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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52]생텍쥐페리의 고향, 프랑스 리옹

2020-12-09 10:28

글·사진 : 이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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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은 기대 밖으로 컸고, 기대 이상으로 ‘인간미’가 느껴지는 도시다. 약 2000년 전에 손 강과 론 강을 끼고 형성된 고도로 올드 타운엔 로마시대의 유적과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남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어린 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와 영화 제작 및 상영의 선구자로 불리는 뤼미에르 형제가 태어난 도시다. 특히 프랑스에서도 ‘미식의 고장’으로 소문난 곳으로 ‘부숑 리오네’가 즐비하다.
비에 젖은 리옹.JPG
비에 젖은 리옹

 

 

손 강과 론 강에 형성된, 아름다운 강변 도시

 

 
프랑스 아를을 떠나 스위스 베른으로 가려다 ‘안시’가 너무 좋다는 말에 리옹에 짐을 푼다. ‘림’에서는 핸드폰을 도둑 맞았고 카메라도 문제가 생겨 새로 구입해야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거기에 남부 프랑스 여행지마다의 질 떨어지는 숙소에 질렸다. 남부 프랑스 여행은 의욕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맥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주룩주룩’ 비까지 쏟아지고 있다. 그냥 ‘느낌’만 살펴 보자는 심사로 터벅터벅 비에 젖은 시내로 나선다. 올드 타운으로 가면서 만난 중국인 슈퍼에서는 한국 라면도 저렴하게 구입하고 ‘길거리 무용’을 공부하고 있는 한국 여성도 만난다. 그리고 기요띠에흐(Guillotière) 다리를건너 ‘올드 타운으로 향한다. 푸르비에르(Fourviere) 언덕 꼭대기의 노트레담 성당이 마치 ’등대‘처럼 길 안내를 한다. 론 강 양 안으로는 날개를 펼치듯 아름다운 가옥들이 이어진다.

 

 

리옹의 론강과 푸르비에르 산.JPG
리옹의 론강과 푸르비에르 산

 

다리를 건너면 프레스킬(Presqu’ile, 반도)이다. 큰 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길 잃기 십상이다. 리옹은 고대, 로마때부터 시작된 천년고도다. 세관, 지방 관청, 시청사, 법원 등 관공소가 많고 교회, 미술관 등이 오래된 건물 쇼핑가 사이에 숨은 그림 찾듯이 박혀 있다. 다양한 시대의 흔적이 배인 좁은 옛 골목인 트라불(traboule)은 거의 미스테리하게 얽혀 있다. 견직물 공업이 발달되던 19세기 때, 실크직공들이 악천 후에도 제품을 옮기려고 길 아래나, 건물 내부를 통과하는 미로를 만들어 더 복잡하다. 2차 대전 때는 레지스탕스가 이 길을 이용했다. 일일이 다 확인할 수도, 할 필요도 없다. 어지럽게 돌아다니다 크루아루스(Croix-Rousse) 골목을 만나면 다행이다. 중세시대 견직물의 45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곳이다.

 

벨쿠르 광장의 생떽쥐베리.jpg
벨쿠르 광장의 생텍쥐페리

 

벨쿠르 광장에서 만난 생텍쥐페리의 생가

프레스킬은 리옹에서 가장 큰, 신시가지 벨쿠르 광장과 이어진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말을 탄 루이 14세(1638~1715)의 기마상이 있다. 손 강 쪽에 생텍쥐페리(1900~1944)의 동상과 생가(벨쿠르 광장 7)가 있다. 조종복을 입은 생텍쥐페리와 동화 속 “어린 왕자”가 함께 하는 동상이다. 생텍쥐페리는 보험사 직원이었던 아버지와 음악과 그림을 사랑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2남3녀 중 세 번째로 태어났다. 부유한 귀족 카톨릭 가문이었지만 그가 4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명맥만 귀족’으로 살아야 했다. 9살 때, 28살에 미망인이 된 어머니는 친정인 르망(Le Mans)으로 이사를 간다. 그가 리옹에서 산 것은 단 9년 뿐. 1944년 2차 세계 대전 당시 정찰 비행을 떠났던 생텍쥐페리는 영영 실종됐다. 정확히 54년 후, 1998년, 마르세유 동남쪽 바다에 넙치잡이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작가의 이름이 새겨진 팔찌 하나가 걸려 올라 왔다. 그리고 10년 뒤, 2008년 3월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 조종사였던 호르스트 리페르트(당시 89세)가 프랑스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던 비행기를 격추했다고 고백했다. 긴 세월이 탓이었을까? 작가의 입지는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

 

리옹의 부쇼네의 음식.JPG
리옹 부쇼네의 음식

 

 

싱싱한 지역 특산물에 접목된 피렌체 요리 탄생

특히 리옹은 프랑스에서도 소문난 ‘미식의 도시’다. 벨쿠르 광장 근처의 마르니에르 가에는부숑 리오네즈(Bouchon Lyonnais)가 다닥 다닥 붙어 있다. 부숑 리오네즈라는 ‘리옹 사람들의 선술집’을 뜻한다. 리옹의 선술집은 17~18세기의 거친 실크 노동자들이 방문한 작은 여관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음식 발달은 로마 정복기 때다. 리옹은 갈리아 식민지의 수도로 식료품 유통경로의 중추적인 입지였다. 유럽인들이 목숨을 내걸고 아세아로 향했던 이유가 ‘후추’라는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무역경로의 중심지였던 리옹에 향신료가 도입되고 와인의 수입 통로였던 이곳에서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에 견직 등, 상공업이 발달되고 신흥부자들이 생겨났으니 자신의 부를 이용해 최고의 재료를 사들이고, 훌륭한 요리사들을 고용해 식도락이 꽃피웠다. 

 

특히 16세기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캐서린 드 메디치(1519~1589)는 앙리2세와 결혼하면서 ‘토스카나 요리’가 접목된다. 캐서린은 피렌체의 전용 요리사를 데려와 이 지역의 신선한 농수산물을 이용한 맛있는 요리를 개발했다. 브레스(Bresse)의 질 좋은 닭, 샤홀레(Charolais) 지방의 소, 돔브(Dombes) 호수의 신선한 생선, 가까운 숲에서 나는 야생버섯과 사냥꾼들의 본능을 자극하는 풍부한 야생짐승, 혼느(Rhône) 계곡의 야채와 과일들, 그리고 북쪽으로 펼쳐진 보졸레(Beaujolais)의 포도밭 등. 리옹의 전통방식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식의 요리 방법이 가미된다. 피렌체의 앞선 요리기술은 프랑스의 요리사들을 감동시켰고, 프랑스 요리는 빠르게 변화한다. 이른바 '식탁의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이었다.

 

리옹의 선술집 골목.JPG
리옹의 선술집 골목

 

 

리옹 사람들의 선술집이 즐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전쟁으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 요리사들이 거리로 나온다. 리옹의 견직공장이나 시장에서 일하던 가난한 노무자들이 이용하던 부숑(bouchon)이라는 선술집들이 배고픈 노무자들을 위한 식당이 된다. 부르주아 계급과는 달리 싼 재료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대의 음식이다. 1935년, 프랑스의 작가이자 미식가였던 퀴르논스키(1872~1956)는 리옹을 '세계 요리의 수도라고 말했다. 1997년부터 리옹의 전통 음식점을 보존하기 위해 협회를 조직해 시 정부 차원에서 인증, 관리한다. 그 협회에서 인정받은 식당에만 부숑 리오네(Bouchon Lyonnais)라는 마크를 달 수 있다. 벨쿠르 광장 인근 마로니에르 가를 비롯해 골목 속에 식당들이 아주 많다.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여놓아 식당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식당마다 사람들로 꽉 차 있다. 관광객인지 리옹 사람들인지 구분할 필요는 없다. 웃고 떠들고 마셔댄다. 리옹의 미식을 더 유명하게 만든 이는 폴 보퀴즈(1926~)라는 쉐프다. 그를 ‘프랑스 요리의 아버지’ 혹은 ‘미식의 교황’이라고 불린다. 벨쿠르 광장 근처에는 전 세계 셰프 지망생이 모여드는 폴 보퀴즈 요리 학교가 있고 폴 보퀴즈 시장도 있다. 직영점(http://www.bocuse.fr) 말고도 6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그러나 그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올드타운의 생장 성당.JPG
올드타운의 생장 성당

 

 

올드타운과 푸르비에르 언덕

신시가지를 벗어나 몇 분 더 가면 손 강을 잇는 보나파르트 다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다. 푸르비에르 구릉과 손강 사이에 끼어 있는 ‘생장 성당’을 중심으로 하는 르네상스 지구다. 11세기에 건립된 고딕 양식(일부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생장 성당은 1600년, 앙리 4세(1553~1610)와 마리 드메디치(1573~1642)의 결혼식이 열렸다.

 

푸르비에르(Fourviere) 언덕 꼭대기의 노트레담 성당.JPG
푸르비에르 언덕 꼭대기의 노트레담 성당

 

 

 

 
1730년 상업회의소에 의해 창립된 직물역사박물관, 1769년 이곳에서 발명된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의 국제박물관, 원래 궁전인 미술관 등이 유명하다. 리옹의 백미는 푸르비에르 언덕이다.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면 노테르담 대성당이다. 로마제국 때 파손된 채 버려져 있다가 19세기 말에 우연히 발견되어 1933년에 복원되었다. 로마 식민지 시대 당시 정상회담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성당에서 바라보는 리옹 시내는 추적추적 비가 내려 안개비가 자욱해도 아름답다. 크루아루스 방향으로 내려오면 로마 1세기 초의 원형 경기장이 있다.

 

 

Travel Data

교통편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곧바로 비행기를 이용해 리옹의 국제(생텍쥐페리) 공항(http://www.lyonaeroports.com/eng)으로 가는데 1시간 소요된다. 파리에서 떼제베 이용하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음식 정보

부숑 식당에 들러 리옹의 전통음식을 즐겨보는 것이 좋다. 유명한 집은 맛있다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니 포기하자. 프랑스 요리에 대해 잘 모를 땐 오늘의 요리(plat du jour)나 업소의 정식메뉴를 선택하는 게 좋다. 25유로~30유로 정도면 가능하다.

 

숙박정보

현대적인 숙박시설은 론 강 동쪽의 파르듀 지구에 많다. 3성급 호텔의 숙박비가 파리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주변 여행지

리옹 인근에 있는 지역 특산물이 있는 부르캉 브레스 등을 당일 코스로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리옹 사이트

http://www.lyon.fr, www.lyon-france.com

 

프랑스관광청 한국지사 홈페이지

kr.rendezvousenfrance.com

 

여행 포인트

리옹의 주요 관광지는 손 강 왼편의 구시가지, 손강과 론강 사이의 프레스킬 지역에 몰려 있다. 동선만 잘 짜면 대부분 도보로 방문할 수 있다. 이틀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리옹 시티카드를 구입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 극장 등을 무료 또는 할인한 가격에 입장할 수 있고 지하철이나 트램 전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리옹의 놀라운 점은 프랑스의 여느 도시와는 달리 사람들이 친절해서 여행하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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