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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가 사랑한 소년, 최우식

  • 기자명 장가현 기자
  • 입력 2022.03.04 06:47
  • 수정 2022.03.07 09:39
  • 댓글 0
  • 사진(제공) : 매니지먼트 숲
청춘은 어설프고 실수가 많지만 모든 것이 싱그럽고 아름답게 기억된다. 부족했던 순간도 좋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예쁜 추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풋풋하고 서툴던 시절, 우리가 사랑한 소년 최웅 역을 맡아 ‘로코 베이비(?)’에 등극한 최우식을 만났다.

 

두고두고 찾아볼 청춘 드라마가 또 하나 탄생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10년간 만났다 헤어짐을 되풀이한 커플 ‘웅연수’. 5년 만에 다시 만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그해 우리는>이다. 영화 <마녀>에서 대립했던 최우식과 김다미의 로맨스 연기를 만날 수 있었던 이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 5.3%에 그쳤지만 넷플릭스 한국 순위 1위, 전 세계 순위 5위까지 오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로코베이비 최우식
최우식은 2015년 드라마 <호구의 사랑> 이후 오랜만에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다. 최우식은 “이전에는 로맨스 연기를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고 이런 장르에 최우식이란 배우를 떠올리는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시작한 로맨스 드라마였기 때문일까. 드라마 초반 ‘로코킹’이 되고 싶다고 호기롭게 말했던 최우식은 작품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로코킹은 아직 멀었고 ‘로코 베이비’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해 우리는>이 입소문을 타면서 큰 사랑을 받았어요. 최웅이 최우식의 인생 캐릭터라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제가 인터넷을 많이 하지도 않고 밖에도 자주 나가지 않으니 크게 실감하진 못했어요. 작품을 할 때 댓글이나 반응을 잘 안 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60만 명에서 500만 명 정도로 많이 늘었어요. 거기서 우리 드라마가 인기 있다는 걸 실감했죠.(웃음) 세상에 없을 법한 따뜻한 남친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는데 기분이 좋았어요.

드라마를 본 지인들 반응은 어땠어요? 일단 제 주변 분들을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고요. 제가 드라마 초반에 로코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공유 형이 드라마를 보고 저한테 “로코킹은 아니고 로코 베이비 정도 되겠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우식 씨의 절친이자 우가팸 멤버인 방탄소년단 뷔 씨가 OST에 참여했어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나요? 제 인생에 오래오래 남을 좋은 작품을 태형(뷔의 본명은 김태형이다)이가 함께해줘서 뜻 깊다고 생각했고 정말 고마웠어요. 저는 그 노래를 태형이가 맡기 전에 미리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태형이가 부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작업하다 보니 드라마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태형이도 우리 드라마를 참 좋아했어요.

우식 씨가 교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많았어요. 32세 최우식에게 교복 연기란 무엇인가요? 제가 교복을 입는 작품은 아마도 <그해 우리는>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좋은 그림을 남겨서 다행이에요. 만약에 나중에 또 교복을 입을 일이 생긴다면 또 입고 싶어요. 교복을 입는다는 게 어떻게 보면 자랑이기도 하잖아요.(웃음)

드라마가 굉장히 긴 시간을 다루고 있어요. 19세부터 29세까지 10년의 시간을 다뤄서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의 장면은 목적이 뚜렷했어요. 아주 밝고 예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했고 대학생 때는 점점 현실에 부딪히는 지점으로 현재에는 그런 게 복합적으로 얽혀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최웅을 보여주자고 생각했어요. 외모적으로는 헤어스타일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상대역 김다미 씨와 두 번째 만났어요. 영화 <마녀>에서는 액션 연기를 하다가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게 어색하진 않았나요? 다미는 제가 너무 믿는 사람이에요. 이 친구와 함께하면 제 연기도 편안하게 잘 나올 것 같았어요. 사실 <마녀>에서는 저희가 부딪히는 장면이 많이 없어요. 그럼에도 대중들이 너무 좋게 봐주셔서 영화에서 오래 붙어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를 한다고 했을 때도 다미와 함께하면 시너지가 배가될 거라 생각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맏형이었다고 들었어요. 후배들을 끌고 가는 상황이 부담되진 않았나요? 부담이 엄청 됐어요. 영화를 할 때는 기댈 수 있는 선배님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맏형으로 제가 뭘 해줘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제 연기가 다른 배우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너무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욕심이 났어요. 제가 원래 좋은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는 배우였는데 부담감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욕심을 내고 좋은 결과를 원하고 있더라고요.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좋은 과정을 만들어가면서 결과도 잘 나온 것 같아요. 제가 감정신을 되게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감독님과 다미를 믿고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집중이 잘됐어요. 그래서 연수와의 감정신은 다 기억에 남아요. 찍으면서도 감정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생각해서 그런지 지금도 그 여운이 남아 있어요.

함께 연기한 김성철, 노정의 배우와 호흡은 어땠어요? 성철이는 이 작품 전부터 정말 좋아하는 배우예요. 워낙 끼가 넘치는 아이라 현장에서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어요. 정의는 8~9년 전쯤 화보 촬영에서 만난 적 있는데 다시 인연이 된거고요. 두 사람 다 현장에서 배우로서 동료로서 너무 좋은 친구들이라 이런 사람들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어요.

웅이와 연수가 결혼하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됐는데요. 드라마 결말이 우식 씨가 생각한 결말과 같았나요? 드라마 초중반에 감정이입이 되기 전까지는 극의 톤앤매너나 다미와 저의 연기 때문에라도 새드엔딩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점점 캐릭터에 이입이 되면서 이 친구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랐어요. 웅이와 연수가 행복해져서 정말 다행이고 잘됐다고 생각해요.  

다음에 다미 씨와 또 만난다면 어떤 역할로 만나고 싶어요? 저희 둘이 그림체가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래서 남매로 나와도 재밌을 거 같아요. 친오빠 친동생으로 남매 케미를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해 우리는>은 어떤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방송은 끝났지만 청춘들의 표본처럼 남아서 회자되면 좋겠어요. 저희 드라마가 사계절을 예쁘게 다 담아냈지만 특히 여름이, 아무래도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여름이 참 예쁘게 담겼잖아요. 그래서 여름마다 떠오르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어요.

 

# 최웅에게서 배운 연애
극 중 최웅은 유명한 건물 일러스트레이터가 됐지만 마땅한 꿈도 없이 스스로를 감추며 살았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국연수에게만은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며 최선을 다해 사랑한다. 사랑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최웅은 최우식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최웅과 현실의 최우식은 얼마나 비슷한가요? 작가님이 최웅 캐릭터를 만들 때 제가 출연했던 tvN 예능프로그램 <여름방학>에 나온 제 모습을 많이 참고하셨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항상 잠이 부족한 것도 비슷하고 주변에 지인들이 한정적인 점도 비슷해요. 하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배울 점이 참 많은 친구에요. 그 점에서는 최우식이 한없이 부족하죠. 싱크로율로 따지면 70% 정도? 

연애를 할 때는 어떤 스타일이에요? 최웅처럼 사랑을 표현하는 데 아낌이 없는 타입이에요, 아니면 연수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게 어려운 타입이에요? 두 캐릭터 모두 비슷한 면이 있어요. 저는 연수의 행동이 더 많이 이해가 되니 연수에게 좀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최웅에게 어떤 점을 배워야 한다고 느꼈나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이 되게 멋있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을 많이 배우고 싶어요. 최웅은 연수를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하잖아요. 자신의 사랑에 무슨 일이 생길지언정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믿고 가는 그런 사랑이 너무 완벽해 보였어요.

웅이와 연수는 재회한 커플이에요. 사실 재회한 커플은 다시 잘되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우식 씨는 재회한 커플이 잘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음… 때에 따라서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재회한 커플이 잘되는 건 조금 힘들다고 보는데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이 둘이라서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극 중에서 최웅은 친구 김지웅이 자기 여자친구 국연수를 좋아하는 걸 알게 돼요. 사랑과 우정 사이, 우식 씨의 선택은? 일단 저는 우정을 먼저 선택할 거예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이야기해서 어떻게든 정리를 잘해서 사랑도 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같아요.(웃음) 하나만 택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말 진실한 우정이라면 그 친구가 사랑을 선택해도 이해해주지 않을까요?

드라마를 보면서 과거 연애가 생각났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우식 씨도 그런 장면이 있나요? 떠올랐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저도 첫사랑을 해봤고 이별도 해봐서 그런지 모든 신들에 저의 감정이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껴서 시청자분들도 쉽게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로맨스적인 요소도 있지만 청춘의 성장통을 다루기도 해요. 우식 씨 역시 청춘의 한가운데를 거치면서 불안감을 느낄 때가 있었을 텐데요. 어떻게 그런 것들을 해소했나요? 처음에는 어떻게 이 불안함을 견뎌야 하는지 몰랐어요. 작품을 끝내고 안 좋은 소리를 들을 때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도 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이 미래가 불확실한 직업이기도 하고요. 그런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저는 자기계발하는 데 시간을 썼던 것 같아요. 아직 불안함을 없앨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푹 쉬면서 자기계발을 통해 해소하려고 노력해요.

자기계발은 주로 어떤 걸 하나요? 운동도 열심히 하고 편집이나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공부해요. 지금은 저한테 투자하고 싶은 시기라 열심히 해보려고요.

팬들이 우식 씨가 몸을 키우는 걸 반대하는 건 알고 있어요? 봉준호 감독이 말한 기묘한 측은지심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던데요? 지금 저를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믿거나 말거나 저는 이미 운동을 시작했고 진행 중입니다.(웃음) 제가 단순히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몸을 키우려고 하는 건 아니에요. 건강 문제도 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장르나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서 결심한 거예요. 제가 전에 인터뷰한 내용을 찾아보니까 항상 몸짱이 되고 싶다는 내용이 많던데 다음 인터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때 받고 싶은 질문이 있어요. “몸을 많이 키우셨는데 지금 몸이 마음에 드시나요?” 이런 질문을 다음에 만나면 꼭 해주세요.(웃음)

차기작으로 어떤 장르에 도전하고 싶나요? 저는 다 열려 있어요. 공포, 액션 다 찍어보고 싶어요. 또 한 번 멜로를 하게 된다면 웅이가 보여준 멜로 말고 다른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을 할 생각이에요. 뭐든 다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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