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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더니즘을 이끈 허먼밀러의 대표 디자인 디렉터, George Nelson

2021-09-07 10:17

글 : 박미현  |  사진(제공) : 비트라, 허먼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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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브라운을 이끈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가 있다면 미국에는 허먼밀러의 ‘조지 넬슨’이 있다.
20세기 디자인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조지 넬슨의 디자인 스토리에 대해.
1 미국 모더니즘의 창시자로 불리는 조지 넬슨. 2 동양적인 한지 느낌을 재현한 버블 램프. 3 코코넛 껍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안락한 코코넛 체어.
미국 집과 회사의 풍경을 바꾼 허먼밀러의 수장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가구가 전 세계 디자인 흐름을 주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회사가 바로 허먼밀러(Herman Miller)다. 미국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 에디터로도 다재다능하게 활동한 조지 넬슨은 허먼밀러를 이끄는 대표 디자인 디렉터로 클래식한 가구를 선호하는 미국인의 취향을 변화시킬 만큼 모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미국 모더니즘의 창시자다. 
 
 
조지 넬슨은 1908년 미국 코네티컷 하트포드에서 태어나 예일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이후 이탈리아 로마의 아메리칸 아카데미에서 교환 교수로 일하는 동안 유럽 전역을 여행하면서 주요 건축 작품과 모더니즘의 건축가들을 만나 기능주의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가 처음 디자인계에 이름을 알린 건 <펜슬 포인트>와 <아키텍처> 매거진에 유럽 디자이너들에 대한 글을 쓰면서부터다. 그의 글은 허먼밀러 책임자의 관심을 끌었고 1945년 그는 허먼밀러의 디자인 디렉터로 발탁됐다. 그의 기능주의를 바탕으로 한 모던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은 미국 가정과 회사의 모습을 변화시키며 미국 디자인의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넬슨은 장난기 넘치는 마시멜로 소파와 코코넛 의자에서부터 오늘날 오피스의 표본이 된 L자형 책상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1960년대에 현대 사무 가구를 재창조하는 허먼밀러의 ‘액션 오피스’ 프로젝트로 인체공학적인 사무용 의자를 발표하면서 그 명성을 더욱 확고히 다졌다. 미국의 디자인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그는 집과 사무실을 위한 가구를 디자인하는 것 외에도 미드센추리 모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부부 찰스&레이 임스, 20세기 대표 조각가이며 디자이너인 이사무 노구치와 알렉산더 지라드 등을 발굴했다. 그의 이런 역할 덕에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남긴 디자이너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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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계도 기능뿐 아니라 장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볼 클락. 5 클래식한 가구도 모던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스웨그 레그 데스크. 6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귀여운 마시멜로를 연상시키는 조지 넬슨의 대표작 마시멜로 체어.

 

삶의 위트와 여유를 선사하는 위로의 디자인 
 
1945년 허먼밀러의 디자인 디렉터를 맡은 조지 넬슨은 그다음 해 홈오피스 데스크를 디자인했다. 호두나무와 강철, 가죽이 조합된 이 책상은 아무리 전통적인 형태를 띤 가구도 모던하게 바꿀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이어 조지 넬슨은 지금도 여전히 수없이 많은 모작을 낳고 있는 버블 램프를 선보였다. 풍성한 비누 거품을 연상시키는 버블 램프는 플라스틱으로 신비로운 한지의 질감을 표현한 조명이다.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모던한 디자인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그의 대표 조명 디자인으로 손꼽힌다. 
 
1948년에는 세상을 놀라게 할 ‘볼 클락’을 선보여 시계가 기능적일 뿐 아니라 재미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허먼밀러에서의 디자인 작업을 통해 여러 혁신적인 디자이너와 가까워졌고 이 시계 또한 작업실에서 함께 일하던 디자이너들과의 대화 속에서 우연히 창안됐다. 조지 넬슨의 ‘볼 클락’은 시계가 모던하면서도 가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여섯 가지 색상 조합으로 제작되었지만 점점 인기를 끌면서 색을 입히지 않은 내추럴 버전을 포함해 많은 컬러를 출시하게 됐으며 지금도 여전히 비트라에서 판매 중이다. 
 
 
1955년 디자인한 코코넛 체어는 조지 넬슨이 추상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모델이다. 이름 그대로 잘라놓은 코코넛을 닮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재치를 발휘해 진짜 코코넛과 반대로 바깥 껍질을 희게 칠하고 속은 짙은 색 직물을 씌웠다. 사용자가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하는 평범한 의자와는 달리 느긋하게 기댈 넉넉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편안한 휴식뿐 아니라 느긋한 삶의 방식까지 선물한 것이다. 1956년 출시한 마시멜로 소파 역시 그가 디자인한 볼 클락과 코코넛 체어만큼이나 기발한 디자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강철 프레임에 강렬한 색의 원형 쿠션 열여덟 개를 마치 떠 있는 것처럼 디자인한 이 소파는 알록달록 귀여운 마시멜로를 엮어놓은 듯해 가구를 넘어 하나의 팝 아트 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마시멜로 소파 또한 코코넛 체어와 같이 외관은 무척 특이하나 최상의 안락함을 선사하는 그의 대표작이다. 보기에는 불편해 보이나 막상 사용하면 반전 매력을 가득 안겨주는 그의 장난기 넘치는 가구들. 지금도 여전히 그의 디자인이 변치 않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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