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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바람 폈음” SNS ‘불륜 폭로’ 이대로 괜찮나?

#상간자 #고발

2021-06-25 11:05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셔터스톡, JTBC <부부의 세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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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연인, 배우자의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6월 중순 드러난 ‘금융권 종사자 불륜’은 그 주 최고의 화두였다. 이로 인한 신상정보 확산은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화제의 불륜 폭로 사례와 진위 여부, 명예훼손 처벌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
“○○은행 팀장이랑 바람난 행원. ○○○ 아드님이랑 결혼 준비 중이었는데 회사 팀장이랑 바람난 게 들켜서 결혼 파토. ○○은행 경조사 소식란에 개인 사정으로 결혼이 취소되었다고 올림. 실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직장 동료 관계인 50대 기혼 남성과 30대 예비 신부가 부정한 만남을 이어오다 예비 신랑에게 적발됐고, 예비 신랑은 모든 상황을 주변에 공개했다. 예비 신랑이 지인들에게 전달한 사진에는 불륜이 짐작되는 메시지들이 담겨 있었다. “난 너 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데 바보야”, “눈이 시리도록 보고프다”. 상간남녀는 여느 연인처럼 사랑을 고백했으며, 결혼 때문에 만남을 중단해야 하는 현실을 애통해했다. 
 
 
이러한 내용이 공유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해당 은행만 입력해도 ‘불륜사건’, ‘상간녀’, ‘바람’ 등이 연관 검색어로 따라붙었다. 당사자로 추정되는 이의 얼굴, 이름, 나이, 출신 학교, 근무 지점 등이 빠르게 퍼졌다. 몇몇 유튜브 채널은 전혀 가리지 않은 얼굴 사진을 대대적으로 방송했다. 일부 게시물은 삭제 조치됐으나 여전히 간단한 검색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파 경로와 별개로, 논란이 사실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은행 측에 문의한 결과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은행 관계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 않나. 회사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당사자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공인도 유명 인사도 아닌데 신상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됐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관련 인들이) 개인적으로 법적 대응을 하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 반응은 제각각이다. ‘예비 신랑의 처사가 과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라도 알려져 다행’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A씨는 “대단하다. 나는 명예훼손으로 신고당할까 봐 무서워서 말도 못 꺼내고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고 했고, B씨는 “예비 신랑 분 명예훼손 벌금 나오면 몇만 원이라도 도와주고 싶다. 나였어도 억울해서 저렇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C씨는 “아무리 열 받아도 조용히 처리하지. 저렇게 신상공개 다 해버리면 오히려 고소당할 수도 있을 텐데”라고 우려하자, D씨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충격과 배신감. 예비 신랑이 조용히 끝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한테 그 마음을 아느냐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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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 포항, 대구에서…
화제가 된 SNS 폭로들
 
은행원 불륜 폭로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모 대기업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남편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아내가 상대 여성과 실랑이하는 사진이 돌면서다. 게시물 작성자는 “남편이 외박하자 아내가 회사 건물에 잠복해 있다가 함께 출근하는 남녀의 샴푸 냄새를 확인한 뒤 내연녀 머리채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카더라’ 식의 과거사까지 더해지면서 관심이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세 사람이 같은 직장에 근무 중이며, 내연녀에게 또 다른 연인이 존재한다고 전해졌으나 이들 모두 공식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앞서 4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여성이 상간녀에 대한 복수를 계획 중이라는 글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작성자는 남편의 휴대전화를 보게 되면서 상간녀의 존재를 알아차렸다고 했다. 남편은 일대일 만남 외에도 다른 커플과 육체적 관계를 즐기기 위해 신체 정보를 주고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부부는 이혼했는데, 상간녀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과 혼전임신으로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작성자는 “여러 방면으로 복수 계획을 생각하고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부탁드린다”며 “모든 사실을 상대 남자분과 시댁 부모님, 결혼식 참석자들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 저만 억울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1주일 뒤, 작성자는 상간녀의 결혼식장에 다녀온 후기를 적어 올렸다. 그는 “신랑 측 부모님들한테 가서 말씀드렸다.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다. 여자 측 가족은 저를 몸으로 밀어내며 반말과 욕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부 대기실을 찾아갔다는 작성자. 그는 “어디 뻔뻔하게 상간녀 주제에 결혼을 하느냐, 아이가 친자는 맞는지 검사해보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게시 글을 바탕으로 작성자의 전남편과 상대 여성의 신상정보를 찾아냈다. 이른바 ‘대구상간녀 사건’은 이렇게 퍼져나갔다. 비슷한 시기 모바일 메신저로 전파된 한 ‘불륜 폭로 동영상’의 내용과 유사해 동일한 사건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영상 속 여성은 하객 맞이에 한창인 신부 측 엄마에게 “당신 딸이 내 전남편과 바람을 피웠다. 그룹 성관계 모임에도 나간 사람들”이라며 고성을 질렀다. 영상 말미에는 신부의 얼굴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지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포항 불륜’도 빼놓을 수 없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결혼 전부터 만난 여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사실이 발각되자 도리어 아내를 협박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아내가 글을 게시하면서 공분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글 속 정보를 조합해 상간남녀를 특정했다. 상간녀가 운영 중인 꽃집, 상간남의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도 지목됐다. 몇몇은 상간녀의 가게에 들러 동향을 살폈다는 후기를 게재했다. 폭로 여파가 상간남 동생의 식당까지 미치자, 동생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그는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정확한 사건만이 공론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형의 잘못을 가족이라는 이유로 감싸지 않을 것이다. 사실 확인을 통해 확실시되는 잘못과 행동은 마음껏 질책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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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 유출까지…
무관한 피해자 발생하기도
 
이성의 외도를 폭로 형태로 공론화시키는 방법은 일종의 추세가 됐다. 피해자가 관련 내용을 온라인상에 적시하면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나서 가해자를 단죄한다. 많은 공감 표를 얻은 한 댓글이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남 사생활은 무관심해야 하는 게 맞지만 관심 갖고 왈가왈부해 수치심이라도 느끼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떠들고 이슈화해야 한다. 그래야 ‘아, 불륜하면 수치스러운 거구나’ 공식처럼 입력이라도 될 듯.”
 
그러나 잘못된 정보가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얼마 전 ‘△△은행 불륜 터짐’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진 적 있다. 유부녀와 미혼 남성이 한 직장에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메시지 캡처 사진이 가득했다. 문제는 같은 직장 동료이자 동명이인의 여성 직원이 상간녀로 지목되면서 신상정보가 노출됐다. 일절 관계 없는 사람이 상간자로 낙인찍히는 속도는 한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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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상간녀가 된 여성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며 댓글을 남겼다. 
 
“안녕하세요. 불륜설의 여자라고 떠도는 캡처 주인공입니다. 이 사건은 제가 둘째를 임신 중이던 작년 6월 5일 피고소인 P씨에 의해 제 결혼사진, 가족사진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더해져 무분별하게 전달된 것입니다. 블륜 상대방(남자 직원)으로 지목된 분을 만나 물었지만 그런 카톡 대화를 한 적도 없고 캡처한 일은 더더욱 없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캡처는 주작이고 그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제가 이렇게 1년 넘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이라 호기심이 생기실 테지만 무엇보다 허위사실이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겨우 접어들고 있으니 사건 언급이나 전달을 멈춰주길 당부 드립니다.”
 
이 여성의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은 유명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은행 불륜 이슈와 더불어 △△은행 불륜 이슈가 있습니다. 저는 불륜의 주인공인 것처럼 묘사된 여자의 남편이에요. 아내는 그 사건과 아무런 관련 없는 동명이인이에요. 사건이 이슈화되었을 땐 육아를 위해 퇴사한 상태였고요. 저희 부부 사진을 최초로 캡처한 사람은 사이버수사대에 잡혔고 현재 법의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 상관없는 제 아내와 아이 그리고 저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고 아픕니다. (…) 가장으로서 아내와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글을 남깁니다. (…) 이 글을 통해 더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작은 도움이라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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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예훼손죄 해당될까?
 
그렇다면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그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온전한 사실을 폭로한 경우라면 처벌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닐까. 최초 폭로 내용을 공유만 해도 처벌을 받는 것일까. 
 
형법 307조에 따르면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구체적인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연이어 불거진 불륜 폭로 사건 또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을 김태수 변호사에게 물었다. 

명예훼손에 대한 처벌 내용은 어떻게 되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SNS을 기반으로 한 불륜 폭로가 늘고 있는데, 그 폭로자도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인가. 전부 다 처벌할 수 있다. 내용의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전부 다. 불륜이 공적 이익에 관한 내용은 아니지 않은가.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은 공적일 수 없다. 타인의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면 다 명예훼손 행위다. 
 
폭로자가 대상자를 콕 집지 않고 특징, 근거 등만 나열한 경우라도? 대상자 이름을 정확하게 공개해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단서를 잡을 수 있을 정도라도 특정됐다고 보인다. 누구를 지칭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만 해도 ‘특정’한 거다. 
 
존재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은 왜 처벌을 받는가. 앞서 언급했듯 공적인 성격이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진실한 사실을 밝히더라도 명예훼손이고 그것이 허위라면 가중처벌 된다. SNS, 유튜브 등에 그런 내용을 퍼트리는 행위는 정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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