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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피스 공화국과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2021-07-13 09:32

글·사진 : 이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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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에서 가장 내로라하는 안나 성당 옆에 몸을 구부정하게 서 있는 동상이 있다. 폴란드의 셰익스피어로 일컫는 국민 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치의 동상이다. 이 도시에는 아담의 젊은 시절 추억이 박물관이 되어 남아 있다. 빌뉴스는 젊은 시절 문학적 영감을 키운 도시다. 또 빌뉴스의 이색 도시인 우즈피스 공화국도 있다. 만우절인 4월 1일 단 하루만 나라가 되는, 독특한 예술인 마을이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성 안나와 성 베르나르두 성당 옆에는 아담 미츠키에비치(Adam Mickiewicz, 1798~1855)의 멋진 동상(1984년 설립)이 있다. 폴란드 뿐 아니라 동유럽에서 유명한 작가 아담 미츠키에비치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으면 교회와 연관되는 성인의 동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는 동유럽에서 최고 작가다. 여러 나라, 도시에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이 빌뉴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안나 성당 옆에 설치된 것은 이상할 일이 아니다. 그는 빌뉴스에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빌뉴스 대학을 다녔고 그가 1년 간 살았던 집은 현재 박물관이 되었다. 1987년 아담 동상 앞에서는 시민들이 대규모로 모여 독립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빌뉴스에서 그에 대한 흔적을 찾으려면 박물관으로 가면 되지만 동선에 맞춰 우주피스 공화국부터 찾아보자.

하나님의 성모 교회.jpg
하나님의 성모 교회

 

하나님의 성모 교회

안나 성당을 기점으로 북쪽으로 조금만 오르면 우주피스 공화국(Constitution of the Republic of Užupis)이다. 우주피스 마을로 가다 보면 우측에 하나님의 성모 교회(Church of the Holy Mother of God, Skaisciausios Dievo Motinos Cerkve)가 있다. 규모가 제법 큰 교회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교회가 하도 많은 도시인지라 우주피스 공화국을 찾을 때, 그저 먼발치에서 보게 된다. 자료에 따르면, 1348년 리투아니아 정통 기독교 교회다. 16세기에 재건되었으나 오랫동안 버려졌다. 한때 빌뉴스 대학이 도서관, 교실, 박물관으로 이용했다. 19세기 중반에 다시 재건되어 교회로 돌아왔다.

우주피스 공화국.jpg
우주피스 공화국

 

 

우주피스 공화국 입구.jpg
우주피스 공화국 입구

 

16세기의 정착촌, 우주피스 공화국

하나님의 성모 교회 인근 우주피스 공화국은 독특한 예술가 마을로 통한다. 우주피스는 리투아니아 어로 강 너머또는 강 저쪽을 의미한다. 빌리아(Vilnia) 강 너머에 있는 마을이라서 붙여진 지명이다. 우주피스는 16세기 사람들이 정착했다. 이때 빌니아 강을 잇는 다리가 처음 놓여졌다. 메인 다운타운에서 떨어져 있는 외곽 마을은 항상 취약한 지구였다. 세상에 뒤 밀린 사람들이 찾아 들었다. 유대인들은 공동체를 만들었다. 베르나르디노 묘역(Bernardine Cemetery)이 있었다. 언덕에는 유대인 묘역도 있었다. 그러다 우주피스 마을은 소비에트 시대에 완전히 파괴된다. 마을을 다 때려 부수고 산업 지역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 지역에 살던 유대인은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거의 살해당했다. 그렇게 이 마을은 부서지고 버려졌다. 후에 버려진 집에는 노숙자와 매춘부들이 찾아들었다.

 

예술인들이 정착하면서 우주피스 공화국 탄생

1990년부터 가난한 예술가들이 싼 값의 숙소를 찾아 이 마을로 들어 왔다.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버려진 건물에 쪼그리고 앉았다. 주민은 약 7,000명인데 거의 1,000명이 예술가였다. 자연적으로 예술인 마을이 되었다.

 

199841일 우주피스의 몇몇 예술가들이 주체가 되어 우주피스 공화국을 선언한다. 매년 만우절인 41일에 24시간 동안만 나라가 된다. 마이크로네이션(Micronation, 매우 작은 지역 내에서 국가의 요소를 갖추지 못하고 독립 국가임을 주장하는 주체를 가리킨다)을 표방하기에 자체적인 국기, 국가, 군대, 헌법, 화폐, 정부 조직, 내각을 두고 있다. 현재 로마스 릴레이키스(Romas Lileikis, 시인, 음악가, 영화 감독)가 대통령이다. 공화국 헌법 38개 조항과 3개 모토(‘Don’t Fight’, ‘Don’t Win’, ‘Don’t Surrender’)의 사본은 23개 언어로 작성돼 파우피오(Paupio) 거리의 벽에 붙었다. 2013년 달라이 라마 등 유명인들이 첫 방문했다. 그들에게 명예 시민권이 부여됐다. 빌뉴스의 전 시장이었던 아르투라스(Artūras Zuokas)가 이 곳에 살고 있다.

우주피스 공화국 모습.jpg
우주피스 공화국 모습

 

 

우주피스 옛 사진.jpg
우주피스 옛사진

 

그렇다면 현장에서 본 우주피스는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 여행 때 스치듯 지나쳐버렸고 후에 원고를 정리하며 우주피스 공화국을 알고 나서는 필히 가야 할 곳으로 점지했었다. 못보고 온 것을 통탄했으니 기대감은 아주 컸다. 올드 타운에서 접근할 때 가장 쉬운 다리는 사랑의 자물쇠가 주렁주렁 걸려 있는 일명 자물쇠 다리. 마을로 들어가는 다리는 총 7개인데 특히 결혼 할 신랑 신부가 7개 교량을 건너야만 행복해진다는 전설이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자물쇠 다리를 건너는데 빌니아 강둑 벽의 인어상이 눈길을 끈다. 호기심을 안고 마을로 들어서니 온통 벽화와 예술적인 분위기를 가진 조형물들로 치장돼 어수선한 느낌이다. 구시가지와 분리되는 빌니아 강 주변이 가장 예술적인 분위기를 보여주지만 더 이상 여행할 구미를 잃는다. 우주피스 공화국은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 덴마크 코펜하겐의 보헤미안과 같은 분위기를 가진 도시로 일컬어진다는데 세계적인 이슈가 여행자에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우주피스 공화국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에 맡긴다.

빌니아강.jpg

 

우주피스와 빌니아강.jpg
빌니아 강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서둘러 우주피스를 벗어나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성 안나 성당을 기점으로 길 건너편 골목 속에 있는데 찾기가 무척 어렵다. 현장에서는 골목 속에 꼭꼭 숨어 있는 아담의 박물관을 못 찾아 두 번이나 발걸음을 했다. 아담의 대표작인 장편 대서사시 판 타데우스(Pan Tadeusz, 1834)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지만 정작 읽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이 근방 나라, 도시에서 자꾸만 아담의 동상을 만나게 되니 작가에 대한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목적이 뚜렷하니 찾고 또 찾은 것이다.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2).jpg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관람객.jpg

낡은 집 대문 앞에 자그마한 안내 팻말이 있다. 대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당이고 벤치가 놓여 있다. 건물 밖에 아담, 성 안나 교회, 빌뉴스 시가지를 보여주는 그림들이 걸려 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작가의 책상. 의자. 졸업증명서. , 사진 등 여러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런 설명 없이 관람을 한다면 그저 그림만 보고 오는 것이 된다. 그때 박물관 스태프가 다가와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한 동양인이 이곳을 굳이 찾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을 감지하고 배려했던 것이다.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

 

스태프의 말에 따르면 아담은 카우나스에서 교사를 하다가 1822(24) 여름 빌뉴스에 방을 얻었다. 그는 이곳에서 1년간 머물면서 <그라지나>(Grażyna, 1823)라는 서사시를 탈고했다. 그라지나는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리투아니아어 뿌리를 가진 여성의 폴란드 이름이다. 박물관에는 시인과 연관되는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젊은 시절에 만나 사랑을 나누었던 마릴라, 그의 부인 세실라, 평생 친구였던 토마스 잔 등 더불어 그의 친필 원고, 출간된 서적이나 표지 그림 등도 볼 수 있다. 거기에 작은 앤티크 테이블, 카우나스에서 아담이 사용한 의자, 파리의 안락 의자 등등 또, 작가의 서명이 있는 학교 졸업 증명서, 리투아니아 유명 조각가(G. JokūbonisB. Vyšniauskas)가 만든 흉상들. 2,000개가 넘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하면서 폴란드 루블린에서 온 세 사람을 만난다. 지금은 리투아니아지만 아담은 당시 폴란드-리투아니아 시대에 살았던 인물이다. 아담은 현재도 폴란드 작가로 통한다. 폴란드 여성은 아담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려 했지만 언어의 한계도 있고 특히 필자가 아담에 대해 아는 게 없다. 마릴라와의 러브 스토리라도 알고 있었다면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박물관 관람하고 나서도 마당에 놓인 벤치에 한참을 앉아 있는다. 대중적이지 않은 곳을 찾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뿌듯한가. 아담 미츠키에비치의 파란만장한 삶은 리투아니아를 떠나기 전에 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작가의벽.jpg
작가의 벽

 

작가의 벽

미로 속 골목을 겨우 빠져 나와 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작가의 벽(Artworks on Literatu str)이다. 작가의 벽 또한 첫 번째 여행 때 놓친 장소다. 이곳 또한 올드타운의 골목 속에 있어서 놓치기 십상이다. 찾기 쉬운 방법은 시청사 광장에서 약간 비껴난 성 파라스케바 정교회를 기점으로 필레스(Piles) 거리를 따라 직진해 대성당(Church of St. Johns) 쪽으로 내려와 첫 번째 우측의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된다. 작가, 번역가 등 예술가 225명의 사진이나 글들이 특징 없이 벽에 걸려 있다. 대부분 소형 그림, 도자기 및 금속판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처음에 리투아니아 시인들이었으나 후에는 전 세계의 작가들로 확장되었다, 그래서 작가의 벽으로 불린다. 솔깃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럽다.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도 하거니와, 그 꾸밈에 개성이 없다. 그렇다 해도 작가의 벽은 호기심을 갖고 찾아봐야 할 곳이다.

 

화가이자 작곡가,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우를리오니스의 집

다시 메인 도로를 따라 시청사 광장으로 올라와 골목을 헤집어 갈 곳은 화가이자 작곡가인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우를리오니스(Mikalojus Konstantinas Čiurlionis, 1875~1911)의 집이다. 필자를 비롯해 한국인들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그는 유럽에서 추상 미술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는 35년의 짧은 생애 동안 약 400개의 음악을 작곡하고 약 300개의 그림과 많은 문학 작품과 시를 남겼다. 그의 작품은 현대 리투아니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일생 이야기는 너무 길어서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는 1907년 가을 빌뉴스로 이주해 리투아니아 미술 협회의 구성 회의에 참여했으며 이사회에 선출되었다. 그해 작가 소피아(Sofija Kymantaitė, 1886~1958)를 만났다. 그는 32, 소피아는 21세였다. 2년 후인 19091월 고향 플롱게(Plungė)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결혼했다. 그 해 말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가서 그림 전시회를 한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이브에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고 1910년 초 정신 병원에 입원했다. 그곳에서 급성 폐렴에 걸려 191135세에 사망했다. 딸 다누테(1910~1995)를 본 적은 없다. 부인 소피아는 72세까지 살았는데 재혼하지 않았다. 그가 빌뉴스에서 1년간 살았던 집은 1995, 그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면서 개관했다. 그가 살던 방을 옛 모습으로 되살렸고 그림 전시관도 있다. 이 집에서는 다양한 문화, 교육 및 예술 활동, 실내악 콘서트가 열린다.

 

숙소의 일본인들

숙소로 돌아오면서 컴퓨터 숍을 또 찾는다. 전체 프로그램을 갈아야 한단다. 프로그램을 다 교체하더라도 쓸 수만 있다면 천만다행이다. 수리비용을 묻고 한글과 포토샵 프로그램을 부탁한 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다.

 

필자가 머무는 숙소에는 유난히 일본인들이 많았다. 아마도 일본인 책자나 인터넷에 점수표가 높은 집으로 알려진 듯하다. 첫 날은 약사 한 명이었지만 이튿날은 세 명이 되었다. 새로 온 일본인 미키는 한국에 10번도 더 왔단다. 여행을 많이 좋아하는지 그녀가 보여준 여권에는 온통 스탬프 자국이다. 늦은 시간에 또 한 명의 일본 여성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 셋은 다른 게스트를 아랑곳 하지 않고 떠들어 댔다. 남의 나라 언어로 듣는 수다는 더 시끄럽다. 자정까지 말없이 기다렸다가 불을 끄라고 말했다. 그중 약사 여성, 또 화를 억제하지 못했다. 화나고 볼멘 목소리로 네가 꺼라고 하길래 얼른 껐다. 수다는 수그러들었지만 한 여성은 과자를 먹으면서 부스럭댔고 또 한 여성은 새벽까지 불을 켜 놓고 있었다. 이런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다. 일본 여행 가면 끔찍할 정도로 '시간 엄수'를 따져대더니만 해외에 나와서는 야누스적 행동을 한다. 어쨌든 빌뉴스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동양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계속)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우를리오니스의집.jpg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우를리오니스의 집

 

Data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주소 Maironio g., 빌뉴스

우주피스 공화국: 주소 Paupio g. 3A, 빌뉴스

아담 미츠키에비치 박물관: 주소 Bernardinų str. 11, 빌뉴스/ 전화 (370) 5279 1879/ 입장료 2유로(성인), 개관시간 10~17(겨울철 1시간 단축)/웹사이트 https://biblioteka.vu.lt/en/about/contacts/2-uncategorised/715-adam-mickiewicz-museum-2

작가의 벽: 주소 Literatų g., 빌뉴스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우를리오니스의 집:주소 Savičiaus g. 11, 빌뉴스/ 전화 +370 646 53503/ 웹사이트 https://mkcnamai.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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