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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늘어가는 감동과 열정 ‘영훈고OB합창단’

“사색 화음에 마음 녹이면 인생이 즐거워져요”

2019-12-08 11:33

글 : 이상문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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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에 접어들고 나니 5060 세대를 딱히 뭐라 불러야 할지 애매하긴 하다. 5060은 누구인가. 이제 막 은퇴했거나 은퇴를 코앞에 둔 가장들 그리고 성장한 자식들 뒤꼍에 서서 여전히 마음 졸이는 엄마들이기 쉽다. 노년이라 불리긴 너무 아까운 세대, 그래서 감히 청춘이라고 외치고 싶은 세대다. 철들길 거부하는 초로의 청춘들이 모인 합창동호회가 노래로 그 외침을 전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30~40명의 무리가 연습실로 하나둘씩 모여든다. 전철 역사와 통하는 연습실로 향하는 중년 남녀들은 대체로 실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같이 이어폰을 꽂고 혼자 흥얼거리기 일쑤. 둘셋 짝을 지어 걸으며 음을 조율하기도 한다. 생업에 바쁘다 보니 복습이 부족한 탓. 지난주 연습곡을 다음 연습 날 벼락치기로 복습하는 광경은 우스꽝스럽지만 자못 진지하다.
 

연 1회 정기연주회, 요양원 재활원 방문 공연 4년째

영훈고OB합창단은 지난 2015년 3월에 창단된 고등학교 동문 모임이다. 1980년대에 졸업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동문들이 50대를 맞아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바로 전해에 있었던 홈커밍데이 행사 때 자작곡으로 합창 무대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되었다. 창작곡 ‘우리는 쉰둥이(50세)’ 1, 2를 보고 들은 동문들의 감동이 고스란히 아마추어 동문 합창단 창단으로 이어진 것. 2015년 창단연주회를 거쳐 지난 11월까지 정기연주회 4회를 마쳤다.

창단 첫해에 온라인 밴드 회원이 200명 가까이 모였다. 총동문회와 골프 모임, 자전거 모임, 산악회, 축구 모임 등 각종 동호회가 있었지만, 후발 모임이었음에도 회원 참여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회원들은 저마다 ‘노래’와 ‘하모니’가 갖는 힘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극소수의 음악 전공자가 있을 뿐, 합창을 해본 일도 악보를 해독한 적도 없는 초짜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음악과 노래를 사랑하고 선후배가 우애로 뭉치다 보니 여타 동문동호회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대표적 모임으로 성장해왔다. 음악 전공자인 지휘자 한민호(53) 씨와 반주자 최수미(56) 씨는 “우리 합창단은 잘하는 모임이 아니라 좋아하고 즐기는 모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훈고OB합창단은 정기연주회 외에도 연 2회 작은 무대를 마련한다. 상반기엔 정신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재활원을 방문하고, 하반기엔 병약한 노인들이 생활하는 요양원 시설을 방문해 공연을 펼친다. 세상과 단절된 소외 시설과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럿이겠지만, 합창단은 그들에게 노래를 선사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라고 믿는다. 간단한 위문품과 간식을 마련하지만, 지체장애자와 노인들 역시 합창단과의 즐거운 시간을 가장 손꼽아 기다린다. 요양원 보호사들이나 재활원 관리인들은 공연을 보고 난 이들의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목격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무대에 선 사람들과 객석을 채운 이들 모두 노래가 주는 힘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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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키워준 노래와 사람들, 80세까지 노래하겠다

영훈고OB합창단과 유사한 고등학교나 대학교 동문 합창단은 부지기수다. 시립, 구립 등 지자체 단위의 지역 합창단도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흔하디흔한 것이 교회 성가대이기도 하다. 직장 은퇴 후 인생 2막을 앞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요즘, 각종 동호회 중에서도 합창단은 적극 권장할 만한 취미다.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특별한 기본기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되니 유난히 체력이 좋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연습실 유지비용과 공연을 위한 대관료, 의상비용 등이 조금 들어갈 뿐이다. 적은 비용에 비해 적잖은 연습시간이 필요한 것은 단점(?)이라 할 수도 있지만,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매료되어 오히려 시간을 더 투자 못 해 안달일 지경이 될 테니 지레 걱정할 일도 아니다.

스스로 즐길 줄 알고 이웃에도 관심을 건네는 영훈고OB합창단의 활동은 해를 넘길수록 조금씩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엔 모교인 영훈고등학교 교내 합창제에 찬조 출연해 자식뻘보다 어린 모교 후배들과 인상 깊은 추억을 남겼다. 네 번째 정기연주회를 막 마친 요즘, 임원진은 내년 시즌 구상을 새롭게 손질하고 있다. 정기연주회를 연 2회로 늘리고 전국 고교동문합창대회 참가도 가능성을 견주어보는 중. 차고 넘치는 열정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은 욕심이다.

젊었어도 어려웠을지 모를 일에 주저 없이 나서는 이들, 열정과 감동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들, 80세까지 노래할 자신 있다는 이들…. ‘진정한 청춘’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지휘자 한민호
합창을 하면 이런 게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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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긴장과 릴랙스를 반복해 건강한 호흡을 만들어요
2 정서적인 안정감을 줘요
3 공연을 해보면 자존감이 높아져요
4 하모니를 맞추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 커져요
5 중년에 맞는 슬로 아트예요
 

피아노 반주자 최수미
합창동호회 할 때 요것만은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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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조건 시간 엄수해주세요
2 이왕 시작한 것이니 길게 활동한다 생각하고 약속 잘 지키세요
3 혼자서라도 발성연습 꾸준히 해주면 좋아요
4 공동체 모임이니까 늘 서로 배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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