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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낸 피아니스트 랑랑 ①

2020-09-14 19:09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유니버설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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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건초염으로 갑자기 활동을 접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복귀했다. 3년 만의 행보는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발매. 화상 인터뷰를 나눈 그는 오는 12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도 준비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올해 서른여덟 살인 랑랑은 10대 때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앞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한 적 있다.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음에도 그가 이 곡을 다시 선보이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골드베르크 변주곡들 사이에서 랑랑이 풀어야 할 숙제는 그 시대 음악처럼 들리게 연주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고통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과 같이, 이 곡을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많은 것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10대 시절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했다. 20년이나 시간이 걸렸다.

내가 열 살 때 글렌 굴드가 연주한 곡을 들었다. 항상 이 곡이 전형적인 바흐의 작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분명한 바로크 음악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크 연주자를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의 악기에서 연주되었는지, 꾸밈음을 어떻게 연주하였는지 등이다. 이런 과정은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20년이 넘게 배움의 과정이 지속되는 이유다. 항상 나는 준비가 됐다고 느꼈었지만, 사실은 안됐었다. 이러한 상태를 3년 전까지 반복하다가 안드레스 슈타이어와 함께 집중하여 배울 수 있었고, 마침내 스스로 보다 더 바로크 스타일로 연주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

 

연주시간이 90분 정도로 긴 편이다. 템포 설정 때문인가? 아니면 반복이 많나?

부분적으로는 많은 반복 때문에 느린 마디들을 더 느리게 연주하려고 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레코딩보다 더 길어졌고, 지난 20년간 연주해왔던 골드베르크와는 다르다. 보통은 모든 것을 반복하지만 마지막 아리아에 있어서 반복을 꼭 할 필요는 없는데, 나는 그 부분을 연주했고 거기서 시간이 3분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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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힘들었던 점은 없나?

사실은 6월에 스튜디오 레코딩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가 찾아왔고 6월에는 독일에 가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덮쳤다. 이런 레코딩을 위해서는 전체 팀이 함께 해야 하고 대부분이 베를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베를린 외의 장소에서는 힘들다. 그래서 유럽에서 모든 공연을 취소할 때 6월에 예정되어 있던 레코딩을 3월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나는 이미 3년 동안 준비를 했기 때문에 행운이었다.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6월에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는 별 상관이 없었다. 성 토마스 교회에서 이미 연주를 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았다. 이미 바흐 옆에서 연주를 한 상황이었다. 바흐의 무덤에서 인사를 했기 때문에 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엄청 힘든 일은 아니었다. 좋은 피아노를 고르고, 음향을 신경 쓰면 됐다. 베를린 필하모닉과 카라얀이 항상 이용하곤 했던 베를린의 교회에서 레코딩을 할 수 있었고 소리가 정말 아름답게 들렸다.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된 좋은 과정이었다.

 

바흐가 몸담았던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를 녹음 장소로 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이게 참 이상하다. 엄청난 압박이었다. 3월 1일 첫 번째 골드베르크 리사이틀을 연주했다. 그리고 라이브 레코딩은 3월 5일로 계획됐었다. 리스크가 굉장히 크기에, 사실 라이브 레코딩을 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회가 그날만 쓸 수 있었다. 이 교회는 항상 공연이나 관광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흐의 무덤이 그곳에 있기에 항상 바흐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만약 녹음하지 않았으면 9월까지 기다렸을 것이고, 이 프로젝트는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레코딩 바로 직후 투어 공연이 취소됐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흔히 음악적 에베레스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이다. 테크닉 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확실히 가장 어려운 작품 중 하나다. 25번째 변주를 예로 들면, 나에게 있어서 정말 어려운 느린 동작이었다. 어둡고, 수동적이고, 상당히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해석을 하는 데 있어 굉장히 오래 걸렸다. 반복 없이 한 번만 연주했다면, 몇 년이 걸렸을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10대가 25번째 변주를 연주하는 것은 고문 그 자체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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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의 디럭스 버전에는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버전과 라이브 녹음 버전을 모두 넣었다. 둘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처음 이 레코딩을 기획할 땐, 라이브로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레코딩으로 한 이유는, 성 토마스 교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던 중 첫 번째 편집본을 듣기 시작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변주 사이에 무언가 연결고리가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마 녹음한 곳이 스튜디오였고, 연주 중간의 시간을 딱히 계산하거나 고민하지 않아서 그러지 않았을까. 그러다 그것이 라이브 콘서트 때 그 자리에서 곡을 해석하는 것과 달리 충분히 즉흥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흥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드물고 특이하지만 새롭지 않은가. 그 이유로, 성 토마스 교회에서 라이브로 녹음할 수 있는지 묻게 됐다. 이후 녹음한 것을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다. 왜냐하면,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 부족한 점이 라이브 레코딩에선 나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 우리는 스튜디오 녹음을 할 때 더 나은 방법을 찾았다. 하지만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 사운드가 더욱 흥미롭고, 더욱이 바꿀 수도, 변주 사이에 사운드를 교체할 수도 있지 않은가. 좀 더 건조하게 가도 되고, 웅장하게 가도 되고, 심지어 베이스를 좀 더 넣어도 된다. 많은 선택지가 있기에, 나는 각 변주를 5번씩 녹음했다. 결국 두 버전 다 넣게 된다.

 

마지막 30번째 변주의 순간에 이르러 연주자로서 또는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감상은 무엇인가.

가족들의 재회를 축하하는 음악이다. 그리고 30변주에 도달했다는 의미의 축하이기도 하다. 30변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긴장을 조금 풀 수 있다. 그땐 안도감을 느낀다. 그전까지는 끊이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어떤 줄을 잡고 가는 느낌인데, 그 순간을 맞이하는 순간 편안해지고 만족감이 든다. 완전한 만족감이 아닌 약간의 만족감. 때문에 그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인터뷰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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