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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도 너도나도…‘공구’가 뭐길래?

#공동구매 #SNS마켓

2021-07-21 15:42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뉴시스, 셔터스톡, 각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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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찍어 올리고 소통하고, 내가 쓰는 물건을 소개하다가 팔기도 하고. 겉으론 본 ‘공동구매’의 원리는 그러했다. 더 들여다보면 나름 전략적인 돈벌이다. 연예인과 전직 아나운서도 뛰어드는 공구 시장, 어떻게 돌아가는 곳일까.
“공구 오픈 예정”
“공구 예고 댓글 이벤트”
“오픈하자마자 뜨거운 성원 감사합니다.”
 
 
SNS 게시물을 무작위로 둘러보다 눈에 띈 문구들. 언젠가부터 ‘공구’를 다루는 게시물이 흔해졌다. 하물며 수십만 팔로어를 보유한 연예인들도 ‘공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중심 거래 비중은 2017년 33.2%에서 2019년 44.9%까지 늘었다.
 
공구는 말 그대로 다수가 모여 조금 저렴하게 물건을 사는 ‘공동 구매’의 줄임말이다. 기자도 직접 공구로 물건을 산 적 있다. 유명 스킨케어 브랜드 제품이었는데, 시중 가격보다 약 50% 낮은 값에 ‘혹’했다. 공구 진행자는 당초 고지한 판매 기간보다 하루 앞당겨 종료했다. 준비한 수량이 소진됐다고 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매진될 만큼 인기 있는 상품을 중개하는 사람들의 수익은 얼마나 되는지, 얼굴이 알려진 방송인도 직접 판매에 나설 정도로 매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알아봤다. 
 
 
# SNS 소통으로 출발한 공구
 
“1차 공구에서 품절. 역대급 수량이었던 ○○○. 내일 2차 오픈해 드릴게요. 후기 대박이죠? 이번 공구가 끝나면 다음 또 언제 진행될지 몰라요.”
 
“○○은 내일 오전 10시에 만나요. 다음 일정은 최소 두 달 반 이후에서 석 달 정도 걸릴 예정이니 미리 참고해 구매해 주세요.”
 
공구를 알리는 홍보물 아래로 수백 개 댓글이 달렸다. 상세한 사용 방법을 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격을 문의하는 사람, 제품에 대한 호불호를 드러내는 사람들이다. 댓글 내용은 저마다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공구 진행자와 친밀도가 높아 보이는 말투를 사용한다. 일면식도 없는 온라인 친구라고 하기엔 유대감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게 공구 진행자는 해당 계정을 통해 일상을 소통해왔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로 무엇을 먹었다고, 남편과 어떤 이유로 다퉜다고, 아이가 아파 속상했다고 이야기하며 감정을 나눈다. ‘공구’는 그 중간 중간 이뤄진다. 다시 말하면, 꾸준한 소통으로 만들어진 신뢰가 물건 매매로까지 이어진다. 고도의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공구 사업가 A씨는 “SNS 소통은 공구를 준비 중인 제품을 미리 노출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내가 먹으려고 샀다가 공구를 진행하게 됐다는 멘트 들어보신 적 없어요?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업체 측의 일부 요청 사항이에요. 공구하기 전부터 나는 쓰던 제품이다, 써보니 좋아서 추천하는 거다. 그러면 왠지 모를 믿음이 생기거든요.”
 
 
# 판매 마진율 10~20%, 연예인은 슈퍼 갑
 
공구를 개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업체가 인플루언서에게 중간 판매를 요청하는 경우, 소비자로서 물건을 써보고 만족해 업체에 제안을 하는 경우다. 일례로 올해 초 한 키즈 용품 브랜드는 자사 제품을 판매해 줄 앰버서더를 공개 모집했다. 업체는 “앰버서더 분들은 홍보와 판매에만 전념해주세요. 콘텐츠 제공, 제품 포장 및 배송, CS 등 서포트는 저희가 다 해드립니다”라고 내걸었다. 자격 요건은 ‘SNS 운영과 소통이 활발하신 분, 본인 SNS에서 공구를 진행해본 적이 있거나 해보고 싶은 분’이다. 
 
남들보다 값싸게 살 수 있어 공구 판매를 시작했다는 주부 B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구를 시작한 계기와 주로 진행하는 품목은요? 공구를 하게 되면 업체에서 무료로 제품을 협찬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공구하는 인플루언서만 접속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는데요. 그런 곳은 무료 협찬이 없는 대신, 공구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사서 쓸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아이 엄마이다 보니 육아용품을 자주 진행해요. 
 
내가 팔고 싶다고 해서 팔 수 있는 건 아니죠? 업체가 물품을 대량으로 내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거잖아요. 팔로어가 어느 정도 있는 계정 유저인지, 공구 경험은 있는지, 게시물 평균 ‘좋아요’ 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 뒤에 업체가 연락을 해와요. 팔로어 수가 좀 되는 사람들은 먼저 하고 싶다고 업체에 연락을 하기도 해요. 
 
‘저만 쓰려다가 너무 좋아서 공구해요’라는 글귀를 자주 봤는데 거짓일 수도 있겠네요? 사실이긴 해요. 공구나 협찬을 받을 수 있는 팁 중 하나거든요. 가만히 있으면 공구 제안은 들어오지 않아요. 조금 더 좋은 연락을 받고 싶으면 피드(게시물) 하나를 올리더라도 다수한테 노출해야 돼요. 예를 들어 C회사 화장품을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 했어요. 회사명, 제품명 등에 해시태그를 달아야 돼요. 업체가 그런 걸 보고 제품을 협찬해주기도 하거든요.  단, 기존 피드들도 잘 가꿔져 있어야 해요. 
 
수익 분배 방법은요? 얼마 전에 진행했던 제품을 예로 들어 볼게요. 업체가 제안서를 줬어요. 원가가 2만 8,000원인데 백화점에선 4만 2,000원, 공구가로는 3만 5,000원이래요. 공급가, 판매가 차액이 7,000원이니까 제가 하나 팔 때마다 7,000원을 주겠대요. 제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평균 마진율은 10~20% 대에요. 10%가 안 되는 경우가 흔하고 20%까지 주는 곳은 생각보다 적어요. 세금도 떼고요.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품목은요? 화장품, 헤어 제품들이 많이 남고 아기 용품, 먹거리는 거의 안 남아요.
 
업체와 공구 판매자는 직통인가요? ‘벤더(vendor)’라고 있어요. 업체에서 물건을 받아서 판매자한테 제공하는 역할을 해요. A기업이 벤더한데 트리트먼트를 팔아주면 이윤 40%를 떼어주겠다고 약속을해요. 벤더는 그 물건을 공구하는 사람한테 줘요. 수익이 쪼개지는데 왜 그렇게 하느냐? 공구하는 사람들이 몇 천 개 이상 팔아버리면 벤더가 플러스 수익을 받을 수 있거든요. “5,000개 채웠으니까 40% 주기로 했던 거 50%로 올려줄게” 식으로. 완전 이득이죠. 그래서 벤더를 끼지 않고 업체랑 직통으로 하는 공구도 많아요. 
 
정리해보면, SNS 파급력에 따라 공구 판매의 기회가 달라지는 거네요? 모 업체는 계정에 따라서 내어주는 품목 범위가 달라요. “너는 팔로어도 충분하지 않고 계정도 관리되지 않았는데 왜 우리 제품을 가져다 쓰려고 해?” 하면서 탈락시켜요. 누구한테는 아기 용품, 먹거리까지만 내주고 또 누구한테는 아기 용품, 먹거리, 화장품까지 내주는 식이에요. 
 
연예인이나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은 출발점부터 다르겠어요. 얼굴이 값인 사람들이잖아요. 제품이랑 이미지만 맞으면 업체가 먼저 팔아달라고 할 거예요… 저 연예인은 뭘 발라서 피부가 저렇게 좋은가 싶을 때 있잖아요. 내 워너비가 쓰는 제품이라고 하면 당연히 사고 싶죠. 솔직히 저는 연예인들까지 공구하는 건 ‘생태계 교란’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업체가 갑이고 저희가 을이면, 연예인은 슈퍼 갑이에요. 구설수 많았던 연예인이 쇼핑몰로 대박 내고 이미지 개선해서 공구하는 거 보면 마음이 좋진 않아요.  
 
 
공구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주부 C씨는 매일 라이브 방송을 켠다. 소비를 결심하는 배경에는 판매자의 인지도, 신뢰도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구 계정을 보면 ‘그들이 사는 세상’ 같을 때가 있어요. 제가 화장품, 옷을 파는 사람인데 예뻐 보이지 않으면 구매 욕구가 생길까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래요. 나도 저걸 쓰면 저렇게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보이려나 싶고. 판매자들이 그 심리를 아니까 게시물로 어필하는 거예요. 
 
공구 판매를 하는 사람으로서, 연예인들이 공구를 시작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니까요. 재미로 시작했다가 노동 대비 수입이 크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을 거예요. 아예 쇼핑몰을 차려서 공구 하는 경우는 벤더 역할도 가능해요. 본인들이 또 다른 사람한테 물건을 연결해주고 마진을 남기죠. 
 
유명 연예인이 아니고선 지금 공구 시장에 뛰어드는 건 늦은 감이 있겠죠? 음…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 쉬울 것 같고, SNS 사진만 봐선 공구로 떼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오해를 하세요. 살아남는 게 쉽지 않아요. 이름만 들어도 아는 부자 인플루언서들은 초기에 진입한 사람들이에요. 몇 년은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마진은 적어도 좋은 제품 팔면서 한 명, 두 명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보다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공구의 분명한 장점이다. 주부 D씨는 “결혼 전에도 쿠폰 받는 것도 귀찮아서 정가로 샀었는데, 애가 생기고 나니 100원도 아쉽다”며 “쓸데없는 소비만 조심하면 공구는 꽤 좋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공정위가 최근 5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온라인 거래 관련 피해구제 신청 수를 분석한 결과 SNS 거래 피해 유형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배송 지연·미배송(59.9%), ▲계약해제·청약철회 거부(19.5%), ▲품질 불량·미흡(7.0%), ▲폐업·연락 두절(5.8%) 등이다. 
 
7월 초에는 공구 사이트 여러 곳을 운영하면서 수천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운영자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그는 “기저귀, 골드바 등을 시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피해자 2만여 명을 속여 4,456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시가보다 최대 50% 싸게 물품 가액을 입금해주면 3개월에서 6개월 뒤 시가 금액을 돌려주겠다”며 8,000명에게서 1,675억 원을 모집한 혐의도 받았다. 먼저 주문한 고객의 돈으로 나중에 주문한 고객의 상품을 구입하는 일명 ‘돌려막기’ 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파격적인 할인가, 공동구매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악용된 사례다. 공구 사업가 B씨 역시 공구에 앞서 철저한 가격 비교, A/S 여부 등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최저가’라고 적힌 게 아니라면 꼭 다른 사이트를 비교해보세요. 본사 사이트를 확인하시는 것도 중요하고요. 최근에 본사 이벤트랑 공구가 겹쳐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일이 있었어요. 공구를 하면 사은품이 두 개가 오는데, 본사는 세 개를 준다는 거예요. 다들 환불하겠다고 난리였어요. 전자 기기 공구라면 A/S 기간도 따져야 해요. 본사에서 사면 유효기간 1년, 공구하면 6개월인 경우도 있더라고요.”
 
 
 
지난 6월 개그맨 박성광의 아내로 알려진 이솔이 씨가 제약사 퇴사 소식을 전했다. 이후 새로운 도전을 암시했던 그 역시 최근 공구를 시작했다. 공구하는 셀럽, 또 누가 있는지 알아봤다.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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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그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제작한 제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브랜드 플랫폼을 통해 공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가전제품, 식재료, 영양제, 화장품, 운동기구 등 수요가 많은 품목들이다. 그는 2016년 언론 인터뷰에서 ‘사업 욕망이 본업에 대한 외도라는 시선’과 관련해 “본업을 놓을 생각이 절대 없다.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채워가다 보니 그게 비즈니스가 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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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제품, 건강식품 위주로 꾸준히 공구 판매 중이다. 지난해 2월에는 손소독제 대량 공구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마스크, 손소독제 품귀현상이 일어난 시기였던 만큼 과도한 돈벌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기부는 기부대로 하면서 일반 분들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구매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며 해명하고, 판매 글을 삭제했다. 
 
이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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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 사진을 공개할 정도로 SNS 소통에 적극적인 편이다. 
 
평소 직접 먹고 입고 쓰는 제품 정보를 팔로어들과 공유하는데, 이 중 몇몇 제품은 공구 대상이다. 소통을 기반으로 공구하는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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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려, 박은지, 박슬기, 김빈우
 
얼마 전 김미려는 개인 SNS에 남긴 댓글로 화제가 된 적 있다. “뭘 그렇게 많이 파느냐”는 네티즌의 댓글에 달린 김미려의 댓글. “제 부업입니다. 보기 싫으심 안 보시면 되고 제가 공구하는 물건이 마음에 안 들면 구매 안 하시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는 유아용품과 식품을 주로 판매한다. 이 밖에 방송인 박은지, 박슬기, 김빈우 등도 공구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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