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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셰프의 믿을랭가이드 7] 늦가을, 평범하고 특별한 김치찌개 한 그릇의 낭만

#우리동네추천맛집 ‘이화김치찌개’

2020-10-26 14:29

글 : 토니오 셰프  |  사진(제공)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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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초록이 모두 사라지고 완연한 가을색으로 물들어버린 요즘,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과 오후의 따뜻한 햇살은 스치듯 지나가 버리고 어느덧 겨울의 문턱까지 왔다. 이럴 때에는 개운하고 얼큰한 국물이 일품인 김치찌개가 제격이다.

집근처 뒷골목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을 지나다가 쌓인 낙엽들을 바라보며, 문득 가을이 깊어짐을 느꼈다. 어느새 가을도 뒤 자태를 보이기 시작한다. 떠나가는 가을을 보고 마음을 쓴 탓일까? 아니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일까? 알 수 없는 식욕이 밀려온다.

 

평범하지만 특별한 한 끼가 필요한 순간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바로 김치찌개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식욕이 느는 것은 세로토닌의 분비와 관련이 있다고도 전편에 이야기 했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오래전 대학가에서 먹었던 추억의 백반이 떠오르는 그리운 맛, 큰 일교차로 지친 몸의 피로를 녹여주는 나의 소울 푸드가 김치찌개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음식은 상해서 버리지만, 묵으면 묵을수록 그 맛을 더하며 영양만점의 식재료가 되는 것이 바로 김치다. 하지만 봄과 여름을 지나며 넘쳐버린 완벽함으로 시어버린 김치는 그냥 먹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신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바로 찌개 요리의 최고봉인 김치찌개다. 잘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 살점을 두툼하게 썰어 넣거나 꽁치, 고등어 등의 생선을 푸짐하게 넣어 끓이면 찬바람으로 허해진 속을 달래주는 맛있는 밥도둑이 완성된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김치찌개는 단골 메뉴다.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운 가족을 추억하는 장면에서도 김치찌개는 있는 듯 없는 듯 훌륭한 소재로 쓰인다. 그중 김치찌개를 가장 잘 사용한 장면은 바로 심은하, 이성재 주연의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다. 극중 여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이 끓여준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는다. 항상 상상 속 왕자님을 꿈꾸던 여주인공은 현실의 왕자님을 마주하게 되고 이런 대사를 남긴다.

“사랑은 처음부터 풍덩 빠지는 것인 줄만 알았지, 이렇게 서서히 물드는 것인 줄 몰랐어.”

이렇게 김치찌개는 둘의 사랑을 싹트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신 김치는 끓이기 전 낯설고 불편한 것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끓이면 끓일수록 신맛은 줄어들고 달고 부드러운 맛이 우러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우리들의 인생처럼 말이다. 겨울의 문턱 지난 삶을 추억하며 찬바람으로 지친 몸을 녹이고 영양까지 채우고 싶다면 오늘 추천하는 #믿을랭맛집으로 가면된다.

  

#우리 동네 추천 맛집 

‘이화김치찌개’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위치하고 있는 오래된 노포다. 이곳의 김치찌개는 푸짐하고 슴슴하면서 개운하고 깊다. 매일 새벽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에 방문하면 한참을 기다려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주요재료들은 순수 국내산을 사용함을 알리는 문구들이 눈에 띈다. 김치는 직접 담근다.

이집 김치찌개의 맛을 더욱 깊게 느끼려면 2인 이상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2인부터 찌그러진 냄비에 끓이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분 탓일까, 새 냄비에 담긴 김치찌개보다는 세월의 흔적이 있는 냄비에 담겨있는 김치찌개가 더 맛있어 보인다.

김치찌개 국물은 슴슴하고 깨끗하지만 깊이 있다. 적당한 신맛과 단맛이 어우러져 먹고 있는 동안에도 침샘이 계속 넘쳐난다. 푸짐하게 담겨있는 두부는 구수하고 부드럽다. 잘 익은 살코기는 잡내가 나지 않으며 쫄깃하게 씹히며 무게감을 더한다.

함께 나오는 윤기 나는 흰쌀밥에 김 한 장과 오징어젓갈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를 한 조각 올려 먹으면 완벽하다.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건강과 입맛까지 사로잡을 한 끼가 필요한 분들은 물론 덤으로 과거를 추억하며 엄마의 따듯함까지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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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셰프는… 이탈리아 밀라노 카팍(CAPAC) 요리 학교를 졸업하고 밀라노 미슐랭 레스토랑 샤비니와 밀라노 파크하얏트호텔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알토란>(MBN), <최고의 요리비결>(EBS), <좋은아침>(SBS)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프리랜서 셰프. 하얏트호텔 월드셰프챌린지 심사위원, KB국민은행 소호멘토링 창업스쿨 멘토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 <믿을랭가이드>( https://www.youtube.com/c/cheftonyoh)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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