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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베 호수 위에 떠 있는 트라카이 섬 성

2021-08-10 16:13

글·사진 : 이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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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와 트라카이는 연계되는 관광 코스다. 빌뉴스에서 30분이면 도달할 수 있으니 접근도 쉽다. 트라카이에는 갈베 호수와 붉은 고딕식 건물이 오롯이 모인 ‘트라카이 섬 성’이 있다. 그 모습은 가히 아름답다. 호수 위에 떠있는 듯 보이는 붉은 색 성은 한 폭의 수채화다. 트라카이 섬 성은 특히 리투아니아의 위대한 영웅, 비타우타스의 가족과 연관이 깊다.
성 궁전.jpg
성 궁전

 

갈베 호수 위 붉은 벽돌 고딕 성

트라카이 섬 성(Trakai Island Castle, Trakų salos pilis)을 보려다 엉뚱한 카우나스 성을 갔으니 이번에는 필히 가봐야 한다. 숙소에서 나와 일단 컴퓨터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버스를 타러 터미널로 향한다. 빌뉴스 버스 터미널에서 트라카이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운행된다.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7km 정도 떨어진 지점. 30분이면 충분하다. 30분이면 갈 거리를 2시간이나 소요되는 카우나스로 갔던 일을 생각하면서 피식웃음 짓는다. 황당한 여행 에피소드도 시간이 지나니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트라카이에서 내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는 개조된 투어 차를 탄다. 성까지는 약 3km 정도다. 걷기 싫어서 탄 투어 차다. 사람들이 내리는 곳은 소박한 나무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다. 마을에서 트라카이 섬 성까지는 멀지 않다. 금세 너른 호수가 보이고 그 앞쪽으로 붉은 벽돌의 고딕식 성이 물 위에 떠 있다. 호수 위를 떠다니는 여러 대의 유람선과 붉은 성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은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금세 상상이 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름답다. 강이나 호수, 바다를 정원 삼은 도시는 늘 그렇게 빛난다. 트라카이 섬 성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갈베(Galvė) 호수다. 갈베 호수에는 21개의 섬이 있는데 그 중 한 섬에 트라카이 성이 들어앉았다. 성의 위치를 굳이 따진다면 호수의 남쪽 해안이다.

 

여행은 어려울 게 없을 듯하다. 트라카이 섬의 독보적인 성만 보거나 강변 산책을 하거나, 좀 더 욕심을 내 유람선을 타면 된다. 강과 성을 배경으로 해 기념 사진 한 장 찍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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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산책로

 

아름다운 호수 마을

여행 할 곳이 시야에 다 보이니 서두르지 않는다. 성 구경 전에 호수를 낀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에둘러 돌아본다. 사진 포인트를 찾는 행동이다. 소박해 보이는 민가가 모여 있는 마을도 보고 호수 위 많은 유람선들을 구경한다. 돛단배를 비롯해 요트, 카누 등 다양한 배들이 한갓지고 여유롭게 호수 위를 유영한다. 정박한 어선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카누타기.jpg

천천히 목적지 성 쪽으로 다가선다. 마을에서 성으로 들어서는 작은 섬들은 강다리로 이어진다. 성 앞의 긴 나무다리까지 그 거리는 짧다. 그 짧은 길에서 유람선을 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근육질 남자도 만난다. 길거리 음악가는 한국인들의 귀에도 익숙한 라트비아 민요인 백만송이 장미(Dāvāja Māriņa meitenei mūžiņu)’를 연주하고 있다. 이 지역 별미로 꼽히는 키비나스(kibinas)를 직접 만들어서 파는 아주머니도 나와 있다.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니 하나 사서 입에 문다.

별미 키비나스.jpg

 

키비나스 내용물.jpg
키비나스

 

긴 목조다리를 앞에 두고 옆 공원에 목조각이 서 있다. 갑옷을 입고 칼을 바닥에 길게 내려 꽂고 있는 동상에는 1994년이라고 새겨진 숫자만 보인다. 설명을 안 들어도 누구인지 알겠다. 비타우타스(Vytautas, 1350~1430) 대공일 것이다. 트라카이 섬 성과 비타우타스 대공은 깊은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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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카이 섬 성 광장

 

 

섬성 전시관.jpg
섬 성 전시관

 

트라카이 섬 성 박물관

나무다리를 건너 성 앞쪽으로 다가선다. 성벽에는 뾰족한 고깔 모양의 방어 탑들이 있다. 성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가로로 긴 건물이 있고 우측 언덕바지에는 궁궐이 있다. 입구 왼쪽에는 매표소가 있고 그 옆에 감옥으로 쓰인 탑이 있다. 이 성에는 전시관이 두 군데 있고 화살 체험장, 우체국 등도 있다. 그냥 건물만 볼 거라면 굳이 매표할 필요는 없다.

 

트라카이는 1992년 트라카이 역사 국립공원(Trakai Historical National Park)으로 지정됐다. 그중 한 곳이 트라카이 섬 성(Trakai Island Castle)인데 성 안의 박물관은 1962년에 개장했다. 박물관에서는 트라카이의 역사는 물론 다양한 전시품들을 볼 수 있다. 또 성문 위의 방어 탑을 교육장으로 이용한다. 중세의 기사 작위, 종교 재판, 군사 장비, 고딕 건축 등 역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며 기사의 갑옷을 입고 칼, 석궁, 화살 등, 중세 무기를 만져볼 수 있다. 사전에 예약하면 활이나 석궁 체험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8월이면 축제가 열린다

성 매표소.jpg
성 매표소

 

축제날은 1495년 전 중세시대로 돌아간다. 축제 기간 동안 목조각, 대장간, 고대 낚시 장비 등 많은 공예품들이 전시된다. 구슬 만들기, 버터 만들기, 치즈 짜기, 청동 합금 주조 해보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거기에 연극, 음악 및 댄스, 무술을 시연하는 기사, 가마에서 직접 굽는 도예가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전통 음식도 선보인다. 요리사는 팬케이크와 계란을 요리해 관광객에게 나눠 준다. 이 성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비타우타스가 사망한 날인 1027일에 펼쳐진다.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트라카이 섬 성은 많은 관광객들이 마을의 좋은 수입원이다.

 

유람선을 타다

필자는 여행 현장에서 트라카이 섬 성의 박물관 관람은 생략한다. 14세기부터 성의 역사를 보여준다고는 하나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역사를 거의 모르기 때문이다. 관람한다고 해도 제대로 파악 못할 게 뻔하다. 그래서 건축물만 보는 것을 택했다. 성 광장에서 안쪽까지 한 바퀴 둘러본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성 밖으로 갈베 호수가 넘실댄다. 호수 저 안쪽으로 하얀색 건물이 보인다. 여행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하얀색 건물은 우주트라키스 장원(莊園) 하우스(Užutrakis Manor House). 물론 접근이 어려우니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는 곳이지만 궁금증은 생긴다. 성벽을 한 바퀴 돌고 대충의 여행을 마무리 한다.

 

그러나 트라카이를 떠나는 것에 아쉬움이 남아 마을로 돌아오는 입구에서 만난 성인 남자가 운영하는 유람선 앞에 선다. 기꺼이 유람선을 타기로 한다. 조종사는 보기에도 앳된 소년이다. 유람선은 트라카이 섬 성을 다각도로 볼 수 있게 여기저기 물살을 가른다. 육지에서 보는 풍경이 어찌 호수 위에서 보는 풍경을 따라 올 수 있겠는가. 유람선을 탄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고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또 트라카이 섬 북동쪽에는 사람이 사는지 가옥들이 보인다. 자료를 찾아보니 토토리스케스(Totoriškės)라는 마을로 베르크네(Verknė)강과 스트루즈다(Strūzda)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이 지역에는 소수지만 125명의 사람이 거주하고 캠핑장이 있다. 또 이 마을 근처에는 고분이 있는데 심하게 손상된 채로 남아 있단다.

 

우주트라키스 장원 하우스

유람선 타기가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우주트라키스 장원 하우스(옛이름: Zatrocze 궁전)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먼 발치에서 보고 말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큰 호기심이 생긴다. 미리 예약하면 관람도 가능한 곳이니 행여 트라카이를 가게 된다면 기억해두어야 할 정보다.

우주트라키스 장원.jpg
우주트라키스 장원

 

자료에 따르면 갈베 호수와 스카이스티스(Skaistis) 호수 사이의 반도에 위치하고 있는 이 집은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눈에 띄고 가장 잘 보존된 저택으로 손꼽힌다. 14세기부터 자료에 기록되었다. ‘알기르다스 섬(Algirdas sala)’이라 불렸고 타타르 귀족의 소유였다. 19세기 후반(18971219) 요제프 티스츠키에비츠(Józef Tyszkiewicz, 1868~1917)가 매입해 아내 폴란드 공작 부인(Hedwig Światopełk-Czetwertyńska, 1878~1940)과 함께 머물렀다. 190165일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가 이 저택에 대령 지위를 부여해 분양되지 않도록 했다. 궁전 건설은 1896~1901년 사이에 완공되었다. 당시 유명한 폴란드 건축가 유제프 후스(Józef Huss, 1846~1904)가 설계를 맡았다.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흰색의 2층 건물형태다. 1층에는 커다란 장방형 창문이 있는 7개의 대칭 홀이 있으며 건물 중앙에는 천공 계단이 있는 홀이 있다. 거실은 1층에 있었고 정사각형 창문이 있었다. 집 내부는 프랑스 루이 16세 궁전 스타일로 장식되었다. 네오 르네상스 스타일의 테라스는 개방형 파빌리온으로 장식되어 트라카이 성의 전망을 볼 수 있게 했다.

 

오른쪽은 영국식 정원이었고 왼쪽은 프랑스식 정원이었다. 프랑스식 정원은 프랑스의 유명한 조경가인 에두아르 앙드레(Édouard FrançoisAndré, 1840~1911)1898년에 조성했다. 그는 고대 스타일의 조각품과 많은 식물로 장식된 혼합 스타일 공원을 만들었다. 공원에는 프랑스 루이 15세의 어머니인 마리 아델라이드 드 사부아(Marie-Adélaïde de Savoie) 황후를 모델로 한 고대 여신 다이아나의 조각상도 있다. 이 조각품과 플로라(Flora) 및 하마드리아데스(Hamadryad)의 조각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원본의 사본이다. 또한 바커스 동상, 다양한 흉상, 성모 마리아상은 호수 해안에 있었다. 성모 마리아 상은 1964년에도 방문객들이 볼 수 있었다. 후에 호수에 던져졌다. 1975, 손상된 조각품은 바르니카이(Varnikai) 마을 공동 묘지에서 발견돼 트라카이 교구 교회로 옮겨졌다. 현재는 이 공원에 복원되어 있다.

 

현재 공원에는 거의 100가지 종류와 형태의 나무와 관목이 남아 있다. 공원 조경 당시 운송된 나무들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 이 공원에는 20개 이상의 인공 연못을 만들어 호수가 연결했다. 육지와 물의 경계가 사라진 물 반사로 가득한 독특한 공원을 만들었다. 1차 세계 대전 중 독일군이 침략할 즈음 요제프 티슈키에비츠와 그의 가족은 저택을 떠나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사했다. 장남 안제이 티스츠키에비츠(Andrzej Tyszkiewicz, 1899~1977)는 저택을 물려받아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전인 193991일까지 운영했다. 2차 세계 대전 동안 독일군 2명이 영지를 운영했고 전쟁 후 1940, 소련 정부에 의해 국유화되었다. 이 궁전은 KGB 장교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개조됐다. 이후에 고위 공무원 자녀들의 캠프장이 되었고 나중에는 관광 센터가 설립되었다. 그 기간 동안 저택은 크게 손상되었다. 리투아니아가 독립된 뒤 이 궁전은 트라카이 역사 국립공원에 속하게 되었고 문화기념물로 지정됐다. 2006~2012년에 궁전과 전체 공원 및 궁전 단지가 재건되고 개조됐다. 2010년 처음으로 복원된 저택의 방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현재 궁전은 전시회, 콘서트, 축제 및 기타 문화 행사가 열린다.

 

트라카이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회에 이어진다.(계속)

 

Data

트라카이 섬 성: 주소 Kęstučio g. 4/ 매표소 전화 +370 528 53946

우주트라키스 장원 하우스: 주소 Užutrakio dvaro sodyba dvaras, Užtrakio g. 17, 트라카이/ 전화 +370 528 55006/ 웹사이트 http://www.seniejitrakai.lt/uzutrakio-dvaro-sodyba-2/이메일 tinp@seniejitrakai.lt Užutrakis/ 최대 20명 단체 관람신청비 50유로/ 궁전 티켓은 별도구매

트라카이 웹사이트: https://www.trakai.lt/index.php?105983612

트라카이 별미: 트라카이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키비나스(kibinas)가 있다. 키비나스는 다진 양고기를 반죽에 넣어 오븐에 구운 음식으로 트라카이 섬 성 주변에서 맛볼 수 있다. 카라임 족(또는 카라이족(Qarays))의 전통식이다. 카라임 족은 카라이테 유대교를 믿는 투르크계에서 분파된 민족이다. 크림 반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러시아 본토 등지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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