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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잡는 정교수’의 배우자 외도에 대처하는 정석

2021-05-12 09:47

취재 : 장정연  |  사진(제공) : 이종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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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우자에게 다른 이성이 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가정이다. 가정에 충실하다고 여겼던 배우자가 나를 속이고 다른 이성을 몰래 만났을 때 받는 충격은 어떤 고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만약 그 끔찍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성조선> 외도칼럼니스트 정재호 교수를 만나 배우자의 외도에 대처하는 방법을 물었다.
 
몇 년 전 화제가 된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고통 받는 아내와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좋은 남편이자 자상한 아빠였던 이태오는 아내 몰래 다른 이성을 만나 바람을 피운다. 아내에게 퇴근 시간을 속이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철저하게 외도를 숨기지만 결국 외도 사실이 발각되면서 아내와 아들이 고통에 빠진다.
 
결혼서약서에 적힌 신뢰와 사랑을 저버린 외도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무거운 벌을 내리고 싶지만 법으로 이들을 처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2015년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241조가 성적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해, 간통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간통죄 폐지 후 형법으로 배우자와 상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대신 민사소송을 통해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배우자의 외도에서 가정을 지키려면? 
증거 수집이 우선
 
외도칼럼니스트 정재호 교수는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때가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경우”라고 말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후 그를 찾아온 사람들 대다수가 먹지도 못하고, 잠을 자지도 못하는 고통에 빠진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을 때 그 배신감과 충격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저를 찾아온 외도피해자들 대부분이 일주일 만에 체중이 5~6㎏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눈을 감으면 배우자가 외도하는 모습이 상상되어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그냥 날을 새는 거예요. 보통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 항우울증제나 신경안정제를 처방 받기도 하고 전문의와 상담하기도 합니다. 상담을 받고 약을 먹는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에게서 상간자를 끊어내고 가정을 지키려면 외도 피해자가 나서는 수밖에 없죠.”
 
정 교수는 2020년 9월경부터 약 200명가량의 외도 피해자들을 만나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상처를 딛고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과정과 외도배우자가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도왔다.
 
정 교수는 “배우자를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배우자의 외도를 밝힐 수 있는 증거를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절대 배우자에게 ‘내가 당신의 외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배우자에게 외도 사실을 추궁하려 들면 더욱 치밀하게 외도 증거를 숨기려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소송에 필요한 증거를 잡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외도 증거를 확인하려면 대체로 배우자의 휴대폰 속 통화 기록이나 메시지, 메신저 내역을 훑어본다. 또한 배우자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상간자 소송을 절대 취하해선 안 되는 이유
 
 
증거를 모았다면 변호사와 함께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한다. 외도피해자는 외도배우자뿐 아니라 상간자에게 외도로 인한 소송을 통보하게 된다. 자신이 외도로 인해 소송을 당했다고 생각한 외도 당사자들은 이때부터 외도피해자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소송 진행에 대한 것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자신들의 사회적인 지위와 가정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휩쓸려 소송을 취하하면 상간자와 배우자의 그릇된 행동을 끊어낼 수 없기 때문에 절대 소송을 취하해선 안 된다.  
 
합의 판결문을 받아내면 이제 상간자의 주변에서 외도로 인한 소송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 받은 판결문은 외도 당사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상간자가 공무원인 경우 외도 사실이 직장에 알려지면 국가공무원법 63조 품위 유지의 의무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일반 기업에 다니는 경우도 사규에 따라 징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적어도 외도 사실을 직장에 알릴 수 있다. 소송 후 위자료를 지불하기 위해 급여에 가압류가 들어가면 상간자의 직장에서 외도 사실이 알려지기 때문이다.  
 
배우자는 가정으로 돌아갈지 상간자를 다시 만날지 고민한다. 이 만남이 위자료 수천만 원과 변호사 비용, 그리고 만날 때마다 드는 데이트 비용까지 감당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재고 따지게 된다. 소송을 통해 외도배우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드디어 마주한다. 자신의 외도가 수천만 원의 비용을 치를 만큼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선택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방법
 
배우자가 가정으로 돌아오면 소송을 진행하느라 잠시 눌러두었던 상처가 다시 드러난다.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받았던 충격과 배신감 때문에 배우자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고통스럽다. 정 교수는 “외도로 인한 응어리를 푸는 방법은 외도한 배우자가 피해를 입은 배우자에게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외도피해자의 마음속 응어리가 풀릴 때까지 계속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 이때 사과를 받을 것을 강요해서도 안 되고 배우자가 진심으로 사과를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정 교수는 외도배우자가 적어도 3개월은 매일같이 외도피해자에게 사과할 것을 권했다. 
 
많은 사람이 상처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빠르고 현명하게 대처하면 지금 닥친 시련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다.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초반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요. 그리고 외도배우자들도 반드시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의 쾌락과 재미를 위해 했던 선택이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상처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이미 잘못을 저질렀다면 진심으로 배우자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배우자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바람잡는 정교수’정재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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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교수는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현실적인 대처법을 상담하는 외도 전문가이다.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심리상담가 1급, 심리분석가 1급, 가족상담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매주 금요일 <여성조선> 홈페이지에서 ‘바람잡는 정교수’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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