 지점에서 이영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해내야 완성이 되고, 내가 해낸 것으로 평가를 받죠. 상황과 직업은 다르지만 이영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비슷한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지? 영화에는 자리에 대한 압박감과 해내고 싶어 하는 욕망, 무의식 안의 감정들이 공존해요. 그런 왠지 겉으로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은 감정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친구뿐 아니라 동료,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누구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영화 <블랙스완>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있어요. 아무래도 주인공의 심리에 따라 하는 행동들이 있어서 비슷하게 보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시나리오 읽을 때도 생각했던 부분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런 지점을 어떻게 다르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블랙스완>은 너무 좋게 본 영화이고 잘 만들어진 영화라서 같이 언급되는 게 부담스러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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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빙 연습 위해 3개월 동안 매일 훈련 
민낯, 수영복 부담스러웠지만 결과 만족

동료이자 절친인 수진과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감정의 격동을 경험하는 이영. 그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도 <디바>의 매력이지만 신민아의 매력적인 다이빙 선수로서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다. 잔머리 하나 없이 올려 묶은 머리와 화장기 없는 민낯, 망설임 없이 높은 다이빙대에 오르는 이영의 모습을 위해 신민아는 매일 훈련을 거듭했고 완벽한 실력을 갖췄다. 

다이빙하는 모습이 굉장히 아름다웠어요. 훈련 과정이 궁금해요. 저도 물속으로 들어가는 장면들이 신비롭고 아름답고 신선하게 보여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웃음) 저는 물을 좋아하는데 다이빙은 안 해봤어요.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무서움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훈련을 통해서 익숙해졌어요. 3~4개월 정도 매일 나가서 훈련했고, 촬영이 시작된 후로도 계속 동작을 잊지 않기 위해서 훈련했어요. 

입수하다 다친 적은 없어요? 훈련하다가 다친 적은 있었는데, 위험한 장면은 촬영할 수 없으니까 최대한 조심하고 배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부상은 안 당했었는데, 물속으로 들어갈 때 고생은 했어요. 코에 물을 충분히 빼고 입수를 해야 하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오케이 컷이 나와야 하니까요. 

민낯이 부담스럽진 않았나요. 부담스러운 지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민낯이 수영장의 물을 만났을 때 도움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를 보니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여성이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제작사 대표, 감독, 촬영감독이 모두 여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여성 제작진과 함께 작업한 느낌은 어땠어요? 여자 영화이기 때문에 여자들이 모여서 해야 한다는 의도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잘 찍을 수 있는 분들이 모였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두 배우가 여자인 데다 몸을 쓰는 수영복을 입고 촬영을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하게 의지했어요. 조감독과 연출부가 훈련도 같이 했거든요. 그래서 샤워도 같이 할 수 있었고, 마음도 많이 갔어요.(웃음) 이 작품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의지해야할 것이 있는 작품인데 그런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주인공으로서 고민이나 압박감도 있었을 텐데요. 욕심내서 준비하고 기대했던 만큼 결과물이 나왔다고 보시나요? 음, 물론 모든 게 만족스러운 사람은 없으니까, 아쉬운 점이 보이기도 했어요. 저는 이영이가 안타까움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너무 잘나갔기 때문에 쓰러지는 것도 다른 선수에 비해 클 거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안타까웠어요. 이영이가 선택했던 상황들이 이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지점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이영의 감정에 집중이 안 되면 한 시간 반이 너무 지루하게 흘러갈 것 같은데, 통쾌했던 부분이 있다는 반응도 있는 걸 보면 이영의 감정선을 따라가신 것 같아서 기쁩니다. 


# 데뷔 20년, 롱런하는 배우 
힘들 때는 태도와 생각을 감사함으로 

잡지 모델로 데뷔한 신민아는 20년 넘는 시간을 배우로서 롱런하고 있다.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속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초선의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속 치명적인 사랑스러움을 가진 구미호 등 매력적이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이며 본인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데뷔 20년이 됐어요. 스스로 롱런하는 힘이 뭐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생각해요. 항상 하고 싶고 열정도 가득한데 그런 기회들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중간중간 힘들어했던 시기도 있었고요. 그럴 때는 스스로의 태도나 생각을 감사함으로 바꾸고 즐기면서 하려고 해요. 롱런하는 힘이라면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그런 생각들을 잘 끌고 온 게 아닌가 해요. 

힘들었던 시기라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기회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상태와 일이 주어지는 시기가 늘 맞아떨어지지는 않잖아요.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할 수 없을 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스스로에게 줬을 때나, 결과가 반드시 좋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때 힘들었어요. 

그런 시간은 어떻게 이겨냈나요? 도인 같은데.(웃음) 그런 상황을 즐기려고 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디바>에서도 그런 욕망과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괴로움이 있잖아요. 저 스스로 막연하게 갖고 싶다는 게 있을 수 있는데, 젊었을 때는 그랬어요. 내가 가질 수 있고 없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 갖고 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 해요. 

평소 시나리오 제안 많이 받으시죠? 작품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디바>도 그랬고, 이상하게 끌림이 오는 작품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는 배우니까 캐릭터 위주로 영화를 보게 되고, 그동안 안 해봤던 연기나 환경인지 살펴봐요. 이야기가 너무 좋아도 스스로 캐릭터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으면 표현하기 힘들어서,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아끼는 작품 세 편만 고른다면? 최근 <고고70> 영화를 다시 봤어요. 그때 당시 <디바>처럼 준비도 많이 했고 캐릭터 애착도 큰 작품이에요. 너무 애착이 가서 다시 보기 힘든 복합적인 마음이 있었는데, 얼마 전 다시 봤어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는 두 여배우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의 영화인데, 촬영하면서 애착이 갔어요. 마지막으로 <경주>요. 많은 분들이 의외의 선택이라 표현했는데, 당시에는 저 나름대로의 변화가 아니었나 생각해서 이렇게 세 작품을 꼽고 싶어요. 

<디바>는 도전하는 여성을 그렸어요. 신민아가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뭔가요? 안 해봤던 역할 중 끌리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뭐가 있을까요. 악역도 하고 싶고. 딱히 구체적으로 생각나는 캐릭터나 감독님은 없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의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늘 있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연인 김우빈 씨는 영화를 봤나요. 개봉을 안 해서 아직 못 봤는데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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