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태권도 간판 이대훈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태권도 세계 랭킹 1위 이대훈(29. 대전시청)이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대훈은 25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고 나서 "이제 선수 생활을 끝낸다. 이번 올림픽이 선수로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대훈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중국의 자오솨이에게 15-17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한 채 선수생활을 접게 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이대훈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대훈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상대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승리를 축하하는 등 매너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대훈은 한성고 3학년이던 2010년 태극마크를 단 뒤 2012년 런던올림픽 58㎏급 은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이대훈이 각종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딴 금메달만 21개에 달한다.


이대훈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렸으면 대회를 치르고 올해는 전국체전 등에 출전하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1년 미뤄지면서 가족, 팀, 감독 선생님과 상의해 이번 대회만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이 금빛 찬란하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될 거라는 생각만 했는데 첫 경기에서 경기 운영을 너무 잘 못 하며 져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었다"면서 "많이 응원해 주신 분들이 한 경기만 보고 실망하셨을 텐데 (패자부활전) 기회가 왔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자 생각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다음 대회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버거울 것 같았다"고 은퇴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가 안 됐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경기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대훈은 향후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그는 "기량이 떨어진 지금의 모습이 아닌 열심히 하고, 조금 더 잘했던 이대훈의 모습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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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랑스러워, 오래 기억할게"

이대훈의 아내 안유신 씨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남편을 향한 편지를 공개했다.

 

안씨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냥 눈물이 났다"며 "어느 한 시합도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한 적이 없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가족으로서 아내로서 이번 올림픽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알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지만 누구보다 빛났던 오늘을 잊지 않겠다"며 남편을 향해 "언제나 최고의 자리에서 태권도를 빛내줘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 오래오래 기억할게"라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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