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있슈] 채복기 초대전 '꽃패 든 고양이 Play the season'
2025-11-12 이상문 기자
화투패 마흔여덟 장을 전통 한국화 기법으로 그린 이색 동양화가 펼쳐진다.
‘시간을 그리는 풍속화가’로 알려진 작가 채복기 개인전 ‘꽃패 든 고양이’가 11월 16일까지 창성동 실험실에서 열린다.
채복기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북경 CAFA(central academy of fine art school)에서 동양화재료 석사(MD) 과정을 마친 작가. 두 아들의 엄마이자 작가로 민화 컬러링북 <행복의 정원>(다른매듭 2021) 등 세 권의 책 일러스트에 참여했다.
화투패 문양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있다. 작가는 오래 전부터 우리에게 친숙한 화투 각각의 형태와 기원이 궁금했다고 한다. 호기심은 경이로 바뀌어갔다. 장미인 줄 알았던 6월 패는 알고 보니 모란꽃이었다. 기원도 따져봤다. 모란꽃은 일본 하나푸다(Hanafuda)에서 출발해 우리나라에 와서 형태가 변형되고 생략되어 단순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11월을 가리키는 ‘똥’ 패는 오동나무였다가 원래의 형태와 의미가 달라졌다고도 한다.
열두 달 패가 각각 재발견의 재미를 주었다. 여기에 작가의 본능과 숨을 불어넣고 싶었다. 작가는 자신의 컬러링북에서 시작된 두 캐릭터인 소녀와 고양이 나비를 화투 그림에 등장시켰다. 한국 전통 기법에 키치 요소를 섞어 채복기만의 유니크한 감성을 녹였다.
화투패가 마흔여덟 장이듯 그의 동양화도 마흔여덟 폭이다. 화투패 원 문양과 비교해가며 감상하면 더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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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기 초대전>
11월 10일 ~ 11월 16일
서촌 창성동 실험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