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사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경북 경주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에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운전자의 고의성 여부에 따라 형법이 적용될지 민식이법이 적용될지 판가름 난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를 낸 SUV 차주가 피해 아동에게 처음 한 말이 “너 왜 때렸니?”라고 밝혀져 고의사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 경주 동천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528일 피해자 조사가 이뤄졌고 529일 신고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525일 발생했다.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SUV 차량이 우회전해서 모퉁이를 돌다가 조금 앞서가던 두발자전거를 오른쪽 범퍼 모서리 부분으로 들이받았다. 차량은 쓰러진 자전거를 밟고 조금 지나간 다음 멈췄고 자전거를 타고 있던 초등학교 2학년 A군은 사고 직후 쓰러진 뒤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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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스쿨존 사고 당시 CCTV화면.

A군 누나 “운전자가 고의로 동생 들이받았다” 주장

이 사고는 피해 학생의 누나가 SNS에 사고 당시 CCTV를 올리면서 논란이 일었다. 영상에는 피해 어린이가 사고 후 고통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과 겁에 질려 운전자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여기에 운전자가 A군을 일부러 들이받은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삽시간에 화제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A군이 놀이터에서 만난 5살 여자아이와 말다툼이 일었다. A군이 놀이터에서 5살 여자아이가 계속 라고 해서 까불지 말라고 두 번 터치했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자신의 엄마이자 SUV 운전자인 B 씨에게 전화해 남자아이 두 명이 괴롭힌다라고 한 것. 전화를 받은 뒤 B 씨는 현장에 가서 A 군에게 사과하라고 했는데 A 군이 사과 없이 자전거를 타고 가버렸다. 여기까지는 양측의 주장이 같다.

 

A군 누나는 “B씨가 자전거를 타고 떠난 A군을 차를 타고 200m 정도 따라가다 역주행을 하고 중앙선도 침범했다라며 “B 씨가 격분해 따라오다 고의로 동생을 들이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B 씨는 “A군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급히 따라가다 실수로 사고가 발생했을 뿐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A군의 누나는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사고 직후 운전자가) 내려서 말한 첫마디가 너 왜 때렸니였다. 운전자는 동생 안전에는 무신경했다라며 “CCTV를 확인하니 (운전자가) 동생을 10분 넘게 혼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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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 

고의성 없을 경우 최대 15년, 있을 경우 최대 10년 징역

경주경찰서는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으로 합동수사팀을 꾸려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교통사고에서 합동수사팀이 꾸려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이 이 사건을 두고 단순 과실이 아닌 어느 정도 고의성이 있다고 봤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에 고의성 유무는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다. 고의성이 없다면 민식이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민식이법은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에게 적용되는 법이다

 

만약 B 씨의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과실범죄가 아니므로 민식이법이 적용되지 않고 특수상해죄가 적용된다. 민식이법은 가해자에 10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지만 특수상해죄가 적용되면 1년 이상 10년 이하로 적용된다. 가해자에게 선고될 최고 형량이 과실일 경우가 오히려 더 높다.

 

경찰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난 만큼 운전자는 일명 민식이법위반에 해당한다라며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속도를 넘었는지, 고의로 사고를 냈는지 등을 조사해 추가로 적용할 법이 있는지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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