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여성조선 정기구독 이벤트
TODAY`S PICK
  1. HOME
  2. TODAY`S PICK
  3. travel pick

[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57]스위스 인터라켄 여행하기

2021-01-13 10:26

글·사진 : 이신화 작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인터라켄은 융프라우 산으로 가는 관문이다. 그저 거점지로 이용할 뿐 속살을 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인터라켄에는 숨은 명소 베아텐베르그가 있다. 베아텐베르그는 “스위스 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1위”라고 하면 충분한 설명이 될까? 인터라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하더 클룸도 놓치지 말 일이다. 또 인터라켄 동쪽의 브리엔츠 호와 서쪽의 툰 호에서의 유람을 어찌 뺄 수 있겠는가? 역사 깊은 외륜선(패들 증기선, paddle steamer)에서 바라본 ‘베르네제 오버란트’ 지역의 아름다움은 ‘영원한 기억’이다.
하더클룸 전망대에서의 인터라켄.JPG
하더클룸 전망대에서 본 인터라켄

 

 

베른에서 40분 거리의 인터라켄

스위스에 도착했으니 융프라우(Junfrau)는 꼭 가봐야 한다. 필자가 여행할 그 당시 융프라우는 한국 TV속 광고로 많이 익숙해진 상황이었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융프라우 여행을 목적으로 삼은 이들이 한둘이 아닐 시점이다. 필자도 얼마나 좋은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 그러나 아는 것은 ‘인터라켄’과 ‘융프라우’라는 지명 뿐이다. 스위스에 도착할 무렵, 미리 정보를 확인했지만 익숙치 않은 지명에, 지도는 왜 그리 복잡한지, 머릿 속을 정리할 수가 없다. 여행 플랜은 저버리고 현장으로 달려가서 몸으로 부닥치는 수밖에 없다.

 

베른에서 기차를 타고 일단 인터라켄으로 향한다. 베른에서 출발한 기차는 툰(Thun)호수-스피에쯔(Spiez)-인터라켄(Interaken) 서역까지 40분 정도면 도착한다. 인터라켄은 융프라우를 가는 관문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이 도시에 여장을 푼다. 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예약한 숙소(valley hostel)는 호텔과 호스텔이 함께 한다. 인터라켄 말고도 마을마다 숙박업소가 아주 많았기에 하루 머물고 라우터부르넨으로 옮겼다. 그러나 익숙치 않은, 낯선 도시에 처음 도착할 때는 편리한 게 우선. 기차로 접근하기 가장 좋은 인터라켄에서 여장을 풀었던 것은 잘한 일이다.

 

퐁듀.JPG
퐁듀

 

 

한국 음식 먹고 할인권 받고

숙소에는 예상했던 대로 한국인 일색이다. 한국인지, 스위스인지 가늠을 못할 정도. 앞서 말한 대로 당시 스위스는 한국인 여행객이 아주 많아, 가는 도시마다 만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일단 숙소를 나와 근처의 한국 음식점을 찾는다. 이 식당에 가면 융프라우에 오르는 산악열차 할인권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입수했기 때문이다. 산악열차 할인권이 꼭 필요한 이유가 있다. 융프라우 지역은 스위스 카드와는 별개로 산악열차 가격이 적용된다. 산악열차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할인권은 필수다. 물론 현지에서도 한국 사이트를 이용해 할인권을 뽑을 수 있다. 하지만 갖고 있는 노트북으로 프린트가 불가능했다. 할인권 말고도 여행 5개월이 훌쩍 지난 시점인지라 한국음식도 간절하다. 특히 김치가 먹고 싶다. 김치찌개와 스위스 대표 음식이라는 ‘퐁듀’를 시킨다. 태권도 사범으로 왔다가 지금은 식당을 경영하고 있다는 주인의 김치찌개 솜씨가 괜찮다. 그러나 스위스 대표음식으로 통하는 ‘퐁듀’는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번 맛보면 두 번은 손대지 않을 정도다. 물론 이 식당이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두 번 다시 먹어볼 시도를 안했으니 말이다. 할인권을 받고 정상에 오르면 추울 것이라며 식당 주인의 조언에 따라 인터라켄 시내로 나선다.

  

아레강의 인터라켄.JPG
아레강의 인터라켄

 

 

베르네제 오버란트의 호수 사이의 마을

기대가 컸을까? 인터라켄의 첫 인상은 매력이 없다. 그것은 인터라켄의 속살을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에 저녁 찬을 구하러 마켓을 갔다가 아레 강과 어우러진 모습은 멋졌다. 또 시시각각으로 잘 변하는 산악지대가 만들어낸 ‘안개 띠’가 도시를 감쌀 때는 참 아름다웠다. 인터라켄(567m)은 독일어로 "호수(laken) 사이(Inter)"를 뜻한다. 도시 동쪽으로는 브리엔츠 호수가 있고 서쪽에는 툰 호가 있다. 호수 사이의 비옥한 평원에 자리하는 알프스 산간 마을이다. 시내에는 아레(Aare) 강이 흐른다. 인터라켄은 베른 주의 5개 행정 구역 중 하나로 베른 주의 남쪽 끝에 위치한다. 베른 주 이전에 이 지역은 베르네제 오버란트(Bernese Oberland)였다. 인터라켄 뿐 아니라 주변의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과 고산들을 다 합친 땅이 베르네제 오버란트 지역이었다. 1323년~1400년 사이, 베르네제 오버란트는 빚에 쪼들려 베른 주에 흡수되었다.

인터라켄이 관광지로 성공한 것은 1890년에 완공한 베르네제 오버란트 철도와 1912년의 융프라우 철도 덕분이었다. 교통의 발달로 관광객들이 몰려 들자 인터라켄 주변으로 45개가 넘는 산악 철도, 케이블카, 체어 리프트, 스키 리프트, 하이킹 트레일러가 만들어졌다. 관광의 관문인 인터라켄이 활성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베아텐베르그 샬레.JPG
베아텐베르그 샬레

 

 

숨은 명소 베아텐베르그

인터라켄 잡화점에서 볼품없는 겨울 파카와 작은 가죽 가방을 사고 베아텐베르그(Beatenberg, 1,129m)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다음날, 융프라우에 가는 전초전이라고 숙소에서 빈둥대기 싫었기에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낸 장소다. 인터라켄 서역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으니 운전사에게 지명을 알려주고 내릴 곳에 신호를 달라고 부탁한다. 버스가 출발한지 2~3분 지났을까? 버스는 금방 가파른 고갯 길로 접어들었는데 그 순간, 딴 세상에 온 듯하다. 차창 밖으로 넋이 나갈 만큼,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특징 없는 인터라켄의 시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위스 고산 지대의 풍경이 눈 앞에 있다. 절로 감탄사가 연발된다. 버스가 고갯길을 넘어 서고 얼마 가지 않아서(인터라켄에서 약 10km) 베아텐베르그라며 버스 기사가 일러 준다.

 

얼떨결에 사진에서나 봤던, 그림같이 아름다운 스위스에 필자가 서 있다. 버스 하차지점 바로 앞에 여행 안내소가 있다. 굳이 안내소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아는 게 없어서 ‘질문꺼리’를 만들 수 없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서 여러 곳을 둘러볼 생각이 없다. 그냥 안내지도만 살펴본다. 인터라켄 주변 전역이 그러하듯,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듯하다.

 

베아텐베르그의 집.JPG
베아텐베르그의 집

 

 

자료에 따르면 베아텐베르그의 모산인 니더호른(Niederhorn, 1,950m)에 가면 스키장은 물론 토보건(toboggan) 활강코스,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쿠터 바이크나 패러글라이딩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단다. 니더호른은 1856년, 광산이 폐쇄되자 지방 자치 단체 최초의 헬스 스파가 오픈하게 된다. 이 스파가 대성공을 거두자 1866년에 여러 호텔과 스파가 문을 열었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될 때까지 인기 있는 고급 여행지였다. 니더호른까지는 마을 혹은 근처의 호숫가에서 지역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눈 없는 비수철이니 관광객들은 없다. 케이블카도 운행기미가 없다. 거기에 필자는 레포츠 즐기기는 취향이 아니다. 그냥 이 목가적인 ‘스위스 풍경’을 즐기면 그만이다. 띄엄띄엄 자리한 샬레(chalet, 산에 지은 오두막)를 기웃거리면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다. 가옥의 창틀마다 화사한 꽃들이 피어 참 아름답다. 고개를 들어 산정 쪽으로 눈을 돌리면 카르스트 지형이 만든 산맥은 마치 눈처럼 흰 빛을 띠고 있다. 언덕 밑으로는 아름다운 툰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툰 호수를 발 밑에 둔, 한적한 고산 마을, 베아텐베르그. 스위스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1위로 꼽는 이유를 알겠다.

 

안개띠에 걸린 인터라켄.JPG
안개띠에 걸린 인터라켄

 

 

성 비투스 동굴

목적 없이 마을 길을 걷다가 한 샬레의 벽면에 그려진 그림을 보게 된다. 한 수도자가 용을 물리치고 있다. 용은 동양에서는 항상 상서롭고 신비한, 경외의 대상이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다. ‘성 비투스’라는 글씨가 써 있으니 뱀을 잡는 수도자는 분명히 성 비투스 일 것이다.

 

전설에 따르면 성 비투스(?~112)는 스위스의 첫 번째 사도로 여긴다. 그는 헬베티(Helvetii,) 족(현재의 스위스와 남부 독일에 살던 갈리아 부족 중의 하나)을 포교하기 위해 파견된 스코틀랜드 또는 아일랜드 수도사였다. 비투스는 주라 산맥(Jura Mountains)에서 포교에 성공한 후 베아텐베르그 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투스는 툰 호수의 용을 물리치고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동굴에 암자를 세웠다. 이 전설에 따라 이 동굴은 순례지가 되었다. 순례자들을 위해 동굴 옆에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이 세워졌다. 이 수도원은 1230년에 교구 교회가 되었다. 1334년, 마을의 일부 토지를 구입해 베아텐베르그에서 가장 큰 수도원을 세운다. 그러나 1528년, 베른이 개신교를 받아들이면서 인터라켄의 수도원들을 폐쇄시켰다. 비투스의 동굴도 입구를 막아 버렸다. 1534~1540년, 개신교도들은 인근 언덕에 목조 개혁 교회를 세웠다. 그러다 1803년, 베아텐베르그는 인터라켄 지역에 속하게 되었다. 농장과 목축업을 하던 주민들은 관광업으로 바뀌었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1959년까지 침체 상태가 되었다가 1959년부터 이 지역에 별장들이 들어서게 된다. 1980년까지 250여개가 넘는 별장이 생겨났다. 더불어 성 비투스 성당과 동굴도 이제 관광지가 되었다.

 

하더클룸 전망대.JPG
하더클룸 전망대

 

 

인터라켄 전망대, 하더 쿨름

인터라켄을 기점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하더 쿨름(Harder Kulm, 1,322m)이다. 인터라켄을 벗어나 루체른으로 가는 날 아침, 또 비가 내린다. 스위스의 가을은 비가 많다. 인터라켄에서 브리엔츠(Brienz) 호수 유람선을 타려면 동역으로 가야 한다. 오전 10시 경, 유람선착장에 도착했으나 배 출발시간은 11시 5분. 그때 눈에 들어온 곳이 하더 쿨름(Harder Kulm) 푸니쿨라(funicular, 강삭 철도(鋼索鐵道)이다. 선착장에서 푸니쿨라 매표소가 멀지 않다. 욕심을 낸다. 1시간이면 하더 쿨름까지 다녀올 수 있을 듯하다. 비에 젖어 더 무겁게 느껴지는 캐리어를 끌고 동역으로 이동해 매표소로 향한다. 다행히 스태프가 무거운 짐은 매표소에 두고 다녀오란다.

 

1908년부터 100년 넘게 운행된다는 푸니쿨라. 시작점은 735m, 끝 지점은 1,322m다. 10여분 간 움직이는 푸니쿨라는 거의 수직이다. 마치 놀이랜드의 ‘수직 기구’를 타는 듯, 정신이 아찔하다. 하더 쿨름 역에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동화 속에서 보던, 빨간 지붕을 가진 레스토랑과 투-레이크-브릿지(Two-Lakes-Bridge)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데크는 산길 밖으로 툭 튀어 나가 있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소’ 조형물이 서 있고 한 부분은 삼각형의 유리바닥이다. 까마득한 아래까지 시야를 닿게 하는 유리 바닥 위에 서면 더 아찔하다. 고개를 들면 인터라켄과 운터젠(Unterseen) 마을이 항공지도처럼 조망되고 더 멀리 시선을 옮기면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 산봉우리도 보인다. 발 아래로는 브리엔츠 호수의 물줄기가 흘러간다.

 

안개도 자욱했고 뱃 시간에 쫒겨 오래 머물 수 없었던, 하더쿨룸 체험여행. 그래도 인터라켄을 떠나기 전에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참고로 하더 쿨름은 여름 시즌(4월에서 10월)에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매표는 스위스 카드가 적용되고,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르면 할인된다.

 

브리엔츠 호수.JPG
브리엔츠 호수

 

 

브리엔츠 호수 유람선

드디어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 유람선에 오른다. 브리엔츠 호수 증기 유람선은 1839년부터 지금까지 정기선이 운항되고 있다. 1914년 건조된, 놀랍도록 혁신적인 ‘뢰취베르그(Lötschberg)’ 증기선을 포함해 총 5대의 선박이 운항한다(여름철에는 인터라켄~브리엔츠 정기운항 말고도 특별 노선이 마련된다. 퐁듀 보트, 아침식사 보트, 알파인 스타일 브런치, 하랄 크루즈, 생선요리 특선, 뢰취베르그를 타고 즐기는 저녁 보트 기행, BBQ 크루즈 등. 스위스 전통 요리를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인터라켄을 출발한 증기선은 천천히 브리엔츠를 향해 간다. 많은 마을들을 멈추고 지나친다. 비가 내린 후라서 안개가 산정 중간에 허리띠처럼 그물을 만든다. 호수와 함께 이어지는 마을들. 뵈니겐(Bönigen), 이젤트발트(Iseltwald), 기스바흐(Giessbach) 등에서 멈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기스바흐(Giessbach) 폭포다. 500m 높이의 폭포수는 여러 단을 만들고 호수로 떨어진다. 폭포 옆에는 마치 동화 속의 성같은 그랜드 호텔 기스바흐가 있어서 더 눈에 띈다. 호텔까지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야 한단다.

 

솔직히 말하면 몇 개의 마을을 거쳤는지, 마을 이름도 거의 알 수 없다. 그저 배가 향하는 1시간 20분 동안 배 위에서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치를 보면서 탄성을 지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Travel data

인터라켄 주소:Interlaken Tourismus Marktgasse 1 Postfach 3800 Interlaken

전화:+41 (0)33 826 53 00

 

베아텐베르그 주소:Beatenberg Tourismus Hälteli 400d 3803 Beatenberg

전화:+41 (0)33 841 18 18

성 비투스 동굴:주소:Seestrasse 974, 3800 Sundlauenen/

전화:+41 33 841 16 43

홈페이지:https://www.interlaken.ch/erlebnisse/seen-wasserfaelle/thunersee/st-beatus-hoehlen

 

하더쿨름 주소:Jungfraubahnen Harderstrasse 14 3800 Interlaken

전화:+41 (0)33 828 72 33

 

툰 호수 주소:Thun-Thunersee Tourismus Seestrasse 2 3600 Thun

전화:+41 (0)33 225 90 00

 

브리엔츠 호수 주소:Interlaken Tourismus Marktgasse 1 Postfach 3800 Interlaken

전화:+41 (0)33 826 53 00

 

베르나 오버란트 주소:BE! Tourismus AG Thunstrasse 8 3005 Bern

전화:+41 (0)31 300 33 00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댓글달기
글쓴이    비밀번호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번호 커버이미지
이번호
서점 이벤트
  • 예스24
  • 교보문고
  • 인터파크
  • 알라딘
  • 이달의 목차
  • 지난호보기
  • 정기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