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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무엇을 위해, 왜 사나?"라는 질문에 대한 공유의 대답

2021-05-04 08:07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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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박보검.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적힌 캐스팅 소식만으로 화제가 된 영화 <서복>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SF영화이기 전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물음표가 담긴 영화였다. 공유가 이 물음표에 대한 답을 내놨다.
 
흥행보증수표들이 모였다.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믿고 보는 배우 공유, 청춘스타 박보검, 그리고 <건축학개론>을 만든 이용주 감독. 그리고 정상급 제작진이 투입되어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영화 <서복>을 탄생시켰다. 
 
공유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을 연기했다. 죽음을 앞두고 내일의 삶이 절실한 그에게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라는 임무가 주어지고, 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서복과 뜻하지 않은 둘만의 동행을 하게 된다.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 자체가 화제다. 남자 후배랑 영화를 끌어가는 건 처음이었다. 연기하는 게 크게 다를 건 없었고, 실제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상대에게 충실했고 애정을 가지고 바라봤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브로맨스랑 상관없이 서복이 워낙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존재라서, 그런 부분에서 많은 것을 나에게 주면 조금 더 수월하고 편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그러나 거꾸로 서복은 그런 절제된 연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브로맨스 영화는 처음 아닌가? 마케팅을 하다 보니 브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진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다. 둘 사이를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특별하게는 형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서복은 신과 같은 존재. 반대로 나는 한낱 유약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메타포다.  
 
거칠고 수척한 기헌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감량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체중감량을 하다 보면 스태프들과 함께하는 것이 적을 수밖에 없다. 초중반까지 혼자 있는 과정을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촬영했다. 
 
거친 욕설도 의도된 준비인가. 생각해보니 작품에서 거친 욕설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따로 연습하거나 준비까지는 안 하지만, 기억 상 <서복>을 촬영할 때 평소보다 거칠었던 것 같다.(웃음) 안 믿을 수도 있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는 유형의 사람인데, 평소 내 모습보다는 거칠고 직설적인 성향을 보였던 것 같다. 노력까지는 아니지만 작품의 영향을 받았을 거다. 
 
기헌 캐릭터 처음 만났을 때 어땠나. 표면적으로는 동정과 연민이 맞다. 기헌의 입장에서 서복을 봤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다. 기헌은 죽어야만 하는 사람이고. 서로가 상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았을까, 평면적으로 느꼈다. 뻔한 이야기지만 불쌍했다. 나라는 사람이 그렇다.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다. <도깨비> 김신도, <도가니> 강인호도 연민이 많이 들었던 캐릭터다. 더불어 민기헌이 갖고 있는 피폐함과 다크함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감정이입이 잘 되던가.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던 부분이, 기헌의 입장이 되어서 통증을 느끼고 괴로운 마음을 느끼면서 서복을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그 부분에 공감했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관점에 따라 서복을 바라보는 기헌에 이입이 안 되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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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나요?”  
 
영화 <서복>은 SF라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감성적인 드라마에 가깝다. 복제인간 서복은 인간 민기헌을 향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기헌은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을 쉽게 꺼내놓지 못한다. 앞서 공유가 말했듯, 마치 신과 인간의 관계를 닮은 대화가 오간다. 

<서복>은 SF라는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감성적인 드라마에 가깝다. 애초 감독님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영화가 나오기는 했다. 나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단순히 큰 예산을 들여 볼거리가 많은 영화였다면 출연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감독님이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를 명확하게 말씀해주셨고, 나는 그게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평소 관심 있는 주제였나. 늘 이런 생각을 하고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잘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 고민을 혼자 막연하게 하는 편이다. 때마침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덜컥 질문을 던지기에, 이야기가 궁금해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재미있었던 것은 간단한 질문 같지만 대답을 못하고 주저하는 나를 발견했다는 거다. 원래도 가끔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영화가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출연 고사를 했다고 들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어려우면 한없이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너무 큰 이야기인가? 혹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안 궁금해 하면 어떡하지? 이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려나? 등등 고민되는 지점이 있었다. 피할 수 없었던 것이 개인적으로 살아가면서 할 법한 고민이고, 평소에 막연하게 했던 생각이라서 받아들였던 것 같다.
 
작품 촬영 후 고민에 대한 해갈이 됐나? 그렇진 않다. 평생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중에 눈을 감는 순간이 왔을 때 깨우치는 게 있었으면, 그렇게 눈을 감고 싶다는 바람으로 살아갈 것 같다. 
 
 
무엇을 위해, 왜 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나? 인생을 놓고 봤을 때 굉장히 어렵고 쉽지 않은 부분이다. 뭔가 한 번에 답에 도달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보다 그 정도 최소한의 고민은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답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근사치에 가까운 것을 보고 듣고 눈을 감을 수 있으면, 그렇다면 행복하겠다는 생각은 한다. 왜 사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얼마나 길게 오래오래 사느냐, 어떻게 잘 사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해봤다. 
 
<서복>은 영생을 향한 모든 인간의 열망이 담긴 복제인간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평소 죽음이나 영생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은 있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말로 옮기다 보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어서. 영화에 충실하게 말씀드리면, 영화 속 기헌처럼 시한부 인생을 살면 기헌의 마음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공유라는 사람이 아직 건강하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면 영생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영남 선배가 했던 “사람들 참 겁 많죠. 욕심도 많고”라는 대사가 있다. 그게 답인 것 같다. 나도 늙어갈 것이고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인데, 물론 나중에도 이렇게 담담할지는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영생에 대한 생각보다는 운명과 숙명을 받아들이자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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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20주년 “스스로 고맙고 대견” 
 
한국형 좀비 열풍의 시작을 알린 천만 영화 <부산행>, 아시아 전역에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해 <82년생 김지영>, <밀정>, <도가니> 등 매 작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배우라는 이름으로 20년을 살아온 공유는 스스로 고맙고 대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숫자를 세지 않는 편이고 알고 싶지 않을 때도 있는데, 매년 팬들이 알려주신다. 이번에 20주년을 맞아버렸다.(웃음)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조금 의미를 부여하자면,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탈하게 잘 견디면서 일해준 스스로에 대한 고마움과 대견스러움이 있다. 앞으로보다 지금이 중요한 것 같다. 
 
데뷔 초와 지금 공유는 무엇이 달라졌나.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볼 때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음…, (한참 생각 후) 예전보다는 스스로를 덜 괴롭히는 정도? 그 정도는 천천히 천천히 변하고 달라지고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나이나 여러 경험에서 오는 여유들이 조금은 생겼는지, 뭔가에 대처하는 부분에서 예전보다는 좀 더 유해지고 자연스러워진 게 아닌가 싶다.  
 
드라마 <도깨비> 이후 한류 주역이 됐다. 인기를 실감하나. 너무너무 실감하고 있다. 아직 방영 전이지만 넷플릭스 작품을 촬영했다. 한국에 투자할 (넷플릭스의) 버짓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과감한 투자가 배우 입장에서 고맙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배우로서 기쁜 일이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객관적으로 콘텐츠를 놓고 봐도 우수하다. 한국 콘텐츠가 어디서든 꿀리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기정사실인 것 같고, 거기서 자부심을 느끼고 책임감도 느낀다.  
 
배우 말고 다른 거 해보고 싶은 것은 없나? 공공연하게 말씀드렸던 부분인데, 기획이나 프로듀싱에 욕심이 있다.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를 하거나 기존의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화하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 이번에 <고요의 바다> 찍으면서 정우성 선배를 만났는데, 옆에서 보고 반성을 많이 했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임하시는 걸 보고 하고 싶다고 무작정 덤빌 일이 아니구나, 많이 느꼈다. 그래도 한 번쯤은 프로듀싱을 해보고 싶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시장에서 외면 받는 비주류의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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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공유의 삶이 궁금하다. 다른 배우들도 그런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나는 헬스장 가는 거 말고 외출이 많지 않은 사람이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던 습관이 있었고. 사람들이 “너는 원래 혼자 자가 격리 하지 않았느냐”고 농담으로 말한다.(웃음) 가만히 생각하니 코로나19로 내 생활 반경이 줄었거나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다. 늘 해왔던 대로 채워나가고 있고, 바쁘지 않고, 시간이 나면 낚시하러 간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주연 배우로서 대접도 하고 스태프들이랑 회식도 하는 부분이 왕왕 있었는데, 그런 걸 못하니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변화는 있다. 
 
 
<서복>은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으로 동시 개봉이다. 본인도 집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가? 최근 재미있게 본 작품이 있다면? <이어즈 앤 이어즈>라는 영드가 있다. 원래 영드를 좋아하는데, 최근 봤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았다. 수작이라고 생각했고, 리메이크를 하고 싶은 욕심까지 있었는데 판권을 가져오기 힘들다고 들었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기가 막힌 상상, 뼈 때리는 풍자가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마지막 질문이다. 다음 작품은 뭔가. <서복>에 이어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로 다시 SF에 도전하게 됐다. <고요의 바다> 역시 내 필모 중 꽤나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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