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여성조선 정기구독 이벤트
ISSUE
  1. HOME
  2. ISSUE

[불법 사금융 방지 기획]비싼 대가를 치르고 받은 금융교육

2021-09-17 17:23

정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여성조선>은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와 함께 ‘불법사금융 방지’ 기획을 연재합니다. 불법사금융 대출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피해 극복 사례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불법사금융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벌써 십 년도 더 되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식은 땀이 또르르 맺힐 정도로 기억이 생생하다. 갚아도 갚아도 줄지 않는 빚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서 엉엉 울기도 해봤고, 그럼에도 나의 무지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아침이면 다시 일어나야 했다.

 

스무 살의 나는 경제 개념이 무지한 채로 사회로 나왔다. 처음에는 신이 났다. 직접 돈을 벌어서 옷도 사고 친구들 맛있는 것도 사주니 어른이 된 것만 같았다. 신용카드까지 만드니 씀씀이는 커져만 갔다.

 

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고 눈덩이처럼 불은 결제 대금이 날아왔다. 월급만으로 결제 대금 납부가 어려워지자 카드사는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서비스 가입을 권유했고, 나는 리볼빙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흔쾌히 수락했다.

 

리볼빙은 ‘지난 달 미결재 잔액과 이번 달 결재 잔액’의 10%가 넘는 높은 이자율이 붙어 눈덩이처럼 커진다. 그렇기에 정말 급한 사정이 있거나 바로 변제할 수 있는 능력이 될 때 계획적으로 사용해야 했지만, 나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무지의 대가는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이자와 신용점수 하락으로 돌아왔다.

 

카드 값을 갚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불법사금융 대출까지 고민하던 중 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때 지인은 “대부업체에서 300만 원 빌려와서 나한테 맡겨봐. 아는 사람이 추천해준 주식에 넣어두면 내년쯤 10배 넘게 벌 수 있대! 대부업체 이자쯤은 금방 갚아!”라며 솔깃한 권유를 했다.

 

결국 나는 욕심에 눈이 멀어 빚더미에 스스로 깔리게 됐다. 분명 한 달에 꼬박꼬박 입금하는데도 원금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이라 매월 납입 금액은 같지만 초반에는 계속해서 이자만 갚는 셈이란 건 한참 뒤에나 알았다. 시간이 흘러 월급은 올랐지만 생활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다. 나는 주말을 반납하고 투잡까지 해야 했다. 돈을 굴려준다던 지인에게 잘 돼가냐고 물으면 조급하게 굴면 안된다고 윽박지르다 내가 다시 돌려달라고 하면 회유하기도 했다.

 

이쯤 되자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당시 회사 생활도 너무나 힘들어 원형탈모가 올 지경이었지만, 돈 때문에 그만 둘 수도 없어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생겼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갔다.

 

여느 날처럼 사무실 테이블을 정리하는데, 신문 속 ‘햇살론’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홀리듯 집 근처 새마을금고로 달려가 상담을 받았다. 다행히도 빚을 모두 갚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나왔다.

 

나는 당장 햇살론을 신청했다. 드디어 대환일. 가슴에 답답하게 박혀있던 말뚝을 뽑아낸 듯 홀가분함에 날아갈 것만 같았다. 대출이 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마음속 짐의 무게는 현저하게 달라졌다. 이날 이후부터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나는 카드사 고객센터 강사로 일하며, 내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받은 것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강의를 했다. 특히, 사회에 갓 나온 신입 직원들에게 올바른 신용카드 사용방법과 위험성을 항상 강조했다. 리볼빙 서비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비싼 돈을 지불하고 20대에 뼈아프게 배운 것은 아래 세 가지다.

 

첫 번째. ‘기본적인 금융 상식’을 알아둘 것.

두 번째. 알아둔 상식을 바탕으로 ‘직접 돈을 관리’ 할 것.

세 번째. 돈은 잃어도 ‘자신은 잃지 말 것’.

 

돈 때문에 힘들었던 당시에는 스스로가 패배자 같고, 인생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햇살론’을 만나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그 시기를 겪고 나서 보니, 비록 돈을 잃었더라도 나를 잃지 않고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

 

나의 경험을 읽고 누군가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혹여 실수하더라도 ‘햇살론’처럼 도움의 기회가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꼭 말하고 싶다.

Copyright ⓒ woman.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 메일보내기
  • 프린트하기
  1. 메인으로
  2. 기사목록
  3. 맨 위로
댓글달기
글쓴이    비밀번호 (숫자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번호 커버이미지
이번호
서점 이벤트
  • 예스24
  • 교보문고
  • 인터파크
  • 알라딘
  • 이달의 목차
  • 지난호보기
  • 정기구독
이마트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