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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큐레이터 유기선의 <자본의 방식> 27]플랫폼 시장

2020-08-24 10:47

글 : 유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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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는
프라임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
무책임하게 보일 정도로 만드는 것이다.”
_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아마존은 무자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는 어떠한 경계도 없어 보인다. 온라인 유통을 넘어 최근에는 프라임 서비스(음악, 영상 콘텐츠(영화, TV 프로그램 등), 크라우딩 사진 저장 공간, 워싱턴 포스트 구독, 킨들 전자책 도서관, 프라임 나우 (일부 2시간 총알배송) 등)의 2일 배송을 1일로 단축시켜 더 많은 소비자를 흡수했다. 미국 백화점 업체 콜스(Kohl’s)는 백기를 들고, 아마존에서 구매한 물품을 자신의 백화점 매장에서 무료로 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 잘나가던 콜스가 아마존과의 경쟁보다는 상생을 택한 것이다. 아마존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자신의 플랫폼(Platform)에 모두 집어넣었다.

 

우리가 아마존 플랫폼(구글과 아마존의 플랫폼 구조는 다르다. 구글에서 광고주는 사용자를 필요로 하지만 사용자는 광고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구매자가 많아지면 판매자가 판매할 대상이 많아지고, 판매자가 많아지면 구매자는 구매할 대상이 많아진다.)에 얼마나 머물러 있느냐에 따라서 광고 단가는 결정되고, 이용자들이 남긴 흔적(개인 정보, 리뷰, 검색)들은 헬스케어, 교육, AI 사업에 활용된다. 물론 이러한 생태계가 커질수록 우리의 선택권은 확대된다. 거대해진 아마존 시장에서 수많은 상품을 한눈에 살펴보고 다양한 후기를 통해 잘못 선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아마존 플랫폼에 등록된 판매처는 더 많은 매출과 수수료를 벌어들인다. 플랫폼이 확대됨으로써 이용자, 플랫폼 사업자(아마존), 판매자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된다.

 

201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장 티롤 교수는 이러한 선순환을 ‘양면 네트워크 효과(Two-sided Network Effect)’라고 했다. 양면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두 집단(소비자와 판매자)이 상호작용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에서 호스트는 게스트를 부르고, 게스트는 돈을 벌러 온 호스트를 끌어들인다. 공유 차량 업체인 우버는 탑승객이 운전자를 끌어들이고, 운전자는 탑승객을 끌어들인다.

 

이러한 시장은 기존의 단면 시장(One-Sided Market) 과는 차이가 있다. 단면 시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하고 단일의 상품이 구매되고 판매되는 곳이다. 삼성전자, 롯데와 같은 기업들이 전통적인 단면 시장에서 성장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주로 공급자 역할만을 수행한다. 소비자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면 끝나는 사업방식이다. 이 시장에선 판매자, 소비자는 각각 따로 존재한다. 삼성전자가 대리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구매하는 식이다.

 

단면 시장에서는 ‘약탈 가격’이라는 것이 있다. 가격을 아주 낮게 책정해 경쟁기업들을 시장에서 몰아낸 뒤, 다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만약 전통적인 단면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무료로 상품을 제공한다면 불법으로 규정하거나, 정부나 타기업에서 제지를 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양면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표적인 양면시장 기업인 구글은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네트워크(특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면 그 상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효과.)효과가 발생하는 곳에서 구글이 이용자에게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훗날 2~3배의 요금을 물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만일 삼성전자가 풍족한 자본을 무기로 시장 지배를 위해 자사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보자. 소비자들의 즐거움은 경쟁업체가 도산되는 순간(독점) 끝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단면 시장의 독점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구글은 이용자가 아닌 광고주로부터 엄청난 이윤을 벌어들이기에 더 많은 이용자가 구글의 세계에 머물도록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무료 이용자에게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은 양면시장에서 어쩌면 당연하다.

 

규제 이론의 대가인 티롤은 ‘가격 형성 원리’가 다른 단면 시장의 거울로 양면 시장을 무조건적으로 비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통신 시장(네트워크 효과(양면 시장 특징)가 존재)에서의 단통법은 정책 실패로 보인다. 단통법이란 매번 다른 가격에 휴대폰을 팔지 말고, 모두에게 30만 원까지만 할인하는 정책이다. 독과점 시장에서 무분별한 경쟁을 막고 마케팅 비용을 줄여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자 도입했던 정책은 통신 3사의 배만 불리고(참여연대에 따르면, 2014년 10월 시행된 단통법 시행 후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마케팅 비용(2014년 8조 8천억 원에서 2015년 7조 8천억 원으로 1조원 감소)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4년 1조9천억 원에서 2015년 3조 6천억 원으로 늘었다.) 소비자들은 모두가 휴대폰을 비싸게 사는 결과로 이어졌다. 보조금 상한선(30만 원)이생기자 휴대폰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부담은 높아지고, 휴대폰 판매량은 줄어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티롤은 단면 시장의 잣대로 양면시장을 무턱대고 규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독과점 기업들이 담합으로 가격만을 올리면 시장에는 악영향이지만, 협업을 통해서 사회적 후생을 높일 수있다는 것이다. 아마존, 구글 등으로 구성된 지그비(Zig Bee) 연합은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표준규격을 만든다. 사람들이 스마트홈 기기를 안전하고 매끄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이다. 노벨 위원회는 티롤의 연구성과를 이렇게 말한다. “규제 원칙이 어떤 조건하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조건하에서는 이득보다 해악이 크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티롤 교수는 양면시장에 대한 명확한 규제방법을 내리지 못했다. 단지 기존의 규제 방식으로 모든 것을 풀어가기보다는 시장의 다양한 특성에 따라 차별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한다.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플랫폼 기업의 시장경쟁 정책에 있어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오늘날, 티롤 교수의 연구는 중요해지고 있다. 양면시장은 색다른 형태로 노동을 규정한다. 바로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이 글은 <자본의 방식>(행복우물출판사)의 일부분입니다.

 

경제 큐레이터 유기선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금융시장과 경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여러 학자들의 사상을 거슬러 올라가 ‘돈과 자본이란 어디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의문을 토대로 금융의 역사와 철학, 금융을 움직이는 심리 등에 관한 글을 썼다. 그 중 인사이트가 있는 ‘자본과 관련된 48가지 이야기’를 추려서 쉽게 단순화했다. 저자가 집필한 <자본의 방식>은 ‘2019년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사업’ 선정작품으로 당선되었다. 우리 삶에 가장 가까이 있지만 먼 듯한 이야기, 돈과 자본에 대한 통찰력있는 큐레이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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