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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56]14세기 ‘프랑스 교황청’의 도시, 아비뇽

2021-01-08 17:41

글·사진 : 이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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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바티칸 시티”에 있어야 할 카톨릭 교황청이 왜 프랑스 아비뇽에 있었을까? 지금도 아비뇽 하면 ‘교황’을 떠올리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어릴 적 교과서에나 보았을 ‘아나니 사건’과 ‘아비뇽 유수 사건’을 기억해 낸다면 다행이다. ‘교황의 도시’로 불리는 프랑스 아비뇽에는 14세기의 교황청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교황청.JPG
교황청

 

 

14세기, 67년 간 교황이 머문 도시

아비뇽(Avignon) 역에 내리면 11세기의 거대한 성벽이 도시를 가리고 있다. 성벽 남문으로 들어서면 교황청까지 거의 직선으로 대로가 이어진다. 아비뇽의 도시 기원은 고대 그리스 마실리아의 식민지로 시작 되었고 로마 제국의 히드리아누스 시대를 거쳤다. 루이 8세(1187~1226) 점령 시절에는 툴루즈, 프로방스 지역의 백작들 지배를 받았다. 당시 아비뇽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잇는 도로의 요충지로 지방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번성했던 11~14세기의 역사적인 흔적들이 도심에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제11대 왕 필리프 4세(1268∼1314) 왕의 통치 시절에는 67년(1309∼1377)간 교황청이 있었기에 아직도 ‘교황의 도시’로 불린다. 현재의 아비뇽 유적 대부분이 그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우선 장 조헤스 거리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14세기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 마르샬 교회다. 멋진 교회 앞의 작은 공원에도 부서진 유적들이 흩어져 있고 사람들은 휴식을 즐긴다. 주변에 동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성 마르샬 성당.JPG
성 마르샬 성당

 

 

곤충학자 파브르 골목

성 마르샬 교회 뒷 골목은 프랑스의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Jean Henri Fabre, 1823~1915)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예전에는 카르팡트라스(Carpentras, Karpangtras) 지역으로 불렸고 그는 이곳에서 교사 생활을 했었다. “파브르의 곤충기”로 유명한 파브르는 프랑스 남부 아베롱 지방의 생레옹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공부했다. 사범 학교를 졸업한 뒤 1842년에 카르팡트라스의 초등 학교 교사가 되었다. 1853년에는 아비뇽에 있는 고등 학교 교사였으며 1855년에는 아비뇽의 르키앙 박물관장이 되었다. 1879년~1907년까지 무려 28년에 걸쳐 파브르의 “곤충기”(총 10권)를 출간했다. 출간당시에는 책이 팔리지 않았지만 1910년 4월 3일, 87살이 된 파브르는 출판 기념회를 열면서 세상에 축하를 받았고 이 날은 '파브르의 날'로 선포되었다. 1913년에 곤충기의 최종 도해판을 아들 폴이 찍은 2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출간했다. 평생 생명을 위한 연구, 진실을 위한 연구를 한 장 앙리 파브르. 1915년 10월 11일, 92세에 사망했다.

 

마을 전경.JPG
마을 전경

 

 

시계탑 광장에 즐비한 노천 카페들

이어 레퓌블리크 거리에는 1933년에 설립된 아비뇽 라피데르 고고학 박물관이 있다.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영향을 받아 축조된 건축물은 원래는 예수회 예배당으로 칼베 미술관(1811년에 설립)에서 분관했다. 이집트 미술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채색 벽화, 파라오상, 석관, 무덤 장식품,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이 그려져 있는 물병, 그릇 등, ‘돌 세공’을 뜻을 지닌 '라피데르(Lapidaire)에 걸맞는 조각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이어 시계탑 광장에 이르면 카페, 레스토랑, 명품관들이 더 많아진다. 파라솔을 펼쳐 놓은 야외 식당들이 열 지어져 관광객들을 입 맛으로 유혹한다. 광장 주변의 옛 시청사는 현재 호텔이 되었다. 또 19세기에 유행하던 이탈리아 양식을 가진 시립 극장 건축물이 관심을 끈다. 1824년에 개관한 극장은 1846년에 화재로 재건하면서 객석 수를 1,120석으로 늘렸다. 오페라, 발레, 클래식 음악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곳. 아비뇽 연극제(http://www.festival-avignon.com)는 해마다 7월 여름에 열린다. 눈길은 극장 건물 입구의 양 옆에 시대적인 상황을 알게 하는 프랑스 귀족 예술가의 조각상에 멈춘다. 굽 높은 하이힐을 신고 있다. 하이힐은 원래 남자들의 전용이었고, 잘 사는 티를 내려고 만들어진 신발이니까 말이다.

 

팔레 데 파프.JPG
팔레 데 파프

 

 

14세기, ‘아나니 사건’아비뇽 유수 사건 발생

아비뇽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옛 교황청인 팔레 데 파프(Palais des Papes)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터(1만5천㎡)에 어마어마하게 큰 대성당이 한데 붙어 있다. 교황청의 바깥 경계에는 성벽이 요새처럼 둘러쳐 있다. 왜 로마에 있어야 할 교황청이 이곳에 있을까? 프랑스 제11대 왕 필리프 4세(1268∼1314) 때, 당시 교황청에서는 교황권의 우위를 주장하면서 왕권과 대립했다. 필리프 왕은 교황의 양해 없이 프랑스 내의 교회에 ‘임시세’를 부과했다. 교황청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필리프는 최초로 삼부회(三部會)를 소집해 국내를 결속시킨 뒤, ‘아나니’에 있는 보니파시오 8세(재위:1294∼1303) 교황을 급습(1303년 9월 7일)하는 강경 수단을 취했다. 이탈리아 로마 남동쪽에 있는 아나니는 보니파시오 교황의 탄생지며 별궁이 있던 곳. 왕 측근인, 로마 법조정치인 기욤 드 노가레를 시켜 교황을 아나니에서 납치해 3일 동안 투옥했다. 교황은 시민들의 협력으로 구출되었으나 1년 후에 병사하고 만다. 아니니 사건 이후 왕권은 신장되고, 교황권은 상대적으로 쇠퇴하면서 교황청은 로마에서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기게 된다. 1305년, 프랑스인 클레멘스 5세(1264~1314)가 교황이 된다. 클레멘스 교황은 프랑스 국왕의 힘에 의존하며 안전을 보장 받게 되지만 프랑스 왕의 강력한 간섭을 받아야 했다. 교황권과 왕권의 우위가 정 반대가 된 것이다. 

 

교황청 지구.JPG
교황청 지구

 

 

교황청은 이때부터 67년간 프랑스에 있게 된다. 이 사건을 두고 ‘아비뇽 유수’라고 역사에 기록된다. 로마에서는 교황을 재 선출하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교황권이 분립되면서 기능은 더욱 쇠약해졌다. 초기의 교황들은 카르팡트라스(현 마르샬 교회쪽)에 정청을 설치하고 거주했다. 제4대인 클레멘스 6세(재위:1342~1352)는 1348년, 프로방스 백작 겸 시칠리아 여왕으로부터 아비뇽을 사들여 파리 왕궁을 모방한 호화스러운 교황청 궁전을 건축했다. 제6대인 우르바노 5세 때 일시 로마로 복귀했으나 교황청의 주요 기능은 아비뇽에 잔류했다. 교회 분열기인 1378년 로마에서 우르바노 6세가 선출되자 프랑스인파(人派)는 이에 불만을 품고 대립되는 교황 클레멘스 7세를 내세워 또다시 아비뇽에 교황청을 열어 1417년까지 존속시켰다.가 그레고리오 11세(재위:1370~1378)에 의해 본격적인 로마 복귀가 이루어졌다. 그는 마지막 프랑스인 교황이자 최후의 아비뇽 교황이다.

 

14세기 아비뇽 유수때 건축된 교황청은 19세기에는 감옥으로도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박물관이다. 이탈리아 화가 마테오 조반네티의 프레스코 그림과 교황의 방에 그려진 장식과 바닥의 모자이크 타일이 오랜 세월에 퇴색된 채 남아 있다. 기도실, 예배실, 회랑, 회의 실, 주방 등도 볼 수 있다. 교황청 꼭대기의 옥상 카페에서는 아비뇽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교황청 내부 기념품점에서는 아비뇽 성당, 베네제 다리, 교황 관련 기념품 외에도 론 강변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Cotes du Rhone)을 팔고 있다. 교황청 내부 마당의 조그만 무대에는 공연이 종종 열린다. 교황청 옆에는 12세기의 노테르담 데스 돔 대성당이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아비뇽 대성당은 머리 꼭대기 돔 위에 4.5톤의 황금빛 성모상이 있어 화려하고 멋지다. 그 앞 쪽에는 프티팔레 미술관이 있다.

 

생 베네제 다리.JPG
생 베네제 다리

 

 

론 강의 끊어진 베네제 다리와 앙글라동 미술관

교황청 광장을 지나 로셰 데 돔(Rocher des Doms) 공원을 지나면 론 강을 만나게 된다. 로세 데 돔 공원은 아비뇽의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프로방스의 분홍빛 지붕 가옥은 물론 론 강의 끊어진 생 베네제 다리(Le Pont Saint Benezet)가 조망 댄다. 생 베네제 다리는 과거 로마 제국과 프랑스 왕국의 경계였다. 아비뇽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했음을 알려주는 다리다. 교구 목사 베네제에게 성자 셋이 나타나 론 강에 다리를 놓으라는 지시를 내려 이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 흐른다. 12세기, 이 다리가 만들어졌을 때는 22개의 아치였지만 1600년대 중반의 대홍수로 유실되어 다 쓸려 가고 4개만 남아 있다. 다리의 통행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생 탕드레 요새(Fort St. Andre)의 필립 탑과 생 니콜라 예배당이 있다. 프랑스 민요인 ‘아비뇽 다리 위에서’라는 노래의 무대가 된 이후부터는 ‘아비뇽의 다리’라고 더 많이 불리고 있다. 다리를 보려면 입장료를 따로 내야 한다.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JPG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

 

 

교황청 성벽 뒤켠을 볼 수 있는 골목을 따라 걷는 재미도 좋다. 관광객들이 찾지 않은 그 길에는 르와르 전문 극장, 이탈리안이 운영하는 사진관의 쇼 윈도우에는 성인용 사진등이 걸려 있다. 성 피에르 교회와 유대 교회당을 보고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기 위해 앙글라동(Avignon Musee Angladon) 미술관. 이 미술관은 칼베 미술관, 아비뇽 프티 팔레 미술관등과 함께 지역의 주요 전시관이다. 이 지역 출신 예술가인 장 앙글라동 뒤브뤼조와 폴레트 앙글라동 뒤브뤼조 부부에 의해 만들어진 1996년에 문을 연 사립 미술관이다. 전시관 명칭인 '앙글라동 미술관'이다. 관장 부부는 창작 활동 외에 현대 예술 거장들의 작품도 많이 수집했다. 이들이 집과 소장품을 기증하면서 미술관이 세워졌다.

 

Travel Data

현지 교통:파리에서 떼제베(TGV)나 비행기로 아비뇽까지 가면 된다. 파리에서 677km 떨어져 있다.

 

여행 포인트:아비뇽은 1947년부터 매년 7월에는 세계적인 연극제를 연다. 교황청 광장에는 미니 열차(Petit Train)가 운행된다. 교황청 광장에서 시작해서 로셰 데 돔 쪽의 정원을 지나서 성베네제 다리 근처를 지나 꼬불꼬불 골목길을 다니며 설명해주는 미니 열차다.

 

여행사이트:www.avignon- tourisme.com

 

기타 여행지:아비뇽 서쪽에는 갸르 다리가 있다. 고대 로마의 수도교로 198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네로 황제시절(AD 50년)에 아그리파가 건설했다는 이 다리는 50km 떨어진 님(Nimes)까지 물을 대었다 한다. 길이 275m, 높이 49m, 3개 층으로 아치형으로 쌓은 이 다리는 로마 시대 만들어진 수로교 중 가장 크다. 또 아비뇽에서 북쪽으로 12km 정도 떨어진 곳에 교황의 와인이라 불리던 샤토네프 드 파프를 생산하는 샤토네프 드 파프마을이 있다. 샤토네프 드 파프는 보르도, 부르고뉴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 보카스텔(Chateau de Beaucastel), 페구(Domain du Pegau), 클로 생 장(Clos St. Jean) 등의 와이너리 등이 이곳을 대표한다. 정확한 자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교황이 거주하기 전부터 이곳에서는 와인을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대표 와이너리 중 하나인 도멘 페구의 이름도 교황 궁전 유적 발굴 중 발견된 와인용 항아리를 따서 만든 것이다. ‘페구(Pegau)’는 14세기부터 내려온 테라코타 와인 저그이다. 그라나슈(grenache)를 중심으로 하지만 샤토네프 드 파프 와인은 보르도나, 부르고뉴와 달리 13가지 현지 토착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만든다. 화이트도 있지만 95퍼센트가 레드 와인이며 로제는 만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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