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자녀의 양육비를 보내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다시 화제다. 최근 김동성이 <우리 이혼했어요>에서 양육비 미지급 관련 건을 언급하면서다. ‘양육비’와 ‘배드파더스’에 대해 짚어봤다.
 
지난해 1월 배드파더스에서 일하는 구본창 씨가 재판장 피고석에 앉았다.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배드파더스에 오른 부모 5명이 구 씨를 고소했다. 그들은 신상이 공개돼 명예훼손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7명이 만장일치로 구 씨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의 인적사항을 공개한 행위가 공공의 이익으로 판단된 것이다. 
 
올해 1월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양육비 이행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7월부터 양육비 지급 명령을 따르지 않는 부모를 대상으로 3개월 이상 소명 기회를 준 뒤 인터넷에 채무자의 이름, 나이, 직업, 주소를 공개한다. 출국 금지 조치도 가능하다. 6월부터는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으며, 당사자 동의 없이 신용·보험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법이 시행되면 사이트를 폐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양육비 이행법상 신상 공개 내용에 ‘사진’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낮을 것이라 지적했다.
 
‘양육비 이슈’가 재차 달궈진 2월 중순, 배드파더스의 구본창 씨를 만났다. 배드파더스 운영진은 총 7명이지만 신상 공개에 따른 보복 우려 때문에 구 씨만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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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파더스에 등재된 아이 아빠.

 

배드파더스의 궁극적 역할은 ‘단죄’인가. ‘단죄’는 아니다. 양육비를 미지급한 사람들의 신상(이름, 얼굴, 나이, 거주지, 학력, 직장)을 공개해 지급하게 만드는 거다. 
 
공개하기까지 과정은. 제보를 받고서 서류 확인부터 한다. 이혼 판결문, 양육비 부담조서, 화해권고 결정문 같은 법원 서류다. 확인을 마치면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사전 통보를 한다. “당신이 양육비를 주지 않는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지급한 상황이라면 그 근거 내역을 보내달라. 만약 전액 지급이 안 됐다면 양육자에게 연락해 해결을 논의해라. 해결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신상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사전 통보 후 일주일은 무조건 기다려준다. 이때 미지급자가 해결 의사를 보인다거나 양육자와 얘기 중이라면 끝까지 기다린다. 다시 말해, 양육자가 판단했을 때 상대방이 양육비를 도무지 줄 의사가 없다면 그때 신상을 공개한다. 보통 사전 통보 이후 3일 이내에 해결된다. 
 
3일? 그 경우는 양육비를 못 준 게 아니라 안 줬던 걸로 보인다. 직업에 따라 다르다. 공무원, 4대 보험이 되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전 통보를 받으면  빨리 해결하려 한다.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서다. 자영업자는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변경하거나 프리랜서는 소득을 감추는 편법을 쓸 수 있다. 양육비는 최저생계비(올해 185만 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 통보만으로 미지급 문제가 해결된 게 어느 정도인가? 580건. 신상 공개로 해결된 건 대략 200건이다. 여전히 미해결된 것도 200건 정도다. 제보가 끊임없이 들어온다. 하루 10건은 되는 것 같다. 
 
양육비 안 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안 주고 버텨도 강제할 법 규정이 없다. 법원 판결은 사실상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아주 드물게 감치(유치장이나 교도소에 가둠)라는 게 있지만 그마저도 강제력이 없다. 당사자가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 감치 집행을 거의 못한다. 
 
진짜로 ‘못’ 주는 사람도 있을 거다. 물론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정말 줄 형편이 안 된다면, 애초에 양육자가 제보도 안 할 것이다. 
 
제보자를 대면하나? 비대면이다. 메시지로 제보를 받는다. 허위 제보의 가능성에 대비해 제보자의 신분증도 받아둔다. 하지만 법원 서류 확인이 필수이기 때문에 허위 제보는 한 건도 없었다. 접수 받으면서 이혼 배경이나 사유는 알 필요가 없다. 누구에게 책임이 더 있느냐, 위자료 부분은 법원이 판결하는 거고 우리는 법원 판결을 기초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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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파더스에 올라온 아이 엄마.

 

제보자 성비는 어떻게 되는지. 여성이 80%다. 겁이 나서 제보하지 못하는 사람도 꽤 되는 것 같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양육자 중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많다. 피해자들이 트라우마 때문에 제보 자체를 겁낸다. 제보한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 
 
배드파더스가 개설된 때는 2018년 7월이다. 그 존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그해 야구선수 최희섭 씨가 등재되면서다. 내가 명예훼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한 번 더 화제가 됐고 최근에 김동성 씨 건으로 더 알려졌다. (김동성은 2020년 4월 배드파더스에 등재됐다.)
 
방송인 이다도시의 전 남편 건도 있지 않나. 여전히 등재돼 있다. 지금까지 미지급된 게 1억 원을 넘는 걸로 안다.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메일로 알렸더니 “네가 무슨 권리로 그러느냐”고 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 중 기억에 남는 일화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느낀 적이 있다. 전남편이 연봉 10억을 받는 국내 유명 로펌 변호사인데, 양육비(월 500만 원)를 4년간이나 주지 않았다. 사이트에 올리겠다고 통보하니까 바로 2억4,000만 원을 보내더라. 안 줬던 거다. BMW를 모는 양육비 채무자가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경우도 있었다. 본인은 형편이 어려워서 못 준 거라며. 그래서 우리가 물었다. 당신은 형편이 안 된다면서 외제 차는 어떻게 몰고 있느냐고. “채무자들이 편의를 봐준 거”란다. 당신이 어렵다는 걸 양육자가 수긍해야 하니 증빙 자료를 달라고 했다. 그런 건 또 없다더라. 그 사람은 양육비 감액소송도 신청했는데, 그것도 나에 대한 명예훼손도 각하됐다. 
 
 
배드파더스 운영진 중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 중이다. 배드파더스에 올린 사람들 중에 직접 찾아오는 경우는 없나? 운영진들이 나서서 활동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해코지다. 실제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칼 잘 쓰는 동생이 있다. 사진을 내리지 않으면 동생을 보내겠다”고 했다.
 
양육비 이행법이 통과됐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효과는 당연히 있다. 운전면허 정지, 출국 금지 조치는 효과가 아주 클 거다. 하지만 신상정보에서 사진 공개를 안 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두 권리의 충돌이다. ‘아이들의 생존권’과 ‘무책임한 개인의 명예훼손’. 어떤 것이 더 우선인가의 문제라는 건데, 양육비 피해아동이 100만이다. 그런데도 무책임한 부모의 명예를 더 존중해야 한다는 건가. 
 
이 법이 시행되면 배드파더스를 닫는 걸로 안다. 이대로 법이 시행되면 최소 10월에는 미지급자 신상이 공개된다. 그때 사진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그 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폐쇄 계획을) 다시 생각하려 한다. 지금은 10월에 폐쇄시키겠단 계획이다.
 
제각각 양육비, 책정 기준은? 
 
A씨는 100만 원, B씨는 300만 원, C씨는 500만 원. 서울가정법원이 공포한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르면 양육비는 ‘자녀 나이’와 ‘부모 소득’을 기초로 책정된다. 법적 구속력은 없다. 말 그대로 ‘합의’를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 수준이다. 가장 최근 지표는 2017년 기준표로, 양육 자녀가 두 명이 4인 가구 기준 1인당 비용을 표준양육비로 한다. 
 
딱 떨어지는 셈은 아니다. 가산·감산 요소가 되는 부수 사정을 반영한다. ▲자녀 거주 지역(도시지역은 가산, 농촌 등은 감산) ▲자녀 수(1인이면 가산, 3인 이상은 감산) ▲고액 치료비 ▲부모가 합의한 고액 교육비 ▲부모의 재산 상황 ▲비양육자의 개인회생(회생절차 진행 중 감산, 종료 후 가산 고려)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만 15세의 딸 한 명, 만 8세의 아들 한 명을 둔 4인 가구가 있다. 이 집 부모의 월 평균 세전 소득은 450만 원(양육자 180만 원, 비양육자 270만 원)이다. 기준표에서 ‘자녀 나이 15~18세’와 부모 합산소득 교차구간은 137만6,000원, ‘자녀 나이 6~11세’와 부모 소득 교차 구간은 113만6,000원이다. 가·감산 요소가 없다면 양육비는 251만2,000원이 된다. 여기서 비양육자의 양육비 분담비율은 60%(270만 원÷(180만 원+270만 원))이기 때문에, 양육비 총액과 분담비율을 곱한 금액(150만7,200원)이 최종 양육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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