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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좋은 어른' 진구

2021-06-04 06:57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주)파인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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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굵은 배우 진구가 선하고 훈훈한 어른이 됐다. 데뷔 19년 차 배우 진구가 처음 도전한 ‘착한 영화’. 따뜻한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진구에게 시청각장애인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좋은 어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데뷔 19년 차 배우 진구가 처음 도전한 착한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는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직장 동료의 돈을 가로채려다 시청각 장애를 가진 딸 은혜를 만나게 되면서 사랑을 배워가는 남자의 이야기다. 진구는 겉으로는 거칠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주인공 재식 역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일곱 살짜리 아역 배우 정서연 양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연대감을 키워가고, 결국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 <올인>으로 데뷔한 이후 작품마다 선 굵고 존재감 있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의 반전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오랜만에 영화 개봉을 앞둔 진구는 감회가 새롭다며 입을 열었다.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하는 개봉이지만 따뜻하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으로 인사를 하게 돼 더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이렇게 따뜻한 작품 출연은 처음 아닌가?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단순히 장르 때문에 선택한 것은 아니다. 요즘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음이 편안한, 쉽고 즐거운 영화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영화들을 즐겨 보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고맙게도 따뜻한 시나리오가 나에게 와줬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실제 두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이 작품 출연에 영향을 미쳤나? 작품 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겐 너무 소중한 너>처럼 총각 시절의 나였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거나 출연을 결심하기 어려운 영화를 보는 눈은 생긴 것 같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고려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시청각장애인이 등장하는 영화다. 평소 관심이나 지식이 있었는지? 평소에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은 알고 있었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전혀 몰랐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두 가지 이상 장애가 있는 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영화를 통해 지원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제도가 없고 복지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작품을 통해 장애인을 향한 시각이나 태도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그분들의 불편함을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고,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 대한 생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영화를 계기로 빨리 헬렌켈러법, 시청각장애인 지원법이 만들어져서 그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역배우의 시청각장애 연기가 놀라웠다. 함께 연기한 배우로서 어땠나. 매번 감탄했다. 시청각장애인 연기라서 더 놀랍기도 했고 정서연 양의 집중력, 참을성, 이해심에 감탄했다. 아역 배우와 오래 호흡을 맞춘 작품도 처음이다. 서연 양과 많은 소통을 나눴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신경을 썼는데, 내가 노력한 것에 비해서 서연 양이 먼저 다가와서 크게 불편하거나 힘들게 노력한 점은 없다. 워낙 붙임성이 좋아서 호흡을 맞추는 데 수월했다. 
 
부성애를 보여줘야 하는 감성 연기가 부담스럽지는 않던가. 만약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 느낀 감정이 부담스러움이었다면, 소화를 못할 만큼이었다면 촬영을 못했을 것이다. 그 부분에서는 안심하고 시작했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 연기는 어땠나. 실제 아빠라서 도움이 된 지점도 있나. 쉽진 않았다, 사실. 데뷔 초 연기를 모를 때는 일상적인 연기가 가장 어려운 연기라고 이야기했었다. 재식을 제외한 모든 역할이 나를 도와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실제 아빠라서 큰 도움이 됐다. 아이가 없었을 때는 아역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출 때 편하게 지내기 껄끄럽고 낯설었다. 육아를 한 지 7년이 되다 보니,  불편함이 없었다. 해변에서 헹가래를 치고 뱅글뱅글 돌며 놀아주는 장면을 찍을 때는 대본에 적힌 것보다 더 많은 액팅을 했다.    
 
 
# ‘좋은 어른’은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 
 
진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어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재식과 은혜의 이야기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을 조금 더 가깝게 이해하게 됐고, 가족의 의미도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었다. 

극중 재식과 진구는 닮은 점이 있나? 나랑 많이 비슷한 것 같아서 작품에 임했다. 시나리오를 받으면 ‘실제 나라면 이 행동을 할 수 있을까?’를 제일 먼저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재식이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대본이 잘 읽혔고,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닮은 점을 굳이 찾자면, 어떻게든 살아가는 생활력이라고 해야 할까. 한심하긴 한데, 원동력을 찾아서라도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진 것이 나랑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파렴치한 재식이 은혜를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식도 은혜처럼 친구도 없고 부모도 없는 소외된 환경에서 살아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혜를 보는 시선이 남다르지 않았을까. 은혜를 보면서 본인이 보이기도 했을 것이고, 그래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을 것 같다. 
 
 
그렇게 재식은 좋은 어른이 됐다. 좋은 어른은 어떤 사람일까. 어렵다. 좋은 아저씨, 좋은 어른은 상대방을 조금 더 이해할 줄 아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자기보다 어린 사람의 이야기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고, 그들의 행동이나 상황도 마음을 열고 이해해주는 것이 좋은 어른인 것 같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품 속 재식은 잘하려고 노력하고 노력할수록 꼬이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이다. 실제 진구도 좌절하고 힘들었던 적이 있나? 재식이만큼 일이 꼬이고 나락으로 떨어져본 적은 없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은 아주 많았다. 오디션도 데뷔 초반에는 많이 떨어졌고, 하고 싶었던 작품에서 고배도 많이 마셨다. 기대했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기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았다. 주변 사람들 덕에 잘 버틸 수 있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제목처럼, 진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가족이다. 같이 살고 있는 아내, 부모님,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 가족도 가족이고, 내 일을 도와주는 식구, 친구들도 가족이다. 현장에서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는 스태프들도 가족이다. 결국 내 주변 사람들인 것 같다. ‘내겐 너무 소중한 너’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이 세상 누구에게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깝게는 가족일 수도 있고, 그 외 다른 존재가 ‘소중한 너’라고 생각한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고,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렇지 않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가까운 주변에, 피부로 느껴지는 거리에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종교와 신이 있고, 결국 나 자신이 계속 같이 있어주는 존재다. 자신을 믿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찾게 된다고 감히 생각한다. 나는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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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같은 두 아들 ‘엄청 좋은 아빠’ 
 
진구는 현재 결혼 8년 차 두 아들의 아빠다. 촬영이 없을 때는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성실하게 연기자로서의 시간을 쌓아온 그는 아빠로서의 시간도 성실하게 보내는 중이다. 

데뷔 19년을 맞았다. 진구가 계속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시간이 흐르면서 연기가 재미있어지기도 하고, 훨씬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선배로서 책임감이 생기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고 있는 지점이다. 내가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주변 사람들이다. 선한 자극을 주는 것도, 채찍질해주는 것도 주변 사람들이다. 
 
그중 배우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을 꼽으라면?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소속사 대표이신 엄홍범 대표와 전 소속사 대표인 손석우 대표다. 물론 나를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과 나와 가정을 이루고 있는 가족들 모두 소중하지만 연기자인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이 두 분이다.
 
결혼 8년 차, 두 아들의 아빠다. 실제 진구는 어떤 아빠인가. 감히 말씀드리면 엄청 좋은 아빠인 것 같다.(웃음) 내 생각인데 잘 놀아주는 것 같고, 잘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아빠다. 내가 아이였을 때 바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감히 좋은 아빠라고 자부한다. 
 
가족들도 동의할까.(웃음) 100% 동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글쎄. 5년 정도 지나면 모르겠는데 아직은. 아침 인사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엄지척인데, 오늘도 두 아이에게 ‘쌍따봉’을 받고 와서 이 정도면 좋은 아빠라고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날은 어떻게 보내나. 사실 나는 코로나 이전에도 항상 어린이날 일주일 전 주말에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는 편이었다. 지난 주말에 부모님 댁에 가서 시냇가에서 개구리알, 가재 잡고 놀아줄 계획이었는데 비가 와서 못 했다. 그 약속을 못 지켜서 어린이날은 하루 종일 아이들과 놀아줘야겠다. 평소에도 비디오 게임 같이 즐기고 맛있는 것도 즐기는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라, 어린이날에도 특별하진 않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다 해주며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   
 
 
차기작 등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영화로 찾아뵙게 될 것 같다. <마녀> 후속편 촬영을 마친 상태다. 개봉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그 외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예능 계획은 없나? <요트원정대> 등 예능에서도 존재감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예능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미있는 경험이 주어진다면 출연을 결심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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