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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기개발 설계]자기개발에 나선 엄마들 2_‘그림 그리는 엄마’ 최재희

2021-04-29 17:01

취재 : 이상문,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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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희 씨는 열다섯 살 딸을 둔 전업주부. 자기개발에 푹 빠진 엄마다. 주에 한 번 화실에 들러 그림을 그리는데 저녁시간을 다 쓴다. 대개의 가정에서 엄마가 저녁식사 준비에 한창일 평일 오후 8시, 재희 씨는 화방에서 그림 그리기에 여념이 없다.
“낮에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일부러 저녁에 해요. 저녁에 돌아다니는 건 젊은 친구들, 퇴근한 직장인이나 할 수 있다고 많이 생각하잖아요. 주부는 저녁이면 남편, 애들 챙겨야 할 것 같고… 그걸 깨고 싶었어요. 유흥가를 가는 것도 아니고 그림 그리러 가겠다는데 뭐 어때요. 저도 밤 냄새가 좋단 말예요.”(웃음)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뒀다. 남편과 한 약속이었다. 그땐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랬다고,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다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일을 하려고 해도 아이가 천식을 앓아 아이와 집안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해졌고, 학교생활도 무리 없이 해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서글퍼졌다고 한다. 아이에게 모든 걸 쏟아내느라 ‘나’를 잊고 살았다는 것.
“저도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이 세상에 저는 없더라고요. 대체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 싶었죠. 우울증과 갱년기가 겹쳤던 것 같아요. 애한테 괜히 화내고 짜증내고….”

 

도무지 헤어 나올 수 없는 감정이 1년 넘게 이어졌다. 우연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 어느날, 알 수 없는 답답한 감정은 극한에 이르게 됐다.


“<K팝스타>를 보니까 요즘 애들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본인 꿈을 찾겠다고 애쓰는 거예요. 춤, 노래 연습하는 것도 힘들 텐데 남는 시간 쪼개서 생활비를 벌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며 펑펑 울었어요. 아이들도 저렇게 달리는데, 나는 주부임을 핑계로 안일하게 살고 있었구나…. 제 자신을 향한 실망감이 한없이 컸어요.”

 옆에서 내내 그를 지켜보던 남편이 말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딸도 행복해. 당신 하고 싶은 것 했으면 좋겠어.”
남편의 시선이 아내에게 그렇게 다가왔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정말 ;자신;을 찾기 위한 뭔가를 하기로 그때 결심했다.   


도자기공예를 전공해서 예술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그걸 아는
 지인이 그림을 배워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림을 시작한 계기였다. 


“엄마로서 충실하면서도 스스로에게 투자할 줄 아는 사람인 걸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저는 분명히 자기계발을 하려고 외출하는 건데 아이는 엄마가 놀러 가는 줄 알아요. 너무 신나게 인사하면서 집을 나서나 봐요.”
최근 들어 딸아이가 엄마의 그림 활동을 부쩍 반기는 눈치라고 했다. 얼마 전엔 그림을 보고 한참 놀리는 것 같더니 넌지시 “보기 좋다”고 하더란다.


모녀 관계도 한층 나아졌다. 늘 집에만 있던 시절엔 딸아이와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면, 각자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더 이해하게 된 덕분이다.

화실을 오고가며 좋은 인연들도 생겼다. 때로는 엄마 입장에서, 때로는 그림을 고민하는 입장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든든한 사람들이다. 지난해 공동 전시회를 네 차례나 열었다.

그는 과거 자신처럼 ‘내 존재’를 잊고 사는 엄마가 있다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혹, 비용 문제를 걱정하는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덧붙였다.


“엄마들끼리 모이면 밥 값, 커피 값 1만~2만원은 금방 사라지죠? 그 돈으로 물감 사시길 권할게요. 특히 물감은 한번 사면 몇 달씩 쓰거든요. 자기개발용 통장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이, 남편에게 쓰는 돈에서 조금만 떼서 모아보세요. 은근히 큰돈 모아요.”

자기계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느냐고 묻자 그가 씩 웃었다.
“환갑 때 개인전 여는 거요! 와서 축하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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