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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프리뷰] 국제갤러리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2.04.08 09:30
  • 댓글 0
  • 사진(제공) :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의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를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개최하는 작가의 세 번째 전시이자, 부산점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우고 론디노네_black green monk
우고 론디노네_black green monk

이렇게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작품을 선보이는 전략은 우고 론디노네가 자주 취하는 방법이다. 작가가 둘 이상의 시공간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작품이 자리하는 스펙트럼의 범주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 또 관람자는 론디노네의 작품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물리적, 형이상학적으로 움직이고, 보는 것만큼이나 귀를 기울이며, 머리로 이해하는 것 못지않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개방성은 우고 론디노네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로, 다양한 물질과 상징성을 아우르는 작가의 많은 작품을 엮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맥락 하에 본 전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공간에서 각기 다른 두 개의 고유한 작품군을 선보이는 이례적인 형식을 띤다.

우고 론디노네_blue yellow monk
우고 론디노네_blue yellow monk

 

전시 제목에서 나타나듯, 이번 개인전은 국제갤러리 서울점 K3 공간에 설치된 우고 론디노네의 대규모 청동 조각 연작 〈nuns + monks〉를 주축으로 내세운다. 성인(聖人)의 신비로움과 엄숙함을 불러일으키는 다섯 점의 〈nuns + monks〉 조각들은 공간을 사로잡고 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하나의 거대한 돌 위에 다른 색상의 작은 머리를 올린 의인형 조각들은 제각기 다른 개성을 발산한다. 관람객들의 키를 훌쩍 넘어 우뚝 솟은 신화적 존재들은 우상적 상징성으로 짓누르기보다는 열린 상태로 그들을 환영하며, 거칠게 깎인 작품 표면은 불안정한 독단성보다는 치유자의 풍성한 옷자락을 연상시킨다.

본래 작은 크기의 석회암 모형으로 제작되었던 작품을 작가가 스캔하고 확대하여 청동 주물로 재탄생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습작의 내밀한 특징들을 포착해 섬세한 질감을 지닌 형태와 거대한 비율 사이의 절묘한 균형을 이루어 냈다. 무아의 황홀경을 선사하는 이 조각들은 바로크 미술가들이 작품에 담곤 했던 바람(wind)으로 고요히 마음을 움직인다.

우고 론디노네_siebterfebruarzweitausendundzweiundzwanzig
우고 론디노네_siebterfebruarzweitausendundzweiundzwanzig

지난 10여 년간 우고 론디노네는 ‘돌’이라는 재료가 지닌 힘에 집중해왔다. 2013년 뉴욕 록펠러 센터 광장에서 〈human nature〉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 기념비적 청석 조각 작업은 2016년 네바다 사막에서 돌탑 형상의 작품 〈seven magic mountains〉로 다시 전시된 바 있다. 〈nuns + monks〉를 위시한 이 야심한 규모의 작업들은 론디노네가 “돌에 내재한 아름다움과 에너지, 구조적 특징, 표면의 질감, 그리고 시간을 모으고 응축하는 능력”에 부여한 신뢰를 대변한다.

우고 론디노네_neunzehnterfebruarzweitausendundzweiundzwanz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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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는 1964년 스위스 브루넨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뉴욕에서 거주 및 활동 중이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미술관(2021), 노르웨이 쇨라네 미술관(2021), 콜롬비아 메데인 현대미술관(2019), 핀란드 쿤스트할레 헬싱키(2019), 뉴욕 길드 홀(2019), 멕시코 카사 와비 재단(2018), 덴마크 아르켄 근대미술관(2018), 영국 테이트 리버풀(2018), 마이애미 배스 미술관(2017), 버클리 대학교 미술관(2017), 신시내티 현대미술센터(2017), 모스크바 개러지 현대미술관(2017), 프랑스 님 카레 다르 현대미술관(2016),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2016), 그리고 보스턴 현대미술관(2016)에서 열린 전시 등이 있다.

우고 론디노네는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이어 오는 4월 20일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동안 스쿠올라 그란데 산 지오반니 에반젤리스타에서 개인전 ‘burn shine fly’를 개최한다(9월 17일까지). 그 외 로마 산탄드레아 데 스카피스, 멕시코 타마요 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 프랑크푸르트 슈테델 미술관, 그리고 워싱턴 D.C. 필립스 컬렉션 등에서도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nuns and monks by the sea’]
기간: ~5월 15일(일)
장소: 국제갤러리 서울점 K3, 부산점
문의: 02-735-8449(서울), 051-758-2239(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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