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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셰프의 스페인 미식로드 #1 갈리시아]스페인 갈라시아의 음식 문화와 문어 요리

2020-09-05 09:26

글 : 이상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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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시아(Galicia)’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익숙한 지명입니다. 순례길의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품고 있으며, 이베리아반도의 북서쪽 모서리에 위치해 포르투갈과 함께 대서양 문화권에 속한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은 생김새부터 언어, 식습관 등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 어디쯤인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바닷물과 담수가 섞이는 강 하구를 스페인어로 리아(ra)라고 합니다. 스페인에는 강 하구에 복잡한 해안선이 나타나는 곳이 많은데, 이러한 지형을 국제적으로 ‘리아스식’ 해안으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유럽 최대 면적의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지는 갈리시아 지방은 해산물 양식에 유리하여 전통적으로 어업 중심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문어, 굴, 거북손, 광어, 홍합 등 갈리시아산 해산물은 스페인 의 시장과 식당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갈리시아는 전통적으로 해산물을 기반으로 한 요리가 많이 발달해왔지만, 스페인 최대의 목장인 아스투리아스 지방과 경계를 이루는 목초지에서 생산한 소고기, 치즈의 품질 또한 알아주는 식재료의 천국입니다. 거북손, 문어, 바지락 등 해산물 축제부터 밤, 빵, 고추 등 연중 음식 축제가 끊이질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갈리시아의 주방은 요리사의 존재감이나 세련된 레시피보다는 좋은 품질의 식재료와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더욱 부각된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갈리시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한국에서도 ‘뿔뽀’로 유명한 문어요리(Pulpo a la Gallega), 다양한 속 재료를 넣어 빚은 파이 엠빠나다(Empanada), 스페인 최고가 해산물인 거북손(Percebes) 등이 있습니다.
 
이따금씩 ‘최애’ 스페인 음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저는 ‘Pulpo a la Gallega(뿔뽀 아 라 갈레가)’라고 답하곤 합니다. ‘갈리시아 스타일의 문어’라는 뜻의 이 요리는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스페인의 전국구 스타입니다.
 
갈리시아 사람들은 이 메뉴를 ‘Pulpo a Feira(뿔뽀 아 페이라)’ 즉 ‘시장 스타일의 문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길거리 음식 스타일로 투박하게 내어줍니다. 일반적으로 사진과 같은 나무 그릇을 사용하는데, 삶은 문어에서 미처 털어내지 못한 물기는 흡수되고 핵심 재료인 올리브유는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껏 가장 맛있게 먹었던 버전은 길을 잃어 우연히 들르게 된 갈리시아의 어느 작은 마을, 길거리에서 바로 삶아 가위로 숭덩숭덩 잘라주던 노점상의 것이었습니다.
 
재료가 간단하다 보니 문어를 부드럽게 잘 삶아내는 것이 이 요리의 핵심인데, 문어를 때려서 부드럽게 하거나 또는 수분이 많은 문어를 얼려 조직을 파괴하는 등 집집마다의 조리법이 있습니다. 문어의 껍질을 지켜내는 것 역시 주요 포인트입니다. 꼭 갈리시아가 아닐지라도 이 메뉴는 가급적이면 문어 전문점이라는 뜻의 ‘Pulpera(뿔뻬리아)’에서 드실 것을 권합니다. 전문점에서는 문어를 큰 냄비에서 계속 삶아내는데, 그 우러난 육수 맛이 다시 문어에 배어 풍부한 감칠맛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본문이미지
뽈뽀 아 페이라
 
재료
문어 1.5kg 내외, 감자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소금, 파프리카 가루 
 
만드는 방법
1 문어는 미리 얼렸다가 해동한 뒤 내장, 입, 눈 등을 제거하고 잘 씻어서 준비한다.
2 물 (약 2.5ℓ)이 끓으면 문어의 머리를 잡고 다리 부분을 끓는 물에 3~4회 천천히 넣었다 뺐다를 반복한 뒤 약 50분간 삶는다. 작은 칼이나 쇠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쑥 들어갈 정도면 완성.
3 감자는 일정한 두께로 썰어서 물에 담가놓는다.
4 문어를 삶았던 물에 소금을 넣고 감자를 삶는다. 
5 감자가 익으면 감자를 깔고 그 위에 문어를 썰어 올리고 파프리카 가루, 굵은 소금을 뿌린 뒤 올리브유를 충분히 둘러 마무리한다.
 
이상훈 셰프는…
대학교에서 인문학을 전공했지만, 맛있는 게 좋아 외식업 마케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맛기행을 다니며 다양한 요리와 식재료를 접하면서 직접 만든 요리를 다양한 사람들과 나눌 때 가장 행복함을 느껴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특히 신혼여행 중 스페인에서 경험했던 타파스의 매력에 빠져 ‘본토의 맛’을 제대로 배우고자 스페인으로 건너가 요리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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