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는 곧게 어깨는 펴고 ①

2025-11-20     하정민

운동이나 치료보다 먼저 
우리 몸의 직관적인 통증은 잘못된 식습관, 수면습관보다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관절 주변이 딱딱해지고 근육이 경직된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자세로 잠을 자면 다음 날 온몸이 쑤신다. 바른 자세는 관절을 정렬한다. 근육의 길이와 방향이 제대로 잡혀 힘이 세지고 어느 방향으로든 몸을 잘 움직이게 된다. 중년의 시기에는 통증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상승한다.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혀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신체 건강을 운동과 치료에만 의존하기엔 그 외의 일로 몸을 쓰는 시간이 훨씬 많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어떻게 자세를 유지하느냐에 일상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몸의 불균형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불편한 통증이 온몸에 슬며시 퍼져 있기 때문이다. 알면서도 몸이 나쁜 자세에 익숙해져서 바로잡는 것이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른 자세 없이는 강한 척추도 없다. 바른 자세 없이 건강을 논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삐뚤어진 자세로는 뼈와 관절의 기능을 향상할 수 없을뿐더러 혈액순환이 좋을 수 없고 산소와 영양 공급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 나쁜 자세로 인한 부작용은 얼굴과 몸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바꿔 말하면 자세만 똑바로 해도 팔다리에 힘이 생기고 몸의 선이 유려해지며 얼굴에 생기가 돈다. 고질적인 복부비만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건강은 남이 대신 해줄 수가 없다. 오로지 자신만이 관리하고 유지하고 망치고 복구할 수 있다. 

 

자세는 습관이다
하루 종일 바른 자세를 위해 의식을 깨우고 긴장할 수 없는 일. 모름지기 무의식 속에서도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심한 순간에도 자세를 바르게 하도록 내 몸을 길들여야 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바로 앉고 바로 서는 습관이 필요하다. 좋은 습관이 있고 나쁜 습관이 있는 것처럼 자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몸은 좋은 자세와 나쁜 자세를 구분하지 못한다. 몸은 오랫동안 반복해서 해온 자세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몸이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틈만 나면 반복하고 훈련해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앉고 서고 눕고 걷는지 올바른 자세 동작을 연구한다. 모든 길들이기가 그렇듯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극히 일상적이어서 사소해 보이지만 올바른 자세에도 매뉴얼이 있다. 이를 따라 반복적으로 목과 어깨, 척추, 골반을 정렬하는 습관을 들이면 앉아 있기만 해도 저릿했던 목과 허리 통증이 줄어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바른 자세는 귀와 어깨를 일직선상에 두어 목뼈로 이상적인 커브를 만들고, 등과 허리 그리고 발끝까지 무게중심을 골고루 배분한다. 물론 아무리 좋은 자세여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 자세 교정과 운동은 동시에! 
자세가 좋아야 움직임이 좋아지고, 운동을 하면 몸에 힘이 생긴다. 자세와 운동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근육과 관절에 힘이 없으면 어깨가 말리고 몸이 구부정해진다. 힘이 생긴 관절과 근육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특히 코어 근육은 척추, 골반, 어깨를 안정시켜 몸을 균형 있게 유지한다.

 

앉는 일의 중요성
디스크 환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상의 자세는 앉기다. 허리가 아파본 사람들은 온몸이 중력을 받는 서 있는 자세보다 두 발을 편히 내려놓고 앉아 있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안다. 몸의 기둥인 척추에 가장 무리를 주는 자세가 앉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든 앉는 자세는 허리와 골반에 하중을 더한다. 또한 허리에는 힘이 쏠리는데 다른 근육에는 거의 힘이 가지 않아서 자세가 가장 흐트러지기 쉬운 것도 앉기이다. 안타깝게도 누워서 자는 시간을 빼면 일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는 자세는 앉기이다.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기술의 발달로 그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오랜 시간 힘을 늘어뜨리고 앉아 있다 보니 몸은 점점 편한 방향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열이면 아홉, 책상이나 식탁에 앉은 모습을 보면 목은 앞으로 빠져 있고 어깨는 말린 채로 등이 구부정하다. 이런 사람들은 좀이 쑤시면 양발과 다리를 꼬거나 의자 위에 다리를 접어 올려 최악의 자세를 만든다.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로 디스크 앞쪽은 강한 압박을 받고 뒤로는 관절이 열린다. 이 자세가 계속되면 신경이 눌리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경추에도 치명적이다. 잘못된 자세로 머리가 앞으로 기울어지는데 이를 붙잡는 근육들이 긴장하며 목과 어깨가 딱딱해진다. 목 디스크가 유발하는 통증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혈관의 압박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뇌까지 산소가 쉬이 이르지 못해 두통과 어지러움을 일으킨다. 

앉아 있는 동안 다른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져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하체 근육은 약해진다. 자연스럽게 소파나 침대에 앉은 것도 누운 것도 아닌 비스듬히 기댄 자세가 가장 편해진다. 몸에 가장 안 좋은 자세다.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장시간 앉기는 피할 수 없다. 그러니 더더욱 잘 앉는 훈련이 필요하다. 몸이 나쁜 자세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귀찮아도 최대한 자세를 바로 하고 중간중간 일어나서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자. 몸을 펴고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면 뇌에도 산소가 제대로 공급돼 정신이 맑아진다. 

 

올바른 자세를 위한 데일리 루틴
아침저녁 5분 스트레칭 자는 동안 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때문에 잠들기 직전, 아침에 일어난 직후 가볍게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 잠깐이라도 명상하듯이 몸을 이완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하루가 상쾌하다. 

매 시간 자세 체크하기 무언가에 몰입하다 보면 한 자세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을 때가 있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정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한 상태다. 적어도 50분마다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준다. 처음에는 집중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기분전환이 되어 일의 능률을 올릴 수 있다. 

틈틈이 깊게 호흡하기 운동을 해보면 숨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몸의 이완과 수축을 동반하는 호흡은 근육 사용의 효율을 올리고 부상을 예방한다. 산소를 공급해 혈액순환을 돕고 감정을 조절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 또한 호흡이다. 하루 중 틈틈이 가슴을 활짝 연 상태에서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호흡을 잘하면 자세도 좋아진다.


참고도서 <자세를 펴면 인생이 펴집니다>, <무너진 자세를 바로 세우는 기적의 자세 요정>,  <허리 좀 펴고 삽시다>, <골반을 내려야만 척추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