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문제로 도마에 올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이 의사국가고시에 최종 합격했다. 실력으로 일군 결과라는 주장과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환자를 맡기는 것이란 비판이 맞서고 있다.
 
지난 1월 14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발표한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합격자’ 명단, 유난히 눈에 띄는 이름 두 자가 논란을 빚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이름이 포함된 것. 지난해 12월 23일 조 전 장관 아내인 정경심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1심 선고에서 “입시비리 관련된 동기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딸 조 씨가 서울대 의전원에 1차 합격하는 등 실질적 이익을 거둬 다른 응시자들이 불합격하는 불공정한 결과”라고 봤다. 그러면서 “정 교수의 범행은 교육기관의 업무를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야기하고 우리 사회의 믿음을 저버려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동양대 표창장 의혹을 포함해 검찰이 ‘7대 허위 스펙’이라고 가리킨 ▲동양대 보조연구원 경력 ▲서울대 인턴 ▲KIST 인턴 ▲공주대 인턴 ▲단국대 인턴 ▲부산 호텔 인턴 등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또한 이런 허위 경력을 제출해 서울대·부산대 의전원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이 맞다고 했다. 
 
판결에 따라 딸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 여부는 재차 화두가 됐다. 그러나 부산대 측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대로 자체 심의기구를 열어 학칙과 모집 요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상태에서 조 씨가 국가고시를 통과했다. 통상적으로 의사국시 합격률은 90%를 넘는다. 
 
조 씨의 합격 소식은 찬반 설전으로 확산됐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13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의대에 부정 입학한 무자격자가 흰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하면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게 된 사태에 대해 의사 면허증과 가운을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학 취소, 성대 교수 자녀의 서울대 치전원 입학 취소, 숙명여고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퇴학 등 다른 입시비리 사건과의 형평성도 언급했다. 
 
조 전 장관 딸과 자주 비교되는 정유라의 경우 검찰 기소 이전, 다시 말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입학이 취소됐다. 또 숙명여고 쌍둥이는 2018년 11월 퇴학 처분을 받았는데, 이 날은 검찰이 쌍둥이의 아버지를 기소한 당일이었다. 성대 교수 자녀 건은 입학 스펙이 허위로 판명 나 입학이 취소된 사례다. 성대 약대 교수였던 엄마가 만들어준 논문과 수상 경력으로 자녀가 부정 입학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검찰 기소 직후 입학 자체가 무효화됐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사신(死神) 조민이 온다’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올리며 “우리나라 의사고시 합격률이 95%에 육박한다 해도 학창시절 공부를 하지 않은 5%는 걸러줄 거라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희망 역시 산산이 부서졌다”고 적었다. 서 교수는 또 “그녀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전공한다면 많은 이가 생사의 기로에 놓일 테고, 이비인후과를 한다면 많은 이가 겪지 않아도 될 이명과 난청으로 고생하게 할 것”이라며 신랄히 비판했다. 
 
부산대 총장은 조 씨의 입학을 취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조 씨가 지원할 당시 의전원 모집 요강은 입학 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될 경우 입학을 취소하며, 졸업한 뒤라도 학적 말소 조치를 한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조 씨의 합격을 축하하는 의사도 있다. 지난해 의사들의 집단 휴진을 비판했던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씨는 개인 SNS에 “그들(검찰)이 그(조국)의 온 가족을 범죄자로 만들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불법 수사·기소를 마음대로 하고 양심도 저버린 판결을 서슴없이 하는 와중에 얻은 결실이기에 축하를 받을 만하다”고 적었다. 친여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 씨의 합격을 축하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의연하게 시험도 잘 치르고 좋은 결과 나온 것을 보니 사필귀정”이라며 “봄은 오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조국 장관 따님 조민 양 의사국가고시 합격,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입증한 쾌거”라는 글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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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들 “딸? 평소처럼 지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당사자의 근황도 대중의 관심사다. 1월 17일, 18일 조 씨가 거주 중인 동네에서 만난 주민들은 “전과 다를 바 없이 지낸다”고 입을 모았다.  
 
“그집 딸? 오늘 낮에도 봤는데? 주변 신경 안 쓰고 잘 다녀요. 요새는 마스크를 쓰니까 더 편하게 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워낙 자주 봐서 동네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긴 해요. 근데 뭐, 서로 인사를 할 것도 아니고… 조국네 지나가는구나 하고 말아요.”

“의사 됐단 소리는 뉴스로 봤어요. 당연히 시험 볼 줄 알아서 놀랍진 않더라고요. 멘탈이 생각보다 강한 애인가 보다 하죠.”
 
“(전) 장관은 아침마다 저기 우체국을 가요. 꼭 서류 봉투를 들고 있어요. 아침 일찍 여기 앉아 있으면 못 볼 수가 없어요.”
 
한편 조 씨의 의사 면허가 계속 유지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의료법 제5조에 따르면 의사국시 응시자격은 ‘의대·의전원 졸업자’에게만 부여된다. 입학이 취소되면 졸업도 취소돼, 의사면허까지 무효가 될 수 있다. 다만 의사국시 합격 후 의전원 졸업이 취소돼 면허를 박탈당한 사례는 전무해, 해당 법이 조 씨에게 어떻게 적용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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