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경기도 안산시에서 8세 아이를 납치해 성폭행한 조두순이 오는 12월 13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조두순은 출소 후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안산으로 돌아간다. 미성년자 성폭행 전과가 있는 조두순이 사회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가 돌아갈 곳인 안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두순의 출소일을 앞두고 안산의 상황을 살펴봤다.
12월 13일 조두순이 출소 후 거주할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아파트
지난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에서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했다.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8세 여자아이 A양이 등굣길에 56세 남성에게 납치를 당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 A양은 성폭행으로 크게 다쳤고 8주 이상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가해자는 A양과 같은 지역에 사는 조두순이다.

조두순은 이 사건으로 강간상해죄로 기소돼 검찰로부터 무기징역형을 구형받았으나 법원의 가해자의 나이가 많고 범행 당시 술을 마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그 후 지금의 경북북부제2교도소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시작한 조두순은 지난 2018년 성폭력 심리치료를 위해 포항교도소로 이감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0년 조두순의 출소일인 12월 1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날이 다가오자 조두순이 출소 후 어디에서 생활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조두순은 “이런 상황에서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아내가 있는 안산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은 12년 전 사건 피해자인 A양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A양의 가족들은 급기야 이사를 결심했다. 아픔을 딛고 대학생이 된 딸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딸의 안정된 삶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A양 가족들은 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동네를 떠나야 하는지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조두순의 복귀 소식과 A양 가족의 이사 소식으로 떠들썩했던 10월의 어느 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를 찾았다. 단원구에 있는 C 아파트에 조두순의 아내 B씨가 살고 있다. B씨는 남편이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 인근의 D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그곳을 떠나 이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산을 찾은 날은 갑자기 겨울이 찾아온 것처럼 제법 쌀쌀한 날이었다. 아직 만추에 접어들지도 않았는데 강한 바람 때문에 나뭇가지에서 떨어진 낙엽이 발에 밟혀 바스락거렸다. B씨가 살고 있는 곳은 지하철역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다. 지은 지 족히 25년은 돼 보이는 아파트는 낡았지만 외관은 깨끗했다. C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받은 인상은 ‘평화로움’이었다. 아파트 단지 초입에 있는 슈퍼 앞 평상에서 약주를 걸친 할아버지들의 너털웃음소리 외에는 큰 소리는 어디서든 들리지 않았다.  

마침 가을을 맞아 아파트 담벼락 도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이 학원 가방을 들고 ‘꺄르르’ 웃으면서 걸어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보니 이곳에 CCTV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얼마나 설치되어 있는지 세어보진 않았지만 아파트 건물마다 키가 큰 CCTV가 하나씩 설치되어 있고 각 세대로 들어가는 아파트 입구마다 경비실과 CCTV가 설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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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영화 ‘소원’

‘조두순’이란 이름에 불안한 주민들

커다란 두 단지 사이에 난 큰길을 따라 걸었다. 아파트 정문에서부터 후문까지 걷는 동안 어린이집이 4개 눈에 들어왔다. 단지 곳곳에는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주는 노란버스가 주차되어 있다. 아파트 인근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있었다. 이 단지 안에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이유였다.

단지 앞 놀이터에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다들 50~60대 여성들이었다. 조두순이 출소 후 안산으로 돌아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주민들 역시 조두순의 출소 소식과 곧 자신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도 처음에는 몰랐어요. 언제부턴가 기자들이 여기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묻더라고. 조두순의 와이프가 여기 사는 걸 알고 있냐면서. 우리는 까맣게 몰랐지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 흉악범이 온다니까 걱정이 많아요. 우리 딸이 결혼해서 저기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데 우리 손녀가 걱정되어서 죽겠대요. 걔가 이제 여섯 살이거든. 애 안전 때문이라도 이사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했어요.”

다른 주민은 조두순의 아내 B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린 그 사람이 누군지, 어디에서 사는지 전혀 몰라요. 여기 통장이나 (누구인지) 알려나. 주민센터 같은 데는 그 사람이 누구고 어디에 사는지 다 알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어떻게 알겠어요. 다른 데 가서 알아봐요.”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조두순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올리는 순간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두 살쯤 돼 보이는 아이를 안고 슈퍼에 가던 여성은 기자가 ‘조두순’이라는 말을 언급하자 황급히 자리를 떴다.

단지 정문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가니 60대 여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기자가 조두순에 대해 말을 꺼내자 “여기 조두순 아내가 사는 게 확실 하냐”며 되려 물었다. 그러면서 “슈퍼에 오는 손님들이 조두순 아내가 여기 산다고 말하는 걸 듣긴 했다”며 “나야 다 늙었으니까 상관없지만 우리 아파트에 어린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많은데 그 부모들이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파트 정문에서 비질을 하던 60대 관리인에게도 조두순에 대해 물었다. 그는 “조두순 안사람이 여기 사는지는 모르겠는데 한 달쯤 전에 경찰이 갑자기 순찰을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는데 갑자기 경찰이 찾아왔어요. 무슨 일 때문에 왔냐고 물으니까 그냥 순찰하러 왔다고만 했어요.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으니까 동네 주민들도 대략 짐작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들 쉬쉬하긴 하지만.”  

곁에 있던 다른 관리인은 뉴스에서 봤던 A양 가족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애 아버지가 재판할 때 조두순 눈빛을 떠올리면 아직도 그렇게 분노한다잖아요. 그런 범죄자를 12년만 감옥에 두는 바람에 동네 주민들이 다 피해를 보게 생겼어요. 지금 보니까 걱정하는 집이 수두룩해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산책을 나온 40대 여성은 지역 ‘맘카페’의 분위기를 전해줬다.

“조두순 출소 때문에 지금 안산 맘카페가 난리가 났어요. 청와대에 조두순을 격리하라는 청원을 올렸으니까 서명하라는 글도 있고, 아이들 안전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어요. 다들 어느 동네인지 추측하고 있는데 카페에서는 아직 조두순 아내가 여기 사는 걸 모르나 봐요. 아니면 알아도 쉬쉬하던가. 저도 걱정이에요. 그런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돌아온다는 데 딸 가진 부모로서 당연히 걱정이 되죠. 그래서 요즘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 갈 때는 저나 남편이 꼭 바래다줘요. 혼자 내보냈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조두순의 출소가 안산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기자를 대하는 주민들의 태도에 긍정적인 반응이 거의 없었다. 기자가 다른 아파트로 향하는 도중 만난 70대 남성만 조두순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죽었다 깨어나도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건 맞아요. 그래도 죗값을 치렀으니까 나와서 그 사람도 살아야 할 거잖아요. 그 피해자 부모도 딸이 안 좋은 일을 겪었으면 애를 위해서라도 이사를 가든가 하지 왜 여기에 남아 있었나 몰라. 조두순이 세상에 얼굴이 다 알려진 마당에 어떻게 사고를 또 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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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출소 앞둔 안산시 ‘24시간 특별 감시체제 돌입’

주민들이 불안에 떨자 안산시도 대책을 세우기 위해 분주하다. 먼저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CCTV를 집중적으로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CCTV 3,600여 대가 설치되어 있다. 안산시는 연말까지 221개를 추가로 설치하고 오는 2021년에는 3,700여 대를 더 설치해 총 7,600여 대가 넘는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CCTV는 특정인의 정보를 입력하면 활동하는 범위를 모두 관찰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로 알려져 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난 9월 2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조두순 격리법’으로 불리는 보호수용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안산지역 맘카페를 시작으로 해당 청원이 알려지자 10월 20일 기준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보호수용은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기 때문에 소급적용이 어려워 조두순의 격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윤 시장은 법무부에 보호수용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윤 시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보호수용법은 아동 성폭행범이나 상습성폭력범이나 연쇄살인범들이 형을 마치고 출소하면 사회 적응과 재범 방지를 위해 일정한 교육을 받아서 사회 진출을 돕는 제도”라며 “기본적인 법이 제정돼서 범죄자의 접근 금지나 사회 적응 방법들이 법제화되면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시장은 또한 “안산시에서 무술 청원 경찰을 채용해 24시간 특별감시체제를 마련할 것”이라며 “자율방범대와 로보캅 순찰 단체들도 시시각각 예방대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지난 10월 16일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라 조두순의 특별준수사항 추가 사항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청구했다. 이는 오후 9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조두순의 외출 및 음주를 금하고 학교 등 교육시설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현재 조두순은 전자발찌의 ‘피부착자’가 아닌 ‘피부착명령자’ 신분이다. 일각에서 조두순에게 전자발찌 준수사항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일자 검찰은 법률 검토를 한 뒤 결과 청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법원에 조두순에 대한 특별준수사항 추가사항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전과 18범이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인 조두순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1,400명의 보호관찰관 중 적임자를 선발해 배치하기로 했다. 조두순은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착용하는 동안 보호관찰관에게 24시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조두순은 출소하는 순간부터 7년 동안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또한 거주지를 변경할 때마다 이웃들에게 신상정보를 담은 경고문이 발송된다.

 
 
전문가가 말하는
우리 동네 성범죄자에게서
아이를 지키는 법

최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법도 다양하다. 지난 4월경 조주빈 등 일당에게 성 착취를 당한 ‘N번방 사건’의 피해자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다. 여기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잔인한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이 출소를 앞두자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아이를 성범죄로부터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동 성범죄 예방법은 무엇일까.

01 등하교 길목을 아이와 함께 걸어볼 것
아이가 자주 다니는 길을 함께 걸어보고 아이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을 미리 파악한다. 위험한 길로 다니지 말라는 모호한 말보다 위험한 길이 어디인지 아이에게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위험에서 도망칠 곳과 근처에 도움을 청할 곳을 알려준다.

02 아는 사람의 범위를 분명하게 알려줄 것
아이에게 아는 사람의 범위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아빠, 엄마, 오빠 말고는 누가 같이 가자고 해도 가면 안 된다는 식으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03 가방 외부에 아이의 이름을 적지 말 것
범죄자는 의외의 곳에서 아이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중 하나가 아이의 가방을 보고 이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아이는 낯선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오면 경계심을 허물게 된다. 이를 악용하는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방에 이름을 부착하지 않는 것이 좋다.

04 거짓말을 하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것
아이들은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엄마가 너를 데리고 오라고 그랬어”, “내가 너희 아빠 친구야” 하는 말을 쉽게 믿는다.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친절하게 굴 때는 거짓말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05 ‘안 돼요’라는 의사 표현을 분명하게 연습시킬 것
아이들에게 스킨십을 하려는 어른이 있으면 분명하게 거절의사를 밝히라고 알려준다. 우리의 몸은 소중한 것이니까 다른 사람이 만질 때 안 된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06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주변에 위험인물이 살고 있는지 확인할 것
아동 성범죄는 범죄자의 집이나 주변 3㎞ 이내에서 발생할 확률이 65%로 높다. 때문에 수시로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아이의 행동반경에 있는 곳에 거주하는 아동 성범죄자의 얼굴, 범죄 수법 등을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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