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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눈길 끈 미술관&화제의 전시 ①

#리움미술관 #인간, 일곱 개의 질문 #포도뮤지엄 #너와내가만든세상

  • 기자명 임언영 기자
  • 입력 2021.12.30 07:23
  • 댓글 0
  • 사진(제공) : 각 미술관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뒤덮고 곳곳에서 침체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미술계는 호황을 맞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쳐가는 거리두기 속에서 예술을 통해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런 관심들이 미술계를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유독 눈에 띄는 전시가 많았던 2021년, 대표적인 전시들을 꼽아봤다.
리움미술관
리움미술관

# <인간, 일곱 개의 질문> 리움미술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한남동 남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지만, 리움미술관은 올해 ‘다시 태어났다’는 표현이 꼭 맞을 정도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했다. 국정농단 사건, 코로나19 등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1년 7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 전시 성격은 물론 미술관 내부까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오랜 시간 상징적으로 자리를 지킨 홍라희 관장이 물러나고 삼성복지재단 이서현 이사장이 리움의 운영위원장직을 맡게 된 영향이 있었다. 

스타일이 확 달라진 리움미술관은 지난 10월 8일, 재개관에 맞춰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특별전과 두 개의 상설전을 준비했다. 무려 360여 점의 작품을 준비했는데, 절반 이상이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는 작품이라 리움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서는 국보 6점, 보물 4점을 포함한 총 160점, ‘현대미술 상설전’에서는 76점, ‘재개관 기획전’에서는 국내외 51명의 작가와 작품 130여 점이 공개됐다. 

조각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1960년 청동상 ‘거대한 여인 Ⅲ’부터 영국 조각의 거장 앤터니 곰리의 ‘표현’, 미국 작가 조지 시걸의 설치조각 ‘러시아워’ 등 첫 시작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대작들이 관객을 맞는 전시는 모두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졌다. 거울보기, 펼쳐진 몸, 일그러진 몸, 다치기 쉬운 우리, 모두의 방, 초월 열망, 낯선 공생이라는 주제로 구성된 전시는 반세기에 걸친 인간에 대한 예술적인 성찰을 되돌아보면서 인간이 맞이한 다양한 곤경,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았다. 

한국 고미술 상설전에는 ‘청자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 김홍도의 ‘군선도’ 등 국보와 고려 말과 조선 초에 제작된 유일한 팔각합인 ‘나전팔각합’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정상화, 박서보, 아니쉬 카푸어, 요시오카 도쿠진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작품 해석을 시도했다. 현대미술 상설전은 출품작의 반 이상이 리움 상설전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즐기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포도뮤지엄 
포도뮤지엄 

#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 포도뮤지엄 

4월 24일 개관 이후 5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방문하며 화제를 모은 제주의 ‘신상’ 미술관. 포도뮤지엄의 개관전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는 최신 전시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클래식한 작품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구현한 메타버스, VR, NFT 등 최신 테크까지 만나볼 수 있어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끌어냈다. 특히 한·중·일 국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이 담아낸 ‘공간의 시선’은 지금의 시대정신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2020년 말 열린 <너와 내가 만든 세상-서울>에 이어 제주에서는 예술 작품을 통해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편견과 혐오를 부추기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돕는다. 혐오의 해악성이 인류에게 남겨온 고통을 조명하고, 비극의 역사 속에서도 용서와 포용으로 화합의 길을 택한 의인들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에 이어, 중국의 장샤오강(Zhang Xiaogang)과 한국의 진기종 작가가 새로 합류했다. 작가들의 설치작품 외에도 티앤씨재단에서 직접 기획한 다섯 개의 테마 공간은 디지털 인터랙티브 등의 체험 방식을 도입해 관객들에게 입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제주라는 공간적인 한계가 아쉽지만, 전시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다. 2020년 한남동 블루스퀘어 NEMO에서 열렸던 전시를 조금 더 변형하고 확장해 온라인 전시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최인철 서울대 교수 등 아홉 명의 저자들이 쓴 혐오의 감정이 생겨나는 배경과 역사를 성찰하는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라는 단행본도 발간했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케테 콜비츠-아가, 봄이 왔다> 전시는 특히 미술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노동과 빈곤, 전쟁과 죽음, 모성 등을 주제로 활동한 독일의 대표 예술가 케테 콜비츠의 판화 원작 32점과 청동 조각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작가의 작품 세계와 생애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상 3편까지 친절하게 보여준다. 

한편 포도뮤지엄 전시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 현실 메타버스 제페토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제페토에 오픈한 포도뮤지엄 맵에는 뮤지엄 외관과 더불어 1층 로비와 카페, 전시 공간이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되어 있다. 뮤지엄 바깥에는 아름다운 제주 해변과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제페토 포도뮤지엄으로 들어가면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을 3D로 만난다. 7월 오픈 이후 20만 명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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