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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다 5]연세암병원 김남규 교수, 대장암 미리 예방하는 법

2020-11-15 09:46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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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남녀 통틀어서 위암과 간암 다음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남성 대장암 환자가 여성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성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낮진 않다. 하지만 대장암은 조기검진과 좋은 식습관을 들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대장암 명의 김남규 연세암병원 교수에게 여성에게도 위협적인 병, 대장암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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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제2의 뇌’라는 말이 있다. 장은 뇌 못지않게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명 현상에 관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장 건강이 좋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건강에도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긴다.

장 건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음식이다. 냉동식품, 인스턴트식품을 자주 먹은 사람의 장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먹는 사람에 비해 장내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진다. 이런 식습관이 계속 쌓이면 대장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

대장암은 말 그대로 대장에 생기는 암이다. 대장은 사람의 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길이가 약 1m 50㎝에 이르는 큰 장기이다. 대장은 소장과 연결되어 오른쪽 허리에서 시작되어 항문까지 연결된다. 대장은 충수돌기, 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구불결장(S자 결장), 직장, 항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암을 대장암이라고 일컫고 발생 범위에 따라 결장암, 직장암으로 구분한다.

대장암은 전립선암, 유방암 같은 서구형 암과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빠르게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 환자의 평균 발병 나이는 60~70대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대장암에 발생하는 연령도 높아졌다. 대체로 50대가 되면 대장에서 용종이 자주 발생한다. 용종은 대장점막에 생기는 사마귀를 말한다. 대장에 생기는 용종 중 30%가 암으로 진행하는 선종성 용종이다. 이것을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용종이 점점 자라 5~7년 사이에 암이 된다.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이 부르는 병, 대장암

연세암병원 김남규 교수는 우리나라에 대장암 환자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서구화된 식습관을 꼽는다. 인스턴트식품과 냉동식품은 대체로 칼로리가 높고 동물성지방과 포화지방이 많은데 이런 음식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햄이나 베이컨 같은 가공육에는 1급 발암물질인 아질산염이 들어 있어 대장 건강에 좋지 않다. 고기를 숯불이나 연탄 등에 구워 먹는 직화구이로 먹을 경우 고기가 탈 때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발생한다. 이런 발암물질이 체내에 계속 축적되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식습관이 대장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주로 채식을 하는 아프리카 원주민과 육식을 즐기는 알래스카 원주민의 장내 세균 분포를 연구 조사에서 알래스카 원주민의 장 속에는 유해균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식사습관이 대장 속 유익균과 유해균뿐 아니라 대장암 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대장 내 용종과 암이 발생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신체활동이 적어지는 것도 대장암의 원인이다. 육식을 즐기고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비만은 대장암 발생의 원인이기도 하다. 내장지방이 많은 사람은 표준 체중인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약 1.5배에서 3.7배 높다.

대장암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3~4배 더 높다. 특정 유전자로 인해 발생하는 대장암은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등이 있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생기는 대장암은 비교적 젊은 나이인 20~30대에 주로 발병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7,000명 중에 한 명꼴로 발생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이 있으면 대장을 제외한 다른 장기에도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십이지장암, 소장암, 담관암, 위암, 피부, 뼈, 치아, 결체조직에 다양한 질환 및 종괴가 생길 위험이 있다. 때문에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가족력을 조사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은 린치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유전적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면 대장암을 비롯해 자궁내막암, 난소암, 위암, 소장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린치증후군을 갖고 있는 환자는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80%가 넘기 때문에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가족이 유전자 검사를 받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오랫동안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앓는 환자도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받으면 10여 년 뒤부터 1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로 대장암 발병 유무를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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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비만의 폐경기 여성 대장암 걸릴 확률 높아

대장암은 주로 남성에게 발병하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암환자 중 대장암 환자가 전체 암 환자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수치를 보면 대장암이 남성에게만 위협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성 전체 암환자 중 대장암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하다. 대장암은 유방암, 갑상선암에 이어 전체 여성암 발생 순위 3위를 차지할 만큼 많다. 특히 우측 상행결장암에 걸린 여성 대장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소속 대장암연구회와 국립암센터 국가종양등록센터가 대장암 환자 32만 6,712명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대장암 부위별 발생 빈도를 조사했는데 여성의 경우 오른쪽 상행결장에 암이 생기는 경우가 빠르게 증가했어요. 남성의 결장암 증가 속도보다 여성이 훨씬 빨라요. 여성에게 결장암이 빠르게 늘고 있는 원인은 비만이라고 추측합니다. 비만과 상행결장이 관련이 있다고 보거든요.”

대장암이 흔히 발생하는 연령대인 폐경기 여성 중 내장비만이 많으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세브란스병원이 대장암 클리닉을 방문한 대장암 환자 497명과 같은 기간 검진센터를 방문한 건강한 성인 318명을 비교한 결과 대장암 환자에게 내장비만이 많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리하자면 내장지방이 많은 폐경기 여성은 상행결장에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초기 암이라면 으레 그렇듯 대장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대장내시경 등 검진을 통해 발견된 경우다. 대장암을 조기 발생하는 비율은 약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2기 이상 병이 진행된 다음 발견된다. 증상도 2기부터 생긴다. 대장암은 직장암과 결장암이 각각 증상이 다르다. 결장암은 우측 상행결장이 하행결장보다 내강이 넓어서 암이 생겨도 별 증상이 없을뿐더러 증상이 있어도 배변에 관한 증상이 아니다. 결장암의 증상 중 하나가 빈혈과 전신 쇠약감이다. 결장 내강에 혹이 생기면 피가 나기 때문인데 만약 원인 모를 빈혈로 숨이 차거나 전신 쇠약감을 느낀다면 대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행결장은 상행결장보다 내강이 좁아서 배변과 관련한 증상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비와 설사가 반복되는 증상이다. 변에서 피나 점액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암이 직장 가까이에 생기면 치질과 비슷한 증세가 생긴다. 변을 보고 나면 빨간 선홍색 피가 나는 식이다. 이런 증상의 대부분은 치질이 맞지만 증상이 반복하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암이 항문까지 침범하면 변을 봐도 시원치 않고 또 화장실에 가고 싶은 증상을 느낀다. 보통 이런 증상을 보이면 암이 진행된 상태로 2~3기 정도로 진단받는다.

대장암의 병기는 장벽 침윤 정도, 주위 림프절 전이 정도, 간이나 복막,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한다. 대장암은 대장 벽을 뚫고 내려갔다가 임파선을 통해 주변 임파절로 퍼진다. 우리 몸에 암이 퍼지지 않게 저항하는 면역세포인 임파구가 있는데 이들이 무너지면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다. 보통 대장암이 전이가 되면 간이나 폐로 전이가 되는 경우가 많고 복강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대장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병기를 정확하게 알아야 치료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때문에 대장암이 의심되면 MRI 검사가 필수다. MRI 검사로 임상병기를 결정할 수 있지만 정확한 병기는 수술 후에 결정된다. 0~1기는 암이 대장 벽에 머물러 있는 경우, 2기는 암이 대장 벽을 넘어섰지만 장기까지 퍼지지 않은 경우, 3기는 암이 림프절이나 인접한 장기에 전이된 경우, 4기는 암이 림프절을 타고 간, 폐, 복막, 뇌 등으로 원격전이가 발생한 경우다.

최근에는 43세에 사망한 할리우드 배우 채드윅 보스만처럼 젊은 연령층에도 대장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젊은 대장암 환자는 대개 병기가 꽤 진행된 4기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다. 젊다는 이유로 자신이 암에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발견한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치료는 대체로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한 뒤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암세포 크기가 크고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해 암세포 크기를 줄인 다음 수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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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연세암병원 김남규 교수

대장암 주로 간, 폐, 복막 등에 전이


결장암은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먼저 한다. 결장암은 시야 확보가 쉬워서 직장암보다 수술이 쉬운 편이다. 간이나 폐로 전이가 발생했다면 전이된 부분 역시 같이 수술로 제거한 다음에 항암치료에 들어간다. 암세포 크기가 크고 여러 군데 전이된 경우 수술에 앞서 항암치료가 선행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온 남성 환자는 오른쪽에 꺾어진 부분에 암이 생긴데다 간에 세 군데나 전이가 된 케이스였어요. 이분은 항암치료를 먼저 한 다음 반응을 보고 수술하기로 했어요. 다행히도 다섯 번 항암치료 끝에 반응이 좋아서 바로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했어요. 수술로 암세포를 떼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장기에 전이된 4기라면 다른 장기에도 암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암세포가 더 퍼지지 않도록 혈관으로 항암제를 먼저 투여하고 항암요법을 한 뒤 수술을 하는 것이 치료 성적이 훨씬 좋아요.”   

직장암은 결장암보다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직장의 위치가 깊고 좁아 정교한 수술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발달해 정교하고 깨끗하게 수술할 수 있어 치료 성적이 좋다. 직장암이 재발될 경우 괄약근 주변 장기로 퍼진다. 여성은 질이나 자궁으로 전이가 되는 경우가 많고 남성은 전립선이나 정낭으로 전이된다. 다행인 것은 대장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다른 암이 전이된 것보다 완치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직장암 환자 중 문제가 되는 것이 가임기 여성 환자다. 방사선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데 방사선 조사 범위에 난소가 있기 때문에 잘못하다가 불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복강경으로 난소의 위치를 이동시킨 다음 방사선 조사 범위를 벗어나게 한다.

“30대 후반에 직장암 판정을 받은 여성 환자가 있어요. 암세포가 직장이랑 괄약근, 질까지 침범했어요.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면서 복강경으로 난소를 이동해서 치료했어요. 나중에 수술을 할 때 괄약근과 질까지 다 잘라냈어요. 성형외과에서 살을 떼어서 질도 만들어주고 난소도 이상이 없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완치했어요. 복강경으로 수술해서 수술 흔적도 작아요. 수술 흔적이 작으면 통증도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요. 수술하고 5일 안에 퇴원할 수 있을 정도지요. 그분은 아주 만족해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임신한 여성이 직장암에 걸리면 어떨까. 김 교수는 한 가지 사례를 들려줬다. 임신 30주에 직장암을 발견한 여성의 케이스였다. 산부인과와 협업해 아이를 조기 출산해 인큐베이터에 넣고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고 난 뒤 수술치료를 받았다. 얼마 전 50대가 된 그 여성이 수술한 부위가 불편하다며 중학생 딸과 함께 찾아왔다. 그 중학생 딸이 당시 조기 출산해 인큐베이터에 있던 바로 그 아이였다. 김 교수는 이 사례를 들면서 의사들이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지장 없는 방향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법이 많이 발달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치료법은 예방이다. 꾸준히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으로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발견하면 내시경으로 용종을 떼어내는데 이것 역시 암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장 건강에 좋은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즐기고 동물성지방이 많은 적색육이나 가공육 대신 지방이 없는 살코기나 닭고기, 오리고기, 생선 등을 즐겨 먹는 것이 좋다.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식이섬유가 얼마 만큼인 줄 아세요? 30g입니다. 하루 권장치 식이섬유를 먹으려면 커다란 볼이 꽉 찰 만큼 채소를 섭취해야 하죠. 해조류도 대장암을 예방하는 식품입니다. 국립암센터에서 낸 자료 중 미역, 다시마, 김을 즐겨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어요. 플레인 요거트도 좋아요. 플레인 요거트에 과일을 넣어 먹으면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를 모두 섭취할 수 있어서 아주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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