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이자 코바나콘텐츠 대표 김건희 씨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김 대표의 어머니 최 모 씨와 자신이 둘러싼 의혹 때문이다. 논란의 주인공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김 대표의 회사 ‘코바나콘텐츠’ 사무실로 직접 가봤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이자 코바나콘텐츠 대표인 김건희 씨와 연관된 사건은 크게 두 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의혹과 코바나콘텐츠 전시 협찬 의혹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압박에는 김건희 대표와 김 대표의 어머니 최 모 씨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김 대표와 그 어머니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은 지난 2018년 시작됐다. 그러다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던 의혹들은 최근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대립구도(?) 이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일까.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남편 윤석열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을 때도 <야수파 걸작전-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전시를 개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가 지금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을 처음 찾은 건 최 씨 관련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지난 6월이다. 사무실의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상가로, 윤 총장의 직장인 대검찰청과 가깝다. 이 지하상가와 이어지는 아파트에 윤 총장 부부가 살고 있다.


2019년 6월 <야수파 걸작선> 이후 멈춘 코바나콘텐츠

 
김 대표의 사무실은 지하주차장과 아파트로 올라가는 입주민 전용 엘리베이터 근처에 있다. 흰색 바탕에 까만 글씨로 코바나콘텐츠를 영어로 써놓은 간판이 달려 있다. 통유리로 되어 있는 사무실은 흰 벽으로 내부를 가려놨다. 그리고 코바나콘텐츠가 진행한 전시 중 하나인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의 사진과 연대기가 적혀 있다. 여기서 지하주차장 쪽 통로로 꺾으면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일러스트로 그린 그림이 벽면을 가득 메웠다.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을 처음 방문한 날은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당시 기자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쯤이었는데 사무실은 이미 불이 꺼져 있었다. 
며칠 뒤, 오후 3시쯤 다시 방문하니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사무실에서 사람이 나오길 기다린 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 닫힌 문을 열고 한 사람이 나왔다. 코바나콘텐츠의 직원이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직원 A씨는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었지만 큰 경계심 없이 질문에 답해줬다. A씨는 현재 김 대표가 사무실을 비웠고 요즘은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다. 2019년까지 전시회를 열었던 코바나가 올해는 왜 전시 일정이 없냐고 물으니 “코로나 때문에 난리인데 어떻게 전시를 하냐”고 답했다. 올해 전시를 열 계획이 있냐고 묻자 “아직 없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명함을 건네니 대표에게 전달해주겠다며 사무실 안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나 11월이 됐다. 최근 코바나콘텐츠가 전시회를 열면서 수사 대상인 기업들에게 협찬금 명목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식매매 특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법원에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이 여러 차례 기각되자 검찰은 세무당국을 통해 코바나콘텐츠의 과세자료를 확보했다.

코바나콘텐츠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진 11월 어느 날,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을 다시 찾았다. 점심시간 때쯤 사무실 앞에 도착하니 직원 A씨가 점심식사를 하러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그는 인사를 건네는 기자의 얼굴을 보더니 “할 말 없다”며 입주민 전용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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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에 있는 코바나콘텐츠 사무실.

김건희 대표 "검찰 수사 시작 후 사무실에 나오지 않아" 

A씨가 사라진 사무실은 여전히 불이 켜져 있었다. 흰 벽으로 내부가 가려진 쪽을 지나 시트지를 붙인 쪽으로 돌아가니 불이 켜진 사무실 내부가 훤히 보였다. 10평 남짓한 사무실 안에는 벽은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가운데에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책상들이 있었다. 마주 보며 놓인 네 개의 책상 위에 컴퓨터가 있고, 책상 앞 출입구 쪽에 동그란 접대용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공간이 분리된 탕비실이 보였다. 사무실 한쪽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는 예술의전당에서 개최 예정인 전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무실에 직원이 출근하고 다른 전시 일정을 체크하는 것을 보니 김 대표가 아예 일을 쉬는 것은 아닌 듯했다. 다른 전시 기획업체 측에 문의해보니 “코바나콘텐츠가 전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최근 김 대표의 모습을 본 사람이 있을까. 건물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B씨에게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창 본인 이야기가 뉴스에 나오고 나서는 못 봤어요. 못 본 지 한 일주일은 된 것 같아요. 전에는 그분이 이틀에 한 번씩은 사무실에 나왔었는데 지금은 직원들만 출근하고 있더라고요.”
김 대표는 최근 본인의 이야기가 거론되기 전까지만 해도 직원들과 상가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자주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최근 코바나콘텐츠가 진행한 전시에 검찰 수사 중인 대기업이 대거 협찬을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였다.

 
김건희 대표와 어머니를 둘러싼 논란은?

김 대표의 어머니 최 씨를 둘러싼 의혹은 여러 차례 불거졌다. 첫 번째 의혹은 요양병원 불법 설립 및 의료비 부정 수급과 불기소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최 씨는 지난 11월 12일 요양병원 부정 수급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12시간 정도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두 번째 의혹은 지난 2013년 4월경 경기도 성남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사문서를 위조하고 부동산 차명거래를 취급한 혐의다. 이 사건은 12월 22일에는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한편 김 대표는 두 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데 서울중앙지법 반부패수사2부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의 첫 번째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및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전주로 참여했다는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바나콘텐츠 전시 협찬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 대표는 코바나콘텐츠가 전시를 열면서 수사대상에 오른 기업들에게 협찬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에게 고발을 당했다. 지난 2019년 6월 전시회를 열면서 당초 대기업 4곳에서 협찬을 받기로 했는데 윤 총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후 협찬사가 16곳으로 늘어나 이것이 청탁이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코바나콘텐츠 관련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서초세무서를 압수수색해 김 대표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 관련 과세 자료를 확보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론조사업체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1월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24.7%를 기록해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올랐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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