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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신화의 유럽 인문 여행73]헝가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에스테르곰’

2021-06-03 11:35

글·사진 : 이신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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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1000년 역사가 시작된 곳은 ‘에스테르곰’이다. 헝가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아름다운 강변 도시다. 도나우 강을 잇는 마리아 발레리아 철교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와 경계를 나눈다. 대성당의 담장 위가 이 도시의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한다. 에스테르곰 시내는 물론, 멀리 슬로바키아의 슈투로보 시까지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살포시 오수를 즐기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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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르곰 성당 전경

 

헝가리 왕조의 첫 도시, 도나우 강변의 에스테르곰

부다페스트에서 센텐드레(20km)-비셰그라드(6km)를 지나면 에스테르곰(Esztergom, 20km)이다. 한 번만 들어도 잊지 않을 만큼 귀에 쏙 들어오는 지명이다. 생각보다 큰 마을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옛 왕궁터와 대성당은 높은 언덕 위에 있어 찾기 쉽다.

 

입구에 들어서면 옛 왕궁터와 대성당이 거의 한 몸처럼 붙어 있다.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길목엔 긴 세월의 덮개가 켜켜이 쌓인 건축물, 두터운 성벽, 부서진 유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딱 한 번에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라 1000년 전 세월의 흔적이 배인 곳이다. 13세기 초, 판논할마 수도원 위에 왕궁 성을 세웠다. 이후 왕이 부다로 천도를 하자 이 왕궁성이 성당교구의 중심이 되었으나 16, 17세기 투르크의 점령 때 크게 파손됐다. 지금은 로마네스크의 옛 모습을 재현해 왕궁박물관(Vármúzeum)으로 복원되었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진 아치형 성문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좁은 계단과 골목에는 푸른빛이 도는 이 길게 늘어서 있다. 중세 전투사들의 조각들도 있다. 마치 미로를 헤매듯 성문을 따라 들어서면 국립 에스테르곰 성채 박물관 팻말이 있다. 대성당으로 가는 길은 열려 있고 박물관 야외 구간은 누구나 볼 수 있다. 현재 왕궁은 1934~1938년 사이에 복원된 것이고 여전히 발굴 중이다. 여전히 해묵은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왕궁이라기보다는 성채나 요새에 가깝다. 파괴를 면한 거실과 도자기, 화폐, 무기 등을 전시하고 있다. 11세기 건축물과 13세기 프레스코 화를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은 들어가지 않고 성벽 가까이 다가서 에스테르곰의 멋진 풍치를 바라본다. 발밑으로는 아름다운 판논할마(Pannonhalma)’ 수도원이 있고 고개를 들면 도나우 강을 잇는 마리아 발레리아 철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에스테르곰 성벽에서 바라본 마을.jpg
에스테르곰 성벽에서 바라본 마을

 

이슈트반 1세에 아르파드 왕조가 열려

일단 에스테르곰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BC 350년 경 켈트족이 정착했지만 곧 로마 제국에 정복당했다. 로마 판노니아(Pannonia) 영토의 일부였다. 지금의 불가리아 대부분 지역과 유고슬라비아에 포함된 도나우 강 남쪽 및 서쪽 지방을 일컫는다. 온천이 많아서 휴양 도시로도 유명한 판노니아 지역이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121~180)는 이 도시에서 유명한 철학총서 제12권인 자성록(자기 자신에게(ta eis heauton))을 집필했다고 추정된다. 5세기에는 훈족의 지배를 받았지만 10세기(972)에 마자르 족이 이주해 바지바로스(Víziváros, Watertown) 지역에 정착한다.

 

바지바로스는 도나우 강에서 가깝고 상권이 가장 발달된 지역으로 로마시대의 왕궁 터다. 마자르 족의 수장 아르파드(Arpad, ?~907)의 증손자인 게자(Géza, 970?~997) 대공은 가장 먼저 유럽문화와 함께 기독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을 했다. 마자르 족은 야만성이 강했고 무식했다. 게자 대공은 기독교를 받아들이면 이 교도 간의 전쟁도 줄어들 것이며 야만인이라는 무시도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먼저 베네딕토(Benedictines) 회를 통해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된다. 이어 판논할마라는 베네딕토 대수도원 건립에 착공(996)한다. 그의 맏아들 바이크(Vajk)에게도 체코에서 수도사 성 아달베르트(Adalbert, 956~997)를 초빙해 세례를 받게 한다. 기독교 식 이름인 이슈트판(István)으로 고치고 바이에른 공작 하인리히 2세의 딸인 기젤라와 결혼시킨다. 997년 아버지 게자가 세상을 뜨자 바이크는 1000, 신성 로마 황제 오토 3세 동의하에 로마 교황 실베스테르 2세가 보낸 왕관으로 대관식을 거행하고 이슈트반 1(Saint Stephen I, 975~1038, 재위 1000~1038)로 제1차 헝가리 제국 왕위에 오른다. 아르파드 왕조(Arpad, 1000~1301)300년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아르파드 왕조는 이슈트반 이후 벨라 4세 때 몽골족에 파괴(1241)되어 부다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화폐(주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왕조의 기초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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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논할마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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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논할마의 수녀원

 

에스테르곰 최초의 베네딕토 수도원 판논할마

왕궁 바로 밑에 있는 판논할마 수도원은 이 도시에서 1000년도 넘었다. 1001년 경 이슈트반 1세는 아버지 게자가 착공했던 판논할마의 대수도원을 완공한다. 수도원을 짓고 지역의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을 이곳으로 초청했다. 당시 마자르족은 유럽에서 온 정착민들을 위협하고 북부 이탈리아, 바이에른, 프랑켄 공국의 마을과 수도원 등을 약탈했다. 수도원에 첫 학교를 만들어 헝가리 인들을 교화시켰다. 1020년 경 베네치아의 주교인 성 겔레르트를 초청해 가톨릭의 전파를 강화했다. 1055년에는 최초의 헝가리어 문헌을 작성했다. 이슈트반 1세의 통치시절 약 50여 개의 주와 10개의 교구를 만들었다. 에스테르곰 교구는 설립 당시부터 대교구로 설정되어 대주교의 주교좌가 있었다. 수도원은 헝가리 내에서 중요한 문화적, 사법적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수도원장은 공적 직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수도원은 12세기에 화재로 소실되었고 1224년에 고딕 성당으로 재건축되었다. 현재 30여 명의 수도자들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고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가 있다. 관람은 전문 가이드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 이 수도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1996)되었다. 주변의 숲은 유네스코 자연 유산이다.

강 너머에서 바라본 성당.jpg
강 너머에서 바라본 성당

 

 

대성당 내부.jpg
대성당 내부

 

 

대성당 예배.jpg
대성당 예배

 

헝가리 최초의 에스테르곰 대성당

왕궁 위(높이 156m)에는 헝가리 최초의 성당인 에스테르곰 대성당이 있다. 이슈트반 1세가 성 아달베르트에게 봉헌한 첫 성당으로 당시 아름다운 교회로 불렸다. 1189년 첫 번째 대주교 관구가 됐고 국민 대다수가 그리스도교도로 개종했다. 그러다 벨라 4세 때 몽골 침입으로 수도를 부다로 옮기자 남은 성직자들이 언덕 위 왕궁 성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16세기에 투르크 침략으로 최초의 성당이 파괴된다. 1507, 대주교 타마스 바코츠(Tamás Bakócz)가 그의 매장소로 대성당 근처에 르네상스 스타일의 작은 예배당을 만들었다. 아름다운 이 건축물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후 투르크가 무너지고 합스부르그의 통치 시절인 1822, 대성당이 현재의 자리에 재건축 된다.

 

여러 우여곡절을 끝에 부다페스트의 성 이슈트반 대성당을 설계한 요제프 힐드(József Hildo) 건축가가 맡아 18568월에 봉헌식을 했다. 세기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가 그란의 성당 헌당을 위한 미사 솔렘니스’(Missa solemnis zur Einweihung der Basilika in Gran)를 작곡해 초연했다. 봉헌식 이후 12년이 지난 1869년에야 완공되어 오늘에 이른다. 성당 제단에는 단일 화 폭에 그린 것으로는 세계 최대인 제단화가 있다. 왕실 기도실이 딸린 로마네스크 양식의 왕궁, 프레스코로 마감된 왕궁 채플,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된 장미 유리창 등도 볼거리다. 출입문 위 2층의 파이프 오르간이 유명하다. 18563530개 파이프에 스톱 49개를 가진 헝가리 최대의 오르간이다. 성당의 보물관(Kincstár, Cathedral Treasury)에는 이슈트반, 겔레르트, 라슬로 등 헝가리를 대표하는 성인의 유골이 안치돼 있고 역대 대주교의 의복 등 헝가리 성직자들의 유물들도 보관돼 있다. , 이슈트반의 유골은 자신이 세운 세케슈페헤르바르의 왕실 바실리카(교황으로부터 특권을 받아 일반 성당보다 격이 높은 성당)에 안장되었다는 설도 있다.

스테판 왕 동상과 대성당 돔.jpg
스테판 왕 동상과 대성당 돔

 

에스테르곰 최고 전망대, 대성당 성벽

대성당을 기점으로 왼쪽으로는 성 아달베르트 회의장과 호텔이 있고 우측에는 궁전성이 있고 곧추 직진하면 아래로 내려가는 리프트와 연결되며 와인 카페가 있다. 무엇보다 이 성당의 백미는 성당 뒤쪽이다. 돌로 쌓은 둥근 제단이 있고 그 옆에 무릎 꿇은 성 이슈트반이 교황 특사가 씌어주는 왕관을 머리에 받는 하얀 큰 조각상이 놓여 있다. 멜로코 미클로스(Melocco Miklós)가 슈퇴 산 대리석을 사용해 만든 이 조각상은 20008월에 제막했다. 활같이 휜 두 개의 기둥이 교차하며 작은 십자가가 서 있는 12m 높이의 기념상이다.

 

그 옆에 오래된 성벽으로 만든 지하 건물은 카페로 이용된다. 무엇보다 성벽 밖의 풍경이 아름답다. 급경사인 성벽 밑으로 유유히 도나우 강이 흐르고 슬로바키아를 잇는 녹색 철교와 어우러진 눈부신 풍경이 펼쳐진다. 마리아 발레리아 철교의 길이는 500m에 녹색 아치가 걸려있다. 1895년 건설되었으나 1944년 후퇴하는 독일군에 의해 폭파된 후 당사국간 정치 경제적 이해가 맞물려 반세기 넘도록 방치되다가 유럽연합으로부터 복구자금 반액인 천만유로를 지원받아 2001년에 개통이 이뤄진 다리다. 이 풍경이 물릴 즈음에는 바지바로스(Víziváros, Watertown) 지역의 가옥, 교회, 성등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헤아리기 시작한다.

 

Travel Point

찾아가는 방법:부다페스트(130km)에서 버스(www.volanbusz.hu)나 유람선(http://www.silver-line.hu/)을 이용하면 된다.

현지교통:왕궁성이나 대성당은 걸어서 다니면 된다.

별미와 숙박:대성당 지하에는 프리마스 핀체(Prímás Pince) 레스토랑이 있다. 중세풍 스타일의 지하에서 헝가리 식과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동굴형 와인 저장고도 있다. 바차니 거리에 있는 츌류크 챠더(Csülök Csárda)에서는 족발요리인 트로테르(trotter)가 전문이다. 그 외에도 생선류, 채식주의자 용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워터타운의 퍼들리잔(Padlizsán) 레스토랑에서는 지중해 스타일의 스페인 식 정원(patio)에서 성의 경치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또 미타니에르(Mélytányér) 여관에서는 헝가리 가정식 요리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워터 타운쪽을 이용하면 좋다.

웹사이트: http://www.hungary-tourist-guide.com/esztergo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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