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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혜원 기자의 ‘일상 탈출’ 버킷 체험 | 스쿠버다이빙 ②]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면 다이버가 되자

2020-08-14 09:36

글 : 엄혜원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  도움말 : 김예원(MDI 스쿠버 책임 강사), PADI 스쿠버다이빙교육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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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은 자격증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레포츠다. 사실 무언가 복잡(?)해서 자격증이 없는 사람에게 그냥 하라고 해도 못할 것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바닷속 탐험을 위해 수영장에서 미리 첫걸음을 떼어봤다.
오픈 워터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단계 중에서 가장 초급 단계이다. 오픈 워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제한 수역’이라고 불리는 수영장 교육 3회, 이론 시험, 그리고 ‘개방 수역’이라 불리는 바다 실습 4회를 달성해야 한다. 기자는 2700만 개 이상의 다이버 인증을 발급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인 스쿠버다이빙협회 PADI의 교육 과정대로 입문을 시작했다. 과연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겪어야 할까? 직접 그 과정을 체험해봤다.
 
 

 
 
고난과 역경의 ‘웨트슈트’ 입기 수원에 있는 스쿠버다이빙센터에서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꽉 끼는 웨트슈트 입기’ 때문이다. 맨살에 입으면 마찰 때문에 더욱 입기 힘들다. 그래서 안에 래시가드(운동복)를 입어주거나, 슈트는 물에 젖으면 살짝 늘어나기 때문에 물속에서 입는 것이 낫다. 그마저도 강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고난과 역경의 슈트 입기를 마치고 벌써 무언가 하나를 해냈다는 설렘을 가진 채 수업에 들어갔다.
 
 
나를 지키기 위한 스킬을 배우다 스쿠버는 장비가 없으면 할 수 없다. 고가의 장비를 초급자가 구매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그럴 땐 교육받는 스쿠버 숍이나 다이빙 수영장에서 대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장비 연결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호흡기들, BCD(조끼 형태의 부력조절기), 산소통, 마스크, 핀(오리발) 등등 커다란 가방 속에서 꺼내 본 장비들은 생김새부터 무언가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막막함이 뇌리를 스쳤다. 꽉 끼는 슈트 입기에 이어 두 번째 고난이 시작됐다. 이 장비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 세팅에는 장비를 연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장비가 올바르게 연결되어 있어야 몸에 착용했을 때 불편하지 않고, 위험 상황의 경우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다. 강사가 장비 하나하나에 관해 설명한 뒤 조립하는 방법을 직접 시범한다. 두세 번 연습하니 얼추 조립이 익숙해진다. 설명을 들으니 겁먹은 것이 무색할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없었다. 완전한 장비 착용 후 본격적인 수중 수업으로 들어간다.

설 수 있는 높이의 얇은 물에 들어가 본다. ‘나에게 문제가 있어’, ‘공기가 부족해’, ‘상승하자’ 등 수중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수신호를 배운다. 이어 마스크에 습기 제거제를 발라 김 서림을 제거하고, 호흡기를 입에 물고 천천히 호흡하는 방법 등의 기초 스킬을 연습한다. 그리고 좀 더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 본다. 다이빙 수영장은 일반 수영장과 달리 수심이 5m 정도로 깊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원래 물을 좋아하고 레포츠에 친숙한 기자는 곧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면 고도로 인한 압력으로 귀가 먹먹해지거나 아파본 경험이 한두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침을 삼켜 귀의 압력을 맞춰주는데, 수중에서도 그렇다. 스쿠버다이빙에서 인간의 신체와 수압의 평형을 맞춰주는 것을 ‘이퀄라이징(equalizing)’이라고 한다.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면서 강해지는 수압으로 귀가 아프기 시작한다. 세 번째 고난이 시작됐다. 귀가 아프기 전에 침을 삼키거나 코를 잡고 흥! 하며 압력 평형을 수시로 시도해야 한다. 귀가 아프다면 다시 조금 올라와 귀가 아프지 않은 수심에서 이퀄라이징을 시도하면 된다. 하강할 때 하강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조끼(부력조절기)에 공기를 넣어주면 된다.

더 나아가 깊은 수심에서 다양한 스킬 연습을 해본다. 물속에서는 종종 마스크에 물이 들어갈 수 있다. 이때는 고개를 살짝 위로 들어 코로 흥! 하고 뱉으면 신기하게도 마스크 속 물이 빠져나간다. 단, 마스크에 김이 서리기 때문에 수중에서는 코로 숨을 들이쉬면 안 된다. 또한 물속에서 발에 쥐가 났을 경우 오리발(핀)을 몸 쪽으로 잡아당겨 푸는 방법 등 또 다른 스킬에 대해 배워본다. 공기의 잔량도 수시로 체크한다. 바다에서는 남은 잔량을 체크해 다이빙 방향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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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비 연결하는 모습. 2 다이빙에 필요한 장비들. 3 장비 착용을 돕는 버디.(일행)

 
우주비행사가 될 수 없다면 다이버가 되자 부력은 우주비행사가 아닌 이상 다이버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물에 뜰 뿐만 아니라 일부 장비들도 물에 뜨기 때문에 가라앉기 위한 적절한 무게의 웨이트(납)를 허리에 착용한다. 기자는 8kg 웨이트를 착용해 물속에 가라앉았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폐의 공기만으로도 무중력상태의 신비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부력 조절에 한계가 있을 때 부력조절기에 공기를 넣었다 빼면서 완전한 중성부력 상태가 되도록 연습했다. 우주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바닥에 발을 대지 않고 몸의 중심을 맞추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차차 나아지리라 믿었다. 그리고 수중으로 올라가 본다. 수중으로 올라가는 것도 방법이 있었다. 안전한 속도로 신체와 수압의 평행을 맞춰줘야 한다. 깊은 수심에서는 높은 수압으로 우리 몸의 신체 속 압력이 세게 가해진 상태기 때문에 빠르게 올라가면 폐가 갑작스럽게 팽창해 극단적으로는 터질 수도 있다. 귀만 아프지 않다면 내려갈 때의 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올라갈 때는 잠자는 호랑이의 옆을 지나듯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이때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면 부력조절기의 공기를 빼서 속도를 늦춘다.

두 번째, 세 번째 수영장 실습을 거듭할수록 물과 장비에 익숙해진다. 장비도 나름 혼자서 척척 조립할 수 있게 됐다. 바닷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대비해 점점 더 다양한 스킬을 배운다. 가령 문어가 마스크를 채갔을 때는 마스크 없이 다이빙을 할 수 없기에 주변 버디(일행)를 찾아 수면으로 상승해야 하고, 해양식물에 장비가 걸렸다면 몸에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할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잘라야 하고, 산소통이 느슨해졌을 때는 버디에 도움을 요청해 다시 조여야 하고, 지친 버디를 돕기 위해 겨드랑이를 잡고 끌어내는 등 수많은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끔 반복적으로 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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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사의 수업 체크 리스트. 2 수중 속 수업하는 모습.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레포츠, 버디 시스템 여러 스킬을 배우다 보니 스쿠버다이빙에서 버디 시스템은 필수적이었다. 버디 시스템은 다른 다이버나 다이버 팀을 대동하는 것으로 서로를 도와주면서 재미는 물론 안전상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함께 다이빙을 계획하고, 서로의 장비 착용을 돕고 확인해주며 다이빙 중에는 시간과 한계 수심에 대해서 상기시켜준다. 또한 다이빙 중 나의 호흡기에 문제가 있을 때 버디의 예비 호흡 공급기를 통해 숨을 쉴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수중 탐험을 즐긴다는 것은 가치 있고 신나는 일이다. 실제로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지만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루 13시간을 자게 된 과학적인 이유 10㎏이 훨씬 넘는 장비를 차고 밀도 높은 물속에서 몇 시간을 내리 헤엄치고 나오니 세상만사가 고단해졌다. 정신없었던 첫 번째 수영 실습이 끝난 후 엄청난 허기에 팔뚝만 한 샌드위치를 두 개나 먹고 13시간을 내리 잠만 잤다. 강사를 통해 피로의 원인을 알게 됐다. 다이빙 중에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호흡 공기에서 나온 질소가 체내 조직에 녹아 들어간다. 이는 피로도에 영향을 미친다. 어디 가서 체력으로 뒤처지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과학적인 원인이 있었다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계획대로 다이빙했다면 그동안 체내에 녹아 들어간 질소는 지상에서 내쉬는 숨과 함께 배출된다고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래서 계획이 중요한가 보다. 허용치 이상의 다이빙은 건강에 무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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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 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슬아슬! 이론 시험 통과 사실 처음에는 도대체 스쿠버다이빙을 하는데 이론 수업이 왜 필요한지 의문만 가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 수학과는 담쌓고 지낸 지 오래다. 이론에서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물리나 생리와 같은 교과 과정을 배운다. 스쿠버다이빙은 물속에서 행해지는 스포츠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기층과는 전혀 다르다. 그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PADI에서 제공해주는 온라인 북을 통해 스스로 공부해본 뒤, 강사와 다시 한 번 복습하는 형태로 이론 수업이 이뤄졌다. 그리고 최종 80점이라는 점수를 받아 필기시험에 통과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레포츠, 하지만 보수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은 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므로 수영을 못하는 사람들이어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전문 강사가 교육생의 수준을 파악해서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낙담할 필요도 없다. 스쿠버다이빙은 보수적이고 계획적인 레포츠라고 세뇌 당하듯 교육받는다. 귀가 아프다면 아프다고 말해야 하고, 뛰어내리기 무서우면 무섭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신체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이어야 다이빙할 수 있다.

수영장 실습 3회와 이론 시험까지 모두 마친 기자는 다음 주면 동해로 바다 실습을 떠날 예정이다. 앞으로 꽤 멋진 여정이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다.
 

<여성조선>엄혜원 기자의 유튜브 채널 <에디터 엄몬드>에서 '일상 탈출' 버킷 체험 생생 영상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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