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장남 인근 씨가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일각에서 ‘금수저 신입사원’이라 불리는, 최인근 씨의 출근 한 달 성적표는 어떤지 알아봤다.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입사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의 근황도 전한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남 최인근 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인근 씨가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올해 나이 25세인 인근 씨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한 후,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SK 계열사에 입사해 존재감을 드러내온 장녀와 차녀에 비해 상대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었던 데다 최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만큼 장남의 행보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입사원 수시모집’ 전형으로 선발
현장교육 이수 후 업무 적응 중   

최인근 씨의 입사를 두고 재벌 자녀의 취업이라 ‘금수저 신입사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SK그룹에 따르면 인근 씨는 ‘신입사원 수시모집’ 전형으로 선발됐다. 처우도 SK E&S 사원 수준에 맞춰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너가 장남의 신입사원의 한 달은 어땠을까. SK그룹 관계자의 대답은 “특이사항 없다”이다. “경영진이 아닌 말 그대로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다른 신입사원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현장교육(OJT)을 받고 업무에 적응하면서 성실히 근무하는 중”이라고 간단하게 전했다.

외부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던 터라 인근 씨가 SK E&S에 입사하게 된 이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근 씨가 평소 미래 에너지, 신재생에너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또 다른 해석도 있다.

SK E&S는 그룹 내에서는 알짜 계열사로 불린다. 지난해 매출 6조 5,167억 원을 기록한 SK E&S는 도시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SK(주)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등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다양한 자산이 많은 데다 매년 수천억 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사업 구조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배경으로 최인근 씨의 SK E&S 입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및 미래가치를 염두에 둔 최태원 회장의 포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 등은 향후 전 세계에서 성장성이 유망한 분야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그린 뉴딜’ 정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시장 환경이 조금씩 무르익고 있는 상황이라, 재계에서는 인근 씨가 SK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2011_220_2.jpg

1 최태원 회장의 장녀 윤정 씨. 2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열린 청해부대 19진 입항 환영식에 참가한 최민정 씨와 어머니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3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의 아내가 컬럼비아대학교 어학연수 과정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신유열 씨다.

세 자녀 모두 SK 계열사 입사 
후계 구도 윤곽 나오나?


인근 씨의 입사로 최 회장의 세 자녀는 모두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입사했다. 장녀인 윤정 씨는 2017년 SK(주)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전략팀에 수시 경력자 채용으로 입사, 선임매니저(대리급)로 근무했다. 윤정 씨는 중국 베이징국제고 졸업 후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보였다.

2019년 9월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2년 휴직 중이다.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지난 7월 SK바이오팜 상장식에 깜짝 등장해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군 자원입대 등 독특한 행보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차녀 민정 씨는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산하 INTRA 조직에 입사해 근무 중이다. 해당 부서는 SK하이닉스의 국제 통상과 정책 대응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하고 있다. 민정 씨의 직급은 대리로 알려졌으나 호칭은 대리가 아닌 SK하이닉스가 올해 통일한 기술사무직 호칭인 TL(Technical Leader)로 불린다.

사업 분야별로 나누면 최 회장의 세 자녀는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로 진로가 결정됐다. 아직 세 자녀 모두 20~30대로 경영 승계를 구체적으로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어떤 행보를 걷느냐에 따라 향후 승계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세간의 SK그룹 4세 경영 후계 경쟁구도에 관심을 두고 SK 측은 “현재 최 회장은 SK(주) 지분을 18% 보유하고 있지만 세 자녀는 보유 지분도 없는 만큼 현 시점에서 승계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일축했다.

오너 자제들의 경영수업 방식 변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은 일본 롯데 계열사 입사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가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에 입사하면서 3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 35세인 신유열 씨는 신동빈 회장과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 사이에서 태어나 주로 일본에서 지냈다.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후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 등에서 근무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가 올해 초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 참석해 빈소를 지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 역시 컬럼비아대학에서 MBA를 받은 후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을 거친 이력이 있어, 이를 두고 롯데그룹도 3세 경영체제를 위한 경영수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그룹 세 자녀, 롯데그룹 장남의 행보를 두고 오너가 자제들의 경영수업 방식의 새로운 변화라는 재계의 진단도 있다. 과거 오너 2·3세들은 외국계 컨설팅 업체 등에서 짧게 근무한 후 곧바로 그룹 내 주력 계열사에 입사, 경영수업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신사업이나 잠재성 있는 계열사에 입사해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현재보다는 미래가치에 더 가치를 둔 대기업의 가치관의 변화로도 풀이된다.

관련기사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